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롭게, 벅차게 또 날아오를 수 있게 만들어 줄 책 여섯 권의 책
한 해를 돌아보며 나를 풍요롭게 해 준 여러 권의 책을 생각해봤다. 올 한 해 구입하거나 읽은 총 244권의 책 중에서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거나 강력하게 동기부여를 해주거나 좋은 습관을 만들어 주거나 삶의 가치관을 재 정비해준 여섯 권의 책을 골라봤다.
우선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준 책에는 우종영 나무의사의 "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라는 책이다. 나무와 관련된 책은 언제나 마음을 평온하게 해 준다. 이 책은 자연 속에서 나무를 치유하는 과정이나 인생을 살면서 깨달은 작가의 다양한 성찰을 담았다. 나무의 관점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글은 읽는 내내 마음을 풍요로움으로 꽉꽉 채워줬다. 나는 나무와 관련된 책은 꼭 사서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 개중에 내가 너무 좋아해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선물을 했던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과 조안 말루프의 나무를 안아 보았나요도 있다. 우종영 작가의 이 책은 특히 조안 말루프의 나무를 안아보았나요를 읽었을 때의 내가 느꼈던 평화로움으로 차오르는 감정을 고스란히 상기시켜 주었다. 마치 한국판 조안 말루프 같달까. 작가는 책에서 우리가 나무를 보며 무엇이든 더 완벽해지고 더 채워야 하는 강박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오래된 숲이 말해주듯이 비움으로써 우리는 더 좋은 것을 채워나갈 수 있다고. 또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나무의 우듬지에 비교하기도 했다. 우듬지는 나무줄기의 맨 꼭대기 부분으로, 나무가 어느 방향으로 뻗어 나갈지를 결정한다. "나무의 우듬지가 아래 가지들을 다스려 가면서 하늘을 향해 뻗어가듯, 사람은 꿈이나 희망 등 살아갈 이유가 있어야만 삶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이겨 내며 앞으로 나갈 수 있다"라고. 이 책은 마음이 공허할 때 마음을 풍요롭게 채워주기에 가장 적합했던 올 해의 책이다.
마음을 채웠다면,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제공해준 책도 있었다. 이 책 보다 더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던 책이 있을까? 바로, 티모시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이다. 티모시는 수년에 걸쳐 비즈니스, 문화예술,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이 최고가 될 수 있었던 삶의 해법을 책에 담았다. 티모시는 이들을 타이탄이라고 불렀는데, 타이탄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과 패턴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예를 들어, 승리하는 아침을 맞이하기 위해 대부분의 타이탄들은 일어난 뒤 잠자리를 말끔히 정리하고 10분 정도의 명상을 한 뒤 차나 커피와 같이 본인이 좋아하는 음료를 준비한 뒤 아침 일기를 썼다. 그리고 일정에 맞게 하루를 시작했다. 잠자리를 말끔히 정리하는 것은 하루의 첫 번째 과업을 달성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작지만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자존감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일을 해내야겠다는 용기로 발전한다고. 이외에도 이 책에서는 답이 아닌 질문을 찾아야 하는 이유, 우리를 짓누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주 작은 것으로 만드는 의도적인 노력, 한 두 개의 강점을 극대화해서 슈퍼히어로가 되는 법을 실제 슈퍼히어로들의 경험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했다. 동기부여가 필요하고 삶에 스승이 필요할 때 한 챕터씩 읽는 것을 추천한다.
올해 초반 나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좋은 습관을 만들지? 어떤 습관이 좋은 습관인가?”에 대한 질문이 돌아다녔다. 좋은 습관은 굳이 의지력을 발휘하지 않아도 되고, 매일매일 쌓여서 어떤 성과를 내기도 한다. 습관에 대해 설명하는 책은 정말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생각하는 책은 바로 웬디 우드의 해빗: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사람들의 ‘의지력’이 모든 것의 중심인 것처럼 포장해왔는지 그 밑 낯을 까발리는데 초점을 맞춘다. 나이키의 유명한 슬로건 ‘just do it’은 자본주의의 달콤한 거짓말이 만들어낸 환상이자, 정신력에 대한 과대평가가 탄생시킨 세속적인 계명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인간의 마음에는 의지력 말고도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바로 반복적인 행동 패턴. 우리의 습관이다. 우리 에너지(의지력)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에너지로 무언가를 무한대로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렇기에 의식적인 자아가 개입하지 않고, 자동적으로 비 의식적 자아가 하려는 일을 하게 만들어야 하고 그게 바로 습관이라고 말한다. 시작보다 지속이 더 중요하고 지속은 습관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이야기. 이 책을 읽다 보면 습관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어떻게 습관을 잘 만들 수 있는지 습관 설계 법칙을 통해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내 삶은 더욱 알차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습관을 몸에 베이게 할지 생각한다면 이 책은 0번째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우리 모두는 리더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건 작건 주변에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간다. 또 반대로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기도 한다. 