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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을 읽는 즐거움

by 자작가 JaJaKa

고전이라고 하면 왠지 낡고 오래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딱딱할 것 같고 조금은 고리타분할 것 같은 느낌.


고전문학보다는 현대문학을 좋아했고 술술 읽히는 책이 좋았다. 지식을 얻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닌데 책을 읽으며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일부러 ‘도전’을 외치며 넘어가지도 않는 책장을 붙잡고 씨름을 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고전문학이라고 하면 다 어렵고 고리타분하리라는 생각을 왜 하게 된 것일까? 아마 편견일 수도 있고 과거에 어떤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이 나에게 너무 어려워서 그런 생각이 은연중에 내 머릿속에 자리 잡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 흘렀고 나는 고전문학을 읽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아직 많은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고전문학을 읽는 시간이 늘어났다. 현대문학에서 느끼지 못하는 재미가 있고 엄청난 스케일과 줄거리에 때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는 한다. 이런 소설을 어떻게 쓸 수 있었을까? 하며 놀라기도 하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일기도 한다. 왜 고전, 고전하는지 조금씩 이해가 간다.


고전문학을 읽으면서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뭘 말하고자 하는지 이해도 못한 채 그저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은 책도 있고, 너무나 재미가 있어서 책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을 아쉬워했던 책도 있고, 과거의 생활모습을 보면서 그때는 그랬구나, 하면서 불과 그리 오래 전도 아닌데 참 많은 것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며 책을 읽기도 한다.


고전문학은 현대문학에서 느끼지 못하는 어떤 향기가 있다. 향기보다는 매력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고전문학만이 가지는 매력.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운 매력.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을 적절히 섞어서 균형 있게 읽으려고 노력할까 한다. 술술 읽히는 책도 읽고 조금 생각하는 책도 읽고 물론 어려운 책은 선택하고 싶지 않다. 내가 나를 알기에 나의 지적 수준을 넘어서는 어렵고 난해한 책에 도전정신을 발휘해 가면서 무리해서 읽고 싶은 마음은 없다. 책과 멀어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 듯이 책도 내가 즐기기 위해 읽는 것이니 만큼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한다. 괜히 폼 잡으려고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어려운 글을 앞에 두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 없이.


고전문학 중에서 재미있게 읽었다는 글들을 보면 관심을 가지고 책 제목을 적어 놓았다가 나중에 찾아보고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 놓는다. 어떤 작가의 책이 재미가 있으면 그 작가가 쓴 다른 책도 찾아보게 되는데 때로는 노다지를 발견한 것처럼 기쁠 때도 있다. 물론 한 작가의 책이 재미있다고 해서 다른 책도 재미가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두 권의 책만 재미있고 나에게 맞는 수준일 뿐 나머지는 흠...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 중에 고전문학의 숫자가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이 뿌듯함은 무엇일까? 소유의 기쁨일까? 책을 읽으며 느꼈던 즐거움일까?


고전문학의 바다에 발을 담근 느낌이 든다. 발에 닿는 느낌이 시원하면서 청량하다. 끝없이 펼쳐진 넓은 바다를 보면서 조금 더 앞으로 걸어가 보고 싶다. 두렵기도 하지만 조금 더 안쪽의 깊은 곳은 어떨지 호기심이 일어난다.

고전문학의 바다에서 헤엄을 칠지 아니면 허우적댈지.

그건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쓰는 것으로.




2024.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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