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과 간헐적 단식

시즌5-029

by 배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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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에 있는데 주방 쪽에서 뭔가 맛있는 냄새가 흘러나와 방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고기를 볶는 건 맞는데, 어디서 맡아본 냄새인데 뭔지 모르겠더라.

주방으로 나와보니 어머니가 요리를 하고 계셨고, 그것은 바로 '짜장'이었다.


어디서 맡아본 냄새... 그래 짜장 냄새였다.


내 평생에 어머니가 짜장을 만드시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어머니께 여쭤보니 신혼 초기에는 좀 했었는데 그 뒤로 안 하다가 이번에 다시 만들어보시는 것이라고 한다.

정확히 짜장 냄새임에도 불구하고 순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은 우리 어머니가 짜장을 만드실 거라는 생각을 아예 못했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어머니가 만드신 짜장을 밥에 얹어 비벼 먹으니 맛있었다. 고기도 채소도 중화요리집의 짜장보다 갑절을 넣어서, 맛이 아주 그냥 끝내줬다.

아니, 이 맛있는 걸 할 줄 아시면 진작에 좀 만들어주시지, 왜 그간 안 만드셨을까?

우리 어머니, 그간 잘못하셨다 스튜핏.







2


한 방송을 듣다가 '간헐적 단식'방법에 대해서 들었다. 하루 16시간 동안은 아무것도 먹지 않는 법이라고 한다.

이 간헐적 단식을 하면 다이어트가 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다.








3


화요일 몸무게를 쟀는데, 유지되고 있던(유지하려는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유지되던) 몸무게에서 무려 4kg이 빠졌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어머니께 자랑을 했더니 어머니 왈,


"잠자느라 밥도 안 먹고... 그래서 빠진 건데 그걸 좋아하냐? 그러다가 몸 상해!"


어머니의 그 말씀을 듣고 '아!'하고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4


그것은 내가 잠을 아주 많이 잔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다이어트를 위해 노력하는 것 한 가지는 '저녁밥을 먹고는 되도록 곧바로 잠 자지 말자.'이다.

그래서 잠들기 전 3~4시간은 빈속이고, 그대로 잠들면 깨지 않고 죽 10시간을 잔다.

(가끔은 그 이상을 잘 때도 있다.)

요 며칠 너무 피곤해서 그렇게 잠을 좀 많이 잤다. 그렇다 보니 얼추 14~16시간 빈속으로 있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을 따져보니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간헐적 단식'을 한 셈.







5


살은 빠졌다.

다시 초반 상황을 살펴보자.


어머니는 요리를 하고 계셨다.

나는 중화요리집보다 갑절의 고기가 든 어머니표 짜장을 먹어버려서.... 음...

일단 맛있었다. 그리고 열량을 생각하면 심히 불안하다.


하지만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나는 잠을 잘 자니까, 간헐적 단식을 자주 할수 있을지도.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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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봤자 내가 알고 있는 그 맛이다.


-옥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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