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자작가 JaJaKa
May 17. 2024
여행을 갈 때마다 책을 가지고 간다. 책을 가지고 간다고 해서 꼭 책을 다 읽고 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단 몇 장이라도 읽을 수 있기에 언제나 나의 배낭이나 트렁크에는 책이 들어 있다.
여행이 짧은 일정이라면 한 권의 책을 가져가고 여행 일정이 일주일이 넘는 조금 긴 일정이라면 두 권의 책을 가져가고는 한다. 여행지에서 읽는 책으로는 어렵거나 읽기에 부담이 되는 책은 가능한 한 피하고 소설이나 에세이 등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고른다.
여행지에 가져가는 책을 고를 때는 책의 두께도 고려한다. 너무 두껍거나 무게가 나가서 핸디 하지 않은 책은 피하는 편이다.
적당한 두께에 페이지 러너까지는 아니어도 재미가 있고 먼 길 가져오기를 잘했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으로 고르려고 노력하는데 때로는 성공하지 못할 때도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기분을 가라앉히거나 우울하게 만들거나 슬픈 책은 여행지에서 읽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여행을 갈 때 웬 책을 가져가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지만 여행지에 가서 한가한 시간에 책을 펼쳐놓고 읽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특히 휴양지에서는 특별히 할 게 없어서 그런지 남는 시간이 많아 책을 제법 읽고는 한다.
최근 4월에 대만으로 여행을 다녀올 때에 가져갔던 책은 총 두 권으로 내가 읽을 것과 아내가 읽을 책 각 한 권씩이었다. 내가 고른 책은 셀리 리드의 ‘흐르는 강물처럼’이고 아내가 고른 책은 이도우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였다.
일정상 이번에 가져간 책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저녁시간이나 틈틈이 한가한 시간에 책을 읽는 즐거움을 누렸다. 이번 여행기간 동안에 비가 와서 밖에 나가지 못할 때가 있었는데 그런 순간에 책은 시간을 보내는데 적절한 도구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책을 읽을 시간이 없을 때가 있더라도 내 손이 닿을 만큼 가까이에 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때로는 마음에 위안을 준다. 심심할 때 놀거리가 항상 준비되어 있는 것처럼.
여행지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조용히 책을 읽다가 까무룩 낮잠에 빠지는 시간. 그건 독서가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