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소 하누카
"준비~꼬끼오!"
암탉 테이의 출발 신호 소리에 하누카는 구르던 발을 뻗어 울타리를 향해 달립니다. 하누카는 점점 가까워져 가는 울타리를 보며 입으로 중얼거립니다.
"저 울타리는 내 발목 높이도 되지 않아."
"컹컹, 하누카 넌 할 수 있어! 끝까지 눈을 떼 지마."
검은 사냥개 지오의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하누카는 다시 중얼거립니다.
"그래, 꼬리만 조심하면 걸어서 넘을 정도로 얕은 높이라고.. 그런데 꼬리가 걸리면 어떡하지?"
[따닥 따다닥]
저도 모르게 하누카의 발은 울타리를 얼마 남기지 않고 주춤주춤 멈추고야 말았습니다.
"어휴, 하누카! 이번에도 못 넘는 거야?"
"미안해... 꼬리가 걸릴까 봐. 무서워서..."
"도대체가 등치만 커다래 가지고, 누가 지오매니저 아니랄까 봐...
""테이, 그렇게 말하지 마! 하누카는 내 친구라고."
"어머, 지오! 왜 나한테 화를 내니? 웃겨~. 흥!"
"이게 진짜!"
"지오, 너 지금 날 물려고 한 거니? 나참 어이가 없네."
지오가 소리를 지르자 깜짝 놀란 테이는 파닥거리더니 지붕 위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야, 너 어디가! 이리 안 내려와? 하누카에게 사과해, 빨리."
"지오.. 나 때문에 화내지 마.. 내가 잘 못한 걸."
"하누카.. 네가 자꾸 그러니까 테이가 널 우습게 보잖아."
"괜찮아.. 테이도 열심히 도와줬잖아. 그냥 내가 못하니 답답해서 그런 거지. "
하누카는 초롱초롱 매끈한 눈으로 지오를 쳐다봅니다. 테이가 저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지오는 뭐든 잘하는 검은색의 매끈한 사냥개입니다. 지오는 달리기도 빠르고, 공 물어 오기도 잘하고 머리도 좋습니다. 흔들 동네에 사는 모든 동물들이 지오를 좋아합니다. 그런 지오가 친구라는 것이 하누카는 늘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하누카는 다릅니다. 하누카는 덩치는 커다랗지만 걸음도 느리고 겁도 많아서 친구들과 놀 때면 늘 하누카를 답답해합니다. 오늘도 지오는 하누카와 함께 울타리를 뛰어 넘고 싶어 하루 종일 연습했지만 하누카가 결국 넘지 못했습니다.
[쪼르르르-]
시무룩해 있는 하누카와 지오에게 흔들 동네의 특별한 생쥐 얀코가 뛰어옵니다.
"얀코, 무슨 일 있니?"
"애들아, 캠프파이어야!"
"뭐라고? 캠프파이어? 당장 가야지!"
흔들 동네 동물들은 모두 캠프파이어를 좋아합니다. 불꽃은 무섭지만 따뜻하고 아름다웠으니까요. 이미 도착한 동물들은 캠프파이어를 둥글게 둘러싸고 앉아 저마다 끼리끼리 수다를 떱니다.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는 동물들도 있습니다.
"아, 따뜻해."
"불꽃이 일렁일렁~."
"내 꼬리색 같지 않니?"
온 마을에 동물들이 모였습니다. 하누카는 동물들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가만히 앉았습니다. 음악을 들으니 꼬리가 저절로 흔들거렸습니다. 양동이를 두드리는 염소 앨리의 연주 솜씨와 박자에 맞춰 부르는 갈색 레트리버 강아지 레이의 목소리는 정말로 흥이 절로 날 정도였습니다. 지오도 금세 다른 친구들과 함께 캠프파이어 주변을 빙빙 돌며 춤을 춥니다. 매끈한 털에 불꽃에 반사돼 지오는 더 멋있어 보였습니다.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거 같아..."
하누카의 매끈한 눈망울에 불꽃이 비칩니다. 그때 지오는 동물 앞에 나섰습니다.
"애들아, 내가 이 불꽃을 뛰어넘어볼게"
지오는 저만치서 달려와 멋지게 불꽃을 넘었습니다. 불꽃 위로 나는 지오는 비오기 전날 낮게 땅위를 나는 제비 같아 보였습니다.
"와~멋있다!"
"대단한데?"
지오는 동물들의 박수를 받으며 하누카 앞으로 걸어왔습니다.
"얘들아, 하누카도 넘을 수 있어! 하누카! 너도 해봐!!"
"내가? 난 못할 거야"
"그래, 지오! 친구라고 너무 감싸주는 거 아니니? 하누카가 불꽃을 어떻게 넘니?"
다른 동물들의 얘기에 하누카는 저절로 주눅이 들었습니다.
"하누카는 할 수 있어! 오늘 나랑 울타리 넘기 연습도 같이 했다고."
지오의 말에 떠밀려 나온 하누카는 불꽃 위를 뛰었습니다. 착지를 하던 하누카의 발굽이 캠프파이어 안에 빠졌습니다.
"앗 뜨거워!!"
"아하하하~ 거봐! 하누카 쟤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어."
[따다닥 따닥따닥]
하누카는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하누카는 뜨거운 발을 식히기 위해 열심히 발을 굴렀습니다. 동물들은 웃으면 저마다 노래와 음악소리를 높였습니다. 암탉 테이가 하누카를 향해 날개를 펼칩니다.
[따다닥 따닥따닥]
"하누카가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어! 아주 잘 추는데?"
"정말이네? 우리 노래와 너무 잘 어울려."
앨리와 레이는 하누카를 쳐다보다 박자를 놓칠 뻔했습니다. 노랫소리가 점점 커집니다. 지오도 하누카를 따라 춤을 춥니다. 하지만 하누카의 춤을 따라 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꼬리를 열심히 흔들어 보지만 발굽이 없어 열심히 따라 해 봐도 멋있지 않았습니다.
"지오도 못하는 게 있네?"
흔들흔들 마을 사는 친구들은 모두 하누카의 춤을 따라 해 보지만 누구도 하누카처럼 멋있게 추진 못했습니다. 어느새 진짜 춤을 추고 있던 하누카는 점점 신이 났습니다.
"얘들아, 잘 못 춰도 괜찮아. 난 너희들과 함께 노니 정말 재미있어!"
흔들흔들 마을의 캠프파이어는 새벽이 되도록 이어졌습니다. 아침을 알리는 수탉 진채의 목소리도 목이 잠길 정도였으니까요. 열심히 춤을 추던 하누카가 뒷걸음질로 얀코를 밟지만 않았어도 끝나지 않았을 정말 신나는 캠프 파이어였습니다.
<춤추는 소 하누카,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