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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키바 문정엽 Aug 30. 2019

(20) 사회적 책임

사회 속에서 사회와 함께 사회를 위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논쟁적인 주제다. 기업이라는 조직이 생길 때부터 기업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여러 입장이 있었으며, 기업이 중추적 조직으로 발전한 현대 사회에서는 더욱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사회적 책임이라는 말은 기업이 사회와 맺는 관계를 뜻한다. 당연히 긍정적이고 좋은 관계여야 하겠고, 어려울 필요가 없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사회적 책임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는 단 하나로 규정할 수 없다. 사회적 책임은 법규정이나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과 경영자가 다양한 상황에서 수행하는 행위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책임을 포괄하는 용어도 여러 가지가 있다. 기업 자선, 기업 윤리, 최근에는 공유가치(CSV: Corporate Shared Value)라는 말도 등장했다. 이것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당위성 혹은 선택적인 견해의 문제, 책임의 범위와 구속력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선 질문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기업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있는가?

기업이 수행하는 사회적 책임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먼저 기업이라는 조직의 실체를 생각해 보고 질문에 대답해 보자. 


기업역사와 사회적 책임

기업(corporate) 또는 회사(company)는 주주 ·경영자 ·종업원 등 여러 개인들이 모여 영리 활동을 목표로 활동하는 조직이다. 이러한 기업은 이러한 기업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현재의 모습을 갖게 되었을까?


기업의 등장 

기업은 근대사회의 핵심조직으로 등장했다. 중세시대에는 개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자급자족 거래가 중심이었다. 그러다가 17세기 유럽에서 무역회사/합자회사(joint stock company)가 탄생한다. 이들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 후에 자금 투자를 증명하고 그에 대한 권리를 갖는(사고팔 수 있는) 주식을 발행하여 인류 역사에 드디어 자본가가 탄생했다. 이후 19세기 중반에 대전환이 이루어졌다. 바로 유한책임회사(Limited Company)의 탄생이다. 유한책임회사의 주주들은 자신이 투자한 금액 내에서만 책임을 진다. 이전에는 투자자는 금액과 상관없이 만일 자신이 투자한 회사가 망하게 되면 그 손해에 대해 채권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에게 무한책임을 져야만 했다. 이제 이들은 자금 투자에 따른 위험을 통제할 수 있었기에 자본조달이 용이해졌고 주식회사는 경제활동의 중추로 떠오르게 된다. 국민 국가(nation state)의 중앙정부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도 경제활동의 권력을 소유한 자율적인 조직으로서 현대와 같은 기업이 만들어진 것이다. 

경제활동만을 고유한 목적으로 삼는 최초의 조직으로서 기업은 경제적 측면의 효율성(자본조달과 위험 통제)과 자율적 경제활동에 대해 사회로부터 법적인 지위를 부여받은 것이다. 따라서 사회조직으로서 기업은 사회에 해를 미치지 않고 사회가 요구하는 바람직한 행위를 한다는 기본 책임을 갖게 되었다.   


기업에 대한 두 가지 시각

기업이 중심조직으로 등장하면서 기업을 바라보는 여러 시각이 등장한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 시각이 있으며. 두 가지 시각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주장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첫째, 기업에게는 경제활동을 잘하는 것 이외에 다른 책임이란 없다.

기업은 의식이 없고 단지 이익추구만 하는 조직이므로, 소비자 ·종업원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이 없다. 이 주장은 기업은 기업을 설립한 목적인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하는 것 외에 다른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기업이란 본질적으로 책임을 질 수 없는 실체라는 주장에서부터 기업이 책임을 져야 하는 대상은 오직 주주라는 생각까지  다양한 견해가 있다. 

17세기 법률가 에드워드 콕
“법인은 배반할 수 없으며, 불법을 저지를 수도 없다, 따라서 파문을 당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영혼이 없기 때문이다.”
1824년 수필가 윌리엄 해즐리트
 “법인체는 개인들보다 훨씬 더 추악하고 방종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더 큰 힘을 갖고 있지만, 불명예와 처벌을 받을 필요는 훨씬 적기 때문이다. 법인은 수치를 느끼지 않으며, 후회하지도 않고, 자비를 베풀지도 모르며, 선행도 하지 않는다.”
1960년대 밀턴 프리드먼: 기업의 유일한 목적은 주주의 부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 주장은 원래 기업이란 책임을 질 만한 좋은(?) 조직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부터 기업의 소유권에 주목하여 기업은 주주에 대한 책임 이외에는 다른 사회적 책임이 없다는 주장까지 걸쳐 있다. 그렇지만 결국 기업의 고유한 목적인 경제적 성과만을 유일한 목적으로 인정한다. 이 입장은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 목적을 위해 다른 사회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을 용인하는 입장이 될 수 있다.   


둘째, 기업에게는 분명한 사회적 책임이 있다.

기업은 자기의 행동에 대하여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며, 사회 속에서 ‘건전한 시민’ 즉 ‘좋은 기업시민’(good corporate citizenship)이어야 한다.

