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한잔 할래요?

그에게 지금 필요한 건 5화

by 자자카 JaJaKa

주하가 옆에 있는 남자에게 말을 하고 있는데 가까이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나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하야”


“어, 나영아.”


“많이 기다린 건 아니지?”


“아냐, 오랜만에 책 보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어.”


주하에게 말하던 나영이가 주하 옆에 선 남자에게 시선이 가더니 “어?”하는 소리를 냈다.


“안과장님 아니세요?”


나영의 말에 옆에 서 있던 남자가 고개를 돌려서 나영을 쳐다보았다.


“어? 안녕하세요. 박 매니저님을 여기서 만나네요.”


“복장을 보니 오늘 쉬시는 날이신가 봐요.”


“아, 네.”


“안과장님 정장 입은 모습만 보다가 사복 입은 모습을 보니 왠지 낯설게 느껴지네요.”


“그런가요?”


나영이가 문득 옆에 주하가 서 있는 것을 깨닫고는 주하를 소개했다.


“여기는 제 베스트프렌드 윤주하예요. 그리고 이쪽 분은 안기주 과장님이라고 우리 거래처 회사에 근무하시는 분이야.”


주하와 기주가 서로를 향해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윤주하입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저는 안기주입니다.”


두 사람이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본 나영이가 기주에게 물었다.


“근데 이 시간에 서점에는 어쩐 일이세요? 책 사러 오신 거예요?”


“오늘 이 근처에서 일하는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기로 해서 나왔다가 겸사겸사 책을 구경하고 있었어요.”


“그러셨구나. 저도 친구랑 오랜만에 회포 좀 풀려고요.”


“아, 네에.”


“친구 분은 언제쯤 오시나요?”


“친구는...... 금방 오겠죠. 뭐.”


그때 주하가 옆에서 대화를 듣다가 껴들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불쑥 말이 튀어나왔다.


“아니야, 오늘 만나기로 한 친구분 못 나온대.”


주하의 말에 나영과 기주가 동시에 주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내가 일부러 들으려고 한 것은 아닌데 아까 옆에서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친구분이 오늘 일이 생겨서 나오지 못한다고 하는 말을.”


주하의 말에 기주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나영이가 그런 기주를 향해 짐짓 쾌활한 목소리로 말했다.


“에잇, 약속이 취소되었으면서 아닌 척하고 그래요. 약속이라는 것이 취소될 수도 있지. 그럼 이대로 집에 들어가시는 거예요?”


한 손으로 머리를 끄적거리던 기주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아니 뭐, 이왕 나온 김에 책이나 조금 더 구경하다가 천천히 가려고요.”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제 친구랑 먼저 가볼게요.”


나영이가 기주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고 주하의 팔을 잡고는 출구 쪽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주하가 무슨 생각이 들어서인지 기주 쪽으로 갑자기 고개를 돌리고는 그에게 물었다.


“저 혹시 별다른 약속도 없는 거 같은데 그럼 우리랑 같이 한잔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