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9. 라이브 커머스는 홈쇼핑 출신의 쇼호스트가 진행해야 잘 될까?
주위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하는 브랜드 담당자들이 나에게 많이 하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경험상 꼭 그렇지는 않다. 라이브 커머스 전문 쇼호스트들은 작년부터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은 홈쇼핑 출신, 연예인, 유튜버, 심지어 회사를 다니다가 퇴사를 하고 라이브 커머스 쇼호스트로 전향하는 분들까지 백그라운드가 정말 다양하다. 내가 느낀 각 쇼호스트 출신별 특징에 대해서 얘기해보겠다.
1. 홈쇼핑 쇼호스트
내가 경험한 홈쇼핑 쇼호스트 출신들의 가장 큰 장점은 상황 대처능력이 뛰어나다는 거다. 기본적으로 라이브 커머스 역시 갑작스러운 상황에 대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부분에서 이분들이 대처 능력이 가장 뛰어났다. 하지만 대부분 가격 중심의 제품 소개 전달이 익숙하신 분들이 많아서 그 부분을 강조하고 싶지 않은 브랜드의 경우 방송 전에 반드시 미리 체크하고 의논하는 게 좋다. 이건 홈쇼핑 출신들만 국한된 것이 아니긴 하지만, 미리 설명하지 않고 진행하면 자칫 프로모션과 가격에 집중된 내용이 될 수 있어 방송 중 브랜드가 가져갈 방향성에 대해 사전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연예인 쇼호스트
연예인 쇼호스트는 개그맨 출신들이 상당히 많다. 내가 실제로 몇 번 방송을 보면서 느낀 건 에너지가 정말 좋다는 거다. 이분들은 특유의 재치와 입담으로 방송 내내 재밌고 특히 라이브 커머스의 가장 큰 특징인 양방향 고객 커뮤니케이션에서 큰 강점을 보였다. 하지만 개개인의 스타일이나 이미지가 명확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자칫하면 브랜드가 가려질 수 있다. 보여주고자 하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해당 연예인과 잘 맞는다면 상관이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획 단계에서 심사숙고해야 한다. 또한 제품 설명을 방송 전에 미리 공유(D-3)하고 특히 숙지해야 될 부분에 대해서는 키워드 중심으로 디테일하게 제품 트레이닝이 진행되어야 쇼호스트의 화려한 입담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3. 일반인 쇼호스트
요즘은 많은 브랜드와 플랫폼이 일반인 쇼호스트를 초대해서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직접 제품을 사용한 고객의 내 돈 내산 콘셉트로 보다 진실성 있고 좋겠다는 생각으로 많이 섭외를 하지만 방송에서 그 경험을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쇼호스트들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인 쇼호스트 혼자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 방송사고 발생 및 멘붕에 빠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사전에 그 쇼호스트가 진행한 방송들을 여러 개 주의 깊게 관찰하고 섭외하는 걸 추천하고, 고객 경험 전달 포맷으로 방송을 구성한다고 하면 1인보다는 일반인+쇼호스트(경력 있는) 2인으로 구성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에서는 쇼호스트의 인지도를 이용한 사전 홍보 등 다양한 이점들을 레버리지하여 방송을 준비한다. 하지만 내 경험에서 인기 연예인과 그 분야의 전문가, 타깃 고객층과 동일한 조건의 일반인 쇼호스트까지 모두 진행해본 결과 매출이 크게 상이하지는 않았다. 기본적으로 목소리 톤, 호감 가는 이미지 등 필수 조건이 충족된다는 가정하에 내가 내린 결론은 쇼호스트가 누구냐 라는 부분보다 정확한 타깃 고객 설정 및 제품 강점과 혜택을 잘 전달하는 부분이 매출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즉, 모든 건 브랜드 매니저 하기 나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