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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콩 Sep 20. 2022

꼬레아노! 꼬레아노!

한국의 인기가 좋지만은 않은 이유

“꼬레아노! 꼬레아노!”

한국인을 뜻하는 스페인어로 요즘 멕시코에서 사람들이 많은 곳을 지나가다 보면 많이 게 된다..


최근 대박을 터트린 BTS와 넷플릭스로 쉽게 접할 수 있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로 인해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인지도는 어느 때보다 더 커지고 있고, 이제 지나가며 받는 사진 요청은 심심찮다.


이런 한국의 인기가 해외생활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만약 이런 주목을 받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을 고르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후자를 선택하겠다.


난 이런 식으로 사진 찍기 싫다

나는 연예인도 아니고 유튜버도 아니다. 이런 나를 단지 그들이 소비하는 문화의 사람이라는 맹목적인 이유로 좋아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달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도 모르는 사람에게 사진을 요청할 때가 있다. 그건 상대방이 유명인사일 때 이야기지. 나 같은 멕시코에 사는 평범한 한국인 직장인에게는 아니다.


그들을 이해해보려고 내가 네덜란드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주변에 외국인이 없었던 한국 생활을 생각해봤다. 내가 살던 대전, 특히 부모님의 아파트 주변에는 외국인이 너무 없어 가끔 외국인이 지나가면 어디 나라 사람일까 궁금해했지만,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거나 다짜고짜 사진을 찍진 않았다.


문득 든 궁금증, 한국인에게 사진을 요구하는 그들은 그 사진을 그냥 간직할까? SNS에 자랑할까?




최근 한국인에 대한 과한 관심에 대해 불편한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인 것 같다.


1. 나는 모든 인간이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고 산다. 누구도 남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다.


예전 한국에서 미국인들을 동경하던 문화가 있었던 것처럼 지금 한국인에 대해서도 상대적 우월성이 느껴질 순 있지만 그건 인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2. 그들은 단지 내가 한국인이라서 좋아하는 거다


내가 딱히 해준 것도 없는데 내가 무엇이 된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이 싫다. 평소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사진을 요청받는 순간 조금이나마 내가 저 사람들보다 특별한 존재가 되는 기분을 느끼는 것이 싫다.


‘뭘 그걸 그렇게 깊게 생각하냐, 그냥 찍어달라고 하면 찍어주고 그냥 즐겨’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모르는 사이인데 단지 피부색 하나만으로 좋아하고 신나 하는 문화가 좋아 보이지 않아서 그렇다.


멕시코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많아 지길


그때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티끌로 사람을 만들어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시자 산 존재가 되었다.
창세기 2:7 (현대인의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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