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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개발서를 읽지 않는 이유

자기개발은 자기가.

by 제이니

나는 대부분의 자기개발서를 매우 싫어한다. 저자들이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성공적인 사람들은 그 자신들의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지, 주저리주저리 누구는 어땠다는 둥 헛소리를 늘어놓지 않기 때문이다. 자기개발서나 성공스토리의 저자들의 결론은 "내가 무지 노력했는데 잘 안되다가, 어떤 사람을 만났는데,...." 이게 대부분이다. 외부의 개입이 없었으면 성공할 수도 없었던 사람들이 '귀인' 의 존재는 슬쩍 넣어놓고, 마치 자기개발이 잘 되어서 성공했다는 식이다. 하지만 저 어쩌다 만난 '귀인' 이 대부분 성공의 90% 이다.


나도 한때는 자기개발서를 좀 읽었었는데, 무슨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법칙인지, 넛지같은 거나 무슨 1만시간의 법칙이니 하는 잡다구리한, 그 외의 책들은 잡다구리 정도가 아니라 쓰레기수준이었고, 책들을 읽다가 어느순간 "자기개발서를 안 읽는게 자기개발"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인생은 매우 다양하고, 인생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내가 공부를 잘해서 CEO 가 될 수도 있지만, 공부를 잘 해서 무직자가 될 수 도 있는 것이다.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 다만 여러번 시도를 하는 것은 확률적으로는 확실한 방법이지만, 우리의 인생은 유한하고 특정 기간 안에 무한히 많은 시도를 할 수는 없다.



"인생의 사건은 랜덤하다"


어떤 친구에게 어떻게 해야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물어보면 "Be at the place at the right time" 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근데 저 장소나 시간을 내가 고를 수 있나? 전혀 없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저 장소에 최대한 오래 기웃거려야 한다. 그렇다고 확실히 되지 않는다.


어차피 확실하지도 않은데, 자기개발서 몇마디 따라한다고 될 보장이 없다. 그냥 평소대로 활동하는 것과 다름이 없고,'내 생각' 대로 해보는 거라면 실패에서 배울수라도 있지, '남의 생각' 대로 해보는 거면 실패했을때 '그 책대로 해봤는데 안되네' 밖에 남는게 없다.



"나의 인생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학창시절에 너무 남이 하라는대로 하면서 산 시간이 많다. 이 시기에는 공부를하고 저 시기에는 영어공부를 하고, 그다음엔 취직을 하고, 그담엔 결혼하고 애낳고, 어쩌고 저쩌고. 그게 맞으면 그렇게 살면된다. 그러다가 나의 생각대로 내가 하고싶은 것을 좀 해보겠다고 하면서 "자기개발서" 를 찾아 읽는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기대치' 와 '지도' 가 평생 필요한건가?


하지만 자기개발서나 성공스토리 나부랭이들은, 그 사람들의 인생 사건들의 요약외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 그냥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 넘어가면 된다. 남의 경험을 내 것으로 온전히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니 카피할 수 없고, 그냥 심리적 만족감만 준다.



"나도 하면 될 것 같지만 안 할 때, 가장 큰 마음의 평화가 온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지않으면, 관계도 유지할 수 있고 어쩌면 고백을 받아 줄 것이라는 혼자만의 상상을 할 때 마음이 가장 편안하다. 막상 용기를 내서 고백하면 사귀게 되든지, 아니면 술을 마시게 되니 시도를 안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내가 아직 시도를 안해서 그렇지 하면 잘 될 수도 있을거야" 라면서 시도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가장 마음이 편안하다.


미래의 가능성만 보고 행동하지 않으니 실제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지만, 그 가능성이 당신의 자존심과 희망을 유지시켜주니까 그런 것이다. 그런 '근거없는 가능성' 에 휘발유를 뿌려주는게 '자기개발서' 들 이다.



나도 자기개발서는 안 보지만, 성공한 사람들이 실제로 하는 말은 듣는다. 내가 대인관계에 소극적일 때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했는지 찾아봤고, 래리킹 아저씨가 '질문 던지는 법' 을 얘기한 무슨 인터뷰인지 오디오북인지를 듣고 딱 두마디는 실천하고 산다. "Why" 와 "Move on".


우리는 모두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고, 거기에 모든것에 대한 대답을 주려고 하는 자기개발서를 읽을 필요는 없다. 다만 내가 처한 상황에서 내가 어떤 "행동" 을 해야하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정 모르겠으면 남들은 어떻게 했는지 알아보려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자기개발은 자기가 하면 된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뭘 해야 하는지는 자기가 제일 잘 안다. 다만 상식적인 사고가 필요할 뿐이다. 우리는 남들이 거창한거 얘기하면 '와' 하지만, 그 말 대로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하지만 자기가 생각했을 때 '와' 하는 생각이면 본인 책임하에 그 생각을 실천하게 된다. 그게 자기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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