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5-023
1
늦은 밤, 배가 고팠다. 집안에 먹을 만한 게 별로 없어서 라면을 끓여먹어야 하나 생각하며 주방으로 나갈 때였다. 주말마다 집에 오는 오빠가 얼큰히 술 한잔하고 들어오는데 손에 피자가 들려있었다. 이렇게 반가울 데가!
오빠도 반갑고 피자도 반가웠다.
만약 오빠가 이 글을 보고 '피자가 더 반가웠냐? 아니면 오빠가 더 반가웠냐?'라고 추궁을 한다면... '피자를 든 오빠가 반가웠다.'라고 하겠다.
어느 쪽인지 모르겠지롱~!
2
어머니와 지하철을 탔다. 한 4시간여를 돌아다니다가 승차했는데 사람이 바글바글 많아서 더 피로함을 느꼈다. 어머니와 나 모두 손잡이에 매달리다시피 의지하며 견뎠지만 피곤해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마침 앞자리의 아저씨가 몸을 추스른다. 어머니와 나는 당연하게도 그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아저씨는 허리를 세우시더니 공간이 좀 넓어지자 바지춤에서 폰을 꺼내고는 다시 등받이에 몸을 기대었다.
순간의 실망감이란. 어머니와 나는 약속한 것도 아닌데 서로를 마주 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곧 엄마는 눈을 찡긋하시며 웃으셨다. 그 상황이 전우애 비슷한 느낌을 주면서 웃음이 나더라. 풋 웃었고 얼마 뒤에 빈자리가 생겨서 앉을 수 있었다.
3
한 해의 막바지이다.
이런저런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다.
특히 내 파일들은 나의 올해 작업량이기 때문에 분류별로 잘 정돈해야 한다.
개봉 박두, 하면서 드러낼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작년과 비견해보려면 수치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 며칠 좀 앓았더니 뭔가 많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얼른 추스르고 방과 컴하드를 정리해야겠다.
4
모두들 해피 새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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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은 피곤하기 전에 쉬는 습관일 뿐이다.
-쥘 르나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