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 스토리 9 - 003 - 뜻밖의 조언으로 셀러리

by 배져니






1


작년 하반기에 집에 오셨던 친척 언니가 셀러리에 대해 말하셨다.


"변비에 좋대. 셀러리 먹어봐."


…라고 하셨다.

근데 그 말이 채소에 대해, 혹은 요리에 대해,

혹은 건강식에 관해 대화 중이다가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때 나는 식탁 위를 주섬주섬 치우고 있었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언니의 시선이 내 배에 와닿았던 것 같다.

그래서 고개를 드니 언니가 저 말씀을 하시는 거였다.


변비에 좋대, 셀러리 먹어봐.


나는 변비가 없다.

많이 먹지를 않아서 매일 화장실을 가지는 않지만

규칙적으로 때 되면 '자연이 나를 부른다.'


그럼에도 아닌 게 아니라, 내 아랫배는 '솔찬히' 불러있는데,

내장 지방인지 숙변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둘 다일 수도 있다.

워낙 안 움직이니 뭐든 영향받았을 것이다.




2


언니가 댁으로 귀가하시고 나는 살짝 충격 상태에서 헤어 나오기 힘들었다.


그 정도로…. 변비라고 여겨질 정도로 내 배가 도드라졌단 말인가?!


띵한 머리를 잡고 식재료를 웹 쇼핑했다.

셀러리를 일단 몇 봉지 구매했다. 곁들일 소스도 판매가 되고 있길래

골라서 주문, 결제했다.


셀러리가 도착, 첫날에 나만 먹었다.

신선도와 식감과 소화가 어떠한지 생체실험 한다는 느낌으로 말이다.


나쁘지 않았다. 어릴 적엔 셀러리 향이 다소 이질적이더니

지금에서는 살짝 색다르면서 건강한 느낌이 났다. 소스를 듬뿍 찍어 먹으면

소스 맛과 식감만으로도 훌륭한 느낌이고 말이다.


내심 이국적인 향 때문에 부모님은 별로라고 하시지 않을까 싶었는데,

웬걸~ 부모님도 아주 흡족해하신다. 용량 대비 포만감도 훌륭했다.


근데…. 용량 대비 가격도 높더라.

식구들이 건강식 한다는 느낌 나게 드시려면….가능은 한데….

간식비가 더 들게 되고. 그럼, 나의 즐거움은?

가끔…. 콜라도 한 상자 들여놔야 하고,

가끔 힐링 스톤도 사야 하고 덕질도 해야 하는데….

아무튼 취미생활 하려면 비상금 챙겨놔야 하는데...에잉!

내 배는 왜 '솔찬히' 나와서 셀러리의 정보를 획득하게 했는가?

그 때문에 비상금 확보가 어려워지지 않았는가!

셀러리는 대량 수확되어서 가격이 내려가야 하지 않겠는가?

수요가 생각만큼 많지 않은 건가?

우리나라에는 배 나온 사람이 나 하나인가……? 수요가 정녕…. 나 하나…?


좋은 소식이라면, 그건 내가 움직임 많이 드는 학원 수업을 듣게 되었다는 것쯤.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다리도 튼튼해지고 더불어 복부도 줄어들겠거니 기대 중이다.


맛 좋고 섬유질 많은 셀러리는 당분간

깔끔하게 손질 포장된 봉지 제품을 사들여 먹어보다가

가족들의 건강과 맛과 취향 등등, 만족도가 높으시면,

아예 생채소 셀러리를 상자째로 구매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고 있다.

그편이 더 저렴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 정말 어떻게 비용을 분배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셀러리, 돌, 팬 활동…. 어느 것도, '놓치지 않고 싶어요.'




4


저번 주에 수업받고 꽤 힘들었고,

셀러리도 간헐적이나마 자주 먹었다.

배가 들어갔으려나?

친척 언니를 집으로 초빙해 배를 보여드리고 감별 받을까?

생각만으로도 그건 좀 수치스럽다.

내 눈으로 눈바디해야지.

이상.




-끝-






매거진의 이전글자잘 스토리 9 - 002 - 형국 님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