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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쁠 때는 책을 읽으세요

스스로에게 벌을 주는 자세로

by 제이니

일을 하다 보면 몇 달 정도 계속 일에 치여서 정신상태가 혼란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계속 그렇게 일하다 보면 일 효율은 떨어지고, 머릿속에서 자꾸 컨텍스트 스위칭이 일어나면서 모든 일들이 한꺼번에 거대한 괴물같이 변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컨텍스트 스위칭이라는 것은 컴퓨터 용어 기는 한데, 사람도 하나의 생물 컴퓨터니까요. 사실 우리가 회사나 사업체에서 하는 대부분의 일들은 별 일 아닙니다. 그냥 시간을 잡아먹을 뿐이죠. 별것도 아닌 게 자꾸 몰려드니 거대 쥐떼들처럼, 멀리서 보면 거대한 괴물처럼 보일 뿐입니다. 사실 안 해도 상관없어요, 누군가는 하든지, 아니면 그냥 잘리는 것 밖에 더 하겠어요? 중세시대였다면 주인이나 왕이 사형을 내렸을 수도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일 안 한다고 죽이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주어진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고, 그렇게 절박하게 하면서 스스로를 갉아먹지는 말라는 이야기죠.



일 잘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일거리가 몰려옵니다. 일 잘하는 사람 중에 성격 좋은 사람은 다른 사람일을 해주고 있고, 일 잘하는 사람 중에 욕심 많은 사람들은 본인이 일을 만들어서 하죠. 안 바쁘기 힘듭니다. 일 못하는 사람들은 핀잔을 먹든 진급이 안되든 어차피 잘 못합니다. 그러니까 이 분들은 일이 많든 적든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다 못할 거 너도 알고 나 도압니다. 그리고 별로 스트레스도 잘 안 받죠. 그냥 그대로 즐기면서 살면서 천수를 누리면 됩니다.


문제는 일을 잘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죠. 스스로 지옥을 만들어놓고 나오지 못합니다. 그렇게 몇 년을 일하다 보면 진짜 번아웃이라는 게 옵니다만, 이 분들은 천성이 그래서 번아웃 몇 달 보내면 다시 원상 복귀합니다. 사실 번아웃되었다는 말도 자존심 상해서 안 하죠. 번아웃이니 뭐니 얘기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제가 보기에 번아웃 되어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일을 잘하고, 욕심이 많은 사람은 절대 자신이 번아웃되었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자존심이 강하니까요. 그리고 남들이 번아웃되었다고 얘기하면 비웃습니다. 정말 번아웃되면 그런 말 할 힘도 없고, 사람 만나기도 싫어지는 것을 아니까요.



일이 너무 바쁘고, 다른 생각 할 여유조차 없을 때, 그냥 회사 하루 쉬고 하루 종일 어디 조용한 외곽 카페에 가서 책을 읽어보세요. "내가 지금 이래도 돼?"라는 생각이 마구 들겠지만, 자신을 혹사시킨 자신에게 벌을 준다는 생각으로 가서 책을 한 권 읽어 주세요. 벌을 주는 것이니까 강제적인 겁니다. 책을 다 읽고 다음날 다시 일을 한다 하더라도, 마감은 어떻게든 지켜질 것이고, 정리안 된 문서는 다 정리될 겁니다. 왜냐면, 우리가 하는 일들의 99퍼센트는 되거나 말거나 큰 흐름을 바꾸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사실 함부로 하기 어렵습니다. 모두들 자기들이 일을 열심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들이 있으니까요. 어중간한 평가를 받는 사람이 한창 바쁜데 휴가 내고 연락 끊기면 저라면 해고하겠습니다만. 뭐 어떻습니까, 한 번쯤 테스트해 보는 것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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