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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가 JaJaKa May 19. 2022

8년 만에 이사를 준비하는 나날들

이사를 가기로 결정하고 나니 이것저것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더군요. 주말이면 나들이 삼아 새로 이사 갈 지역을 이곳저곳 알아보고 우리에게 맞는 조건에 나온 매물을 보러 다녀야 했습니다. 이사 갈 아파트를 정하고 나서는 이사 날짜를 조율해야 하는 등 8년 만에 이사를 가려고 하니 몸을 움직여야 할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이사를 가기로 결정을 하자 몸과 마음이 바빠졌습니다. 집을 구하고 계약서를 쓰고 나니 그제야 비로소 실감이 났습니다.

‘이제 우리가 이사를 가는구나. 8년 동안 살았던 이곳을 떠나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는구나.’  

   

계약서를 작성하고 난 뒤 가장 먼저 이삿짐센터를 정해야 한다는 말에 견적을 받아보고 외국인 직원이 아닌 한국인으로만 구성되어 있고 가구가 상하지 않게 충분히 보완처리를 하며 뒷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하고 따로 뒷돈을 일절 요구하지 않는다는 한 업체의 설명을 듣고 그곳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다른 곳에 비해 조금 더 비쌌지만 이사 후에 A/S까지 보장해줄 만큼 깔끔하게 일처리를 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그곳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를 왔을 때 이용했던 이삿짐센터가 워낙 허접하고 형편없었던 터라 그런 업체를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다리차를 미리 예약했건만 깜빡했다는 등 말도 안 되는 말을 해서 아침부터 당황하게 하더니 인원은 많은데 비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일을 잘 못하다 보니 이사하고 나서 가구와 가전제품이 많이 상해 있더라고요.     


그리고 미리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서 마음대로 우리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꺼내어 마시지 않나, 이사라는 것이 그렇듯 돌발변수가 생겨서 이삿짐을 올리는데 시간이 좀 지체가 되었는데 이삿짐센터 사람들이 자기들은 오후 6시까지만 일하고 퇴근하기로 했다면서 짜증을 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그만 가보겠다는 둥 나머지는 두 분이 알아서 하라는 둥 심술을 부리며 돈을 추가로 요구해서 어쩔 수 없이 계약했던 액수보다 10만 더 돈을 지급해야 했습니다.     


이삿날은 원래 하루 종일 정신없이 돌아가기 마련이지만 이삿짐센터 사람들하고 마찰이 생기는 일이 발생하면 참으로 불편하더군요.

그날 달리 새로운 업체를 부를 수도 없어서 아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부동산에서 잘한다고 소개한 준 곳을 너무 믿었었나 봅니다. 충분히 알아보고 결정했어야 했는데.   

 



이삿짐 업체를 정하고 나니 다른 자잘한 일들을 처리해야 했습니다. 

이사 시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겠다고 미리 예약을 하고 사용대금을 납부해야 했습니다. 8년 사이에 엘리베이터 이용대금이 약 2.5배나 인상이 되었더군요. 물가가 오르니 별별 요금도 다 오르나 봅니다.


이사를 가게 될 때 보통 짐 정리를 많이들 하신다고 하는데 저희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불필요하게 가지고 있던 짐들이 이렇게나 곳곳에 숨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망가진 가전제품을 언젠가 고쳐 쓸지 모른다고 여태 꾹꾹 구석에 처박아 놓았던 것을 꺼내다가 재활용을 하고 나중에 살 빠지면, 조금도 아니고 많이 빠져야 간신히 입을 수 있는, 입을지도 모른다고 수년간 햇빛 구경을 하지 못하고 장롱 구석에 방치해 놓은 옷가지들을 헌 옷 함에 던져 넣었습니다.     


그 외에 이런 것들이 있었어?라고 놀라며 정리를 해야 했던 많은 불필요한 것들을 이번 기회에 싹은 아니고 적당히 내다 버렸습니다. 아직도 이것저것 버리고 정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는 것을 보니 다 정리를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쓰지도 않고 있는지도 모르는 그런 짐들을 꾸역꾸역 곳곳에다가 집어놓고서 공간이 부족하네, 넣어 둘 데가 없네,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가족이 많은 것도 아니고 겨우 둘이 살면서 말입니다.     


정해진 날짜는 금방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새 정해진 이사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와서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8년 동안 살았던 곳에서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려니 왠지 이상하고 낯설게 느껴집니다.

막상 이사를 가면 금방 적응을 하겠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작은 일이 발단이 되어서 이사를 결정하게 된 것을 보면 이곳에서의 인연이 다한 것이겠지요. 

새로운 곳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 기대도 되면서 조금은 걱정도 되네요.

뭐, 어떻게든 자연스레 흘러가지 않을까요?   

  

새로운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그것은 다음 이야기에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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