그런 우리네 모두에게 강력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 우린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가장 취약한 리더가 되라는 역설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브레네 브라운의 책 리더의 용기이다. 20년 동안 연구를 통해 모은 40만 개의 자료를 바탕으로 쓴 이 책은 분석을 바탕으로 좋은 리더와 나쁜 리더의 패턴을 찾고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준다. 상처를 주고 두려움을 심어주며 조직을 끌어가는 진화되지 못한 리더보다 대담하고 진심 어린 리더십을 가진 리더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우리가 취약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마주할 때 용기 있는 리더가 된다고 설명한다. 특히 취약성은 이 책에서 끊임없이 던지는 화두인데, (브레네는 미국에서 취약성을 연구하는 교수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취약성을 기꺼이 인정하지 않고 자신을 보호하는데만 급급하게 사용하는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은 우리가 대담하게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가장 큰 장애물이 된다고 설명한다. 용감한 사람은 자주 넘어진다. 대담하다는 것은 실패를 기꺼이 각오하겠다는 뜻이 아닌, 결국 실패할 거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전력을 다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리더의 역할, 내가 되고 싶은 또 나를 리드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리더의 모습이 이 책에 다 담겨있다. 그녀 이 책이 비행기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낼 수 있는 책이면 금상첨화라고 덧붙였는데, 그건 아마도 어려울 것 같다. 짧고 화끈하게 메시지를 받아들이면서 재미있게 볼 그녀의 넷플릭스 강의 The Call to Courage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웃느라 배꼽 빠지고, 감동으로 눈가를 적시게 될 것이다.
호기심이 병적으로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있다. 내가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나는 책을 읽을 때도 가끔은 다서 여섯 권을 동시에 시작하곤 한다. 아침에는 자기 계발서를 읽다가 오후에는 비영리 매니지먼트에 관련된 책을 읽기도 하고 갑자기 단편 소설 속에서 빠져들기도 한다. 차오르는 호기심을 풀 대상을 찾고 또 찾는다. 책뿐만 아니라 일에 있어서도 그렇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거나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여러 가지 일에 관심이 있어서 그것들을 지속적으로 파는 사람들을 사실 사회에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고도로 전문화된 사람들을 선호한다. 이미 전문가인 의사 역시 자신을 소개할 때, "신경외과의사"에요 보다는 "초정밀 모세 혈관 확장증 전문 의사”입니다 라고 말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 초고도로 전문화되어 가고 있는 사회가 과연 맞는가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책이 있다. 바로 와카스 아메드의 폴리 매스이다. 이 책의 중심 이야기는 한계를 모르는 다재다능의 힘이다. 폴리 매스는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출중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또한 다차원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 전인적 차원에서 최적의 능력을 발휘하며 자아를 실현하는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작가는 이 책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기도 한 마야 안젤루를 예로 들면서 말한다. 그녀는 시인이자 극 작가이자 가수, 작곡가, 댄서, 배우, 영화감독, 기자, 다중 언어자, 역사가 이자 인권 운동가였다. 세계적으로 어떤 분야든 한 분야에서만 고도로 전문화된 사람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고, 사실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것은 폴리 매스로 살 때라고 말한다. 전문화 사회가 되어버린 이유에 대해서 또 폴리 매스로 사는 것에 대해서 작가는 수많은 예를 들어가며 논리적으로 설명해나간다. 우리가 한 가지 분야가 아닌 여러 가지 분야에 관심이 있고 그것들을 모두 하고자 할 때, 또 주변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며 그런 우리를 질책할 때 "사실 그런 우리도 너무나도 멋진 사람이야" 라고 위로해줄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위대하고 엄청난 부를 이루고 싶은가? 좋은 대접을 받고 싶은가?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싶은가? 이런 질문에 반대로 대답해 주는 책이다. 부를 이루고 싶으면 내가 가진 것을 한없이 나누고, 좋은 대접을 받고 싶으면 내가 대접받길 원하는 방식대로 대접하고, 사업으로 성공을 거두고 싶으면 다른 사람이 사업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게 도와주라고 말하는 책. 바로 밥 버그의 더 기버이다. 그는 책에서 “사람의 진정한 가치는 그 자신이 받는 대가보다 얼마나 많은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세상의 모든 부는 사실 모두 타인에게서 무언가를 얻는 것보다 자기가 가진 것, 즉 재화나 서비스 혹은 아이디어를 베푸는 데 더 큰 열정을 가진 이들이 이룩한 거라고 말한다. 반면, 주는 것보다 스스로 얻는데 열심히인 사람들은 위대한 분의 대부분을 탕진해 버렸다고. 부를 얻고 명예를 얻고 성공을 하기 위해서 사실 내가 가지려고 하는 것보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승리를 거두는 유일한 전략은 바로 100퍼센트를 주는 거라는 역설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내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찾는 노력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