이 시각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을 바라본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은 경제활동을 통해 사회에 유용한 가치를 제공하는 조직이다. 기업활동은 사회에 긍정적인 것이어야 하며, 기업활동에 연관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실현해야 한다고 본다. 주주, 투자자, 고객, 공급업체, 지역사회는 중요한 이해관계자들이다.  

이러한 입장은 기업이 사회의 중요한 조직으로 성장하고, 규모가 증대하면서 기업의 자율적 의사 결정이 일반 시민에게 중대한 피해와 손실을 초래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더욱 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사회적 책임이 없는 기업이 초래하는 결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주장의 바탕에는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 공익에 저절로 도움'이 된다는 시장만능주의가 있다. 이 주장은 명백한 오류다. 이를 빙자해서 많은 기업이 공익을 희생시키면서-공급업체 약탈, 환경오염, 노동조건 악화 등- 사익을 추구했다. 

기업은 사회와 함께 하는 조직으로서 공익 증진이라는 틀에서 자신의 이익을 조화시켜야 한다. 그런데 기업이 이렇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낙관하기 어렵다. 기업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던 19세기 초에 수필가 윌리엄 해즐리트가 기업에 대해 냉소적으로 말한 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법인체는 개인들보다 훨씬 더 추악하고 방종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 더 큰 힘을 갖고 있지만, 불명예와 처벌을 받을 필요는 훨씬 적기 때문이다. 법인은 수치를 느끼지 않으며, 후회하지도 않고, 자비를 베풀지도 모르며, 선행도 하지 않는다.

2001년 엔론 사태, 2008년 금융위기는 결정타가 되었다. 기업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도 매우 커졌다. 사회를 대표하는 조직인 기업에 대한 불신은 사회 안정을 해치는 심각한 문제이다. 

이익 지상주의에 빠진 기업들로 인해 이익 추구 행위와 기업에 대해 사람들이 불신하게 되고, 이것은 산업사회의 기반을 흔드는 중요한 문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결코 지나친 우려가 아니다. 기업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너무나도 커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석유회사인 BP(British Petroleum) 사가 일으킨 딥워터 호라이즌 Deepwater Horizon 원유유출 사건은 상징적인 사건에 불과하다. 기업이 잘못할 때 사회가 겪는 엄청난 피해, 겉으로는 책임을 말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회에 해를 끼치는 기업의 태도를 잘 드러내는 사건이다. 

<딥워터 호라이즌 원유 유출 사고> 
위키피디아, https://ko.wikipedia.org/wiki/딥워터_호라이즌, 2017.2.16 검색 및 신문기사 요약

이 사고는 2010년 4월 20일 미국 멕시코 만에서 석유 시추시설이 폭발하고, 이후 5개월 동안 대량의 원유가 유출된 사고이다. 이날, 미국 루이지애나 주 멕시코 만에 있는 연 매출 246조 원의 영국 최대 기업이자 세계 2위 석유회사인 BP(British Petroleum) 사의 시추선인 딥워터 호라이즌 석유 시추시설이 폭발했다. 거대한 시추선은 파이프로 해저에 연결되어 있었는데 유정은 원유 분출 방지 장치 4000미터 아래에 있었다. 가스가 유정에 새어 들어가면서 폭발이 일어났고, 5500미터 떨어져 있는 해상 시추선에 불이 붙었다. 원유 시추가 진행 중이던 시추공에서 원유가 부근의 멕시코만으로 흘러 들어갔으며, 미국 역사상 최악의 해상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켰다. 이어 원유가 계속 유출되면서 지구 역사상 유례가 없는 최악의 환경 재앙이 시작되었다. 미국 해안경비대와 BP사는 3개월 넘게 석유의 유출과 확산을 막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폭발로 11명의 시추 노동자가 사망했고 18명이 부상당했다. 원유 유출로 인한 기름띠는 적어도 6,500 km2 넓이의 바다를 뒤덮었고, 5월 말 기준 한반도 면적을 넘어섰다. 사고 후 87일 동안 2억 1천만 갤런의 원유가 멕시코만으로 흘러들었다. 이 사고는 근처 어장을 망가뜨리고, 해양, 야생 동물 거주지에 가시적인 타격을 주었으며, 수산업과 관광업에도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 
BP 측이 석유 시추 시설을 건설하면서 시간과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을 무시한 부실시공을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BP는 사고 발생 4일 전 하청 시공사로부터 “유정을 고정시키기 위해 내관 로드(centralizer) 21개가 필요하다”라고 요청을 받았으나 BP는 6개를 설치하고 작업을 마쳤다. 또한 사고가 난 유정에 보다 안전한 ‘선형 타이 파이프’를 사용하지 않고 ‘긴 문자열 파이프’를 사용해 700만 불에서 1천만 불 가량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한다. 또한 BP사는 원유유출량과 사고 영향을 축소하고 안이한 대응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사고 발생 시점에는 하루 유출량을 1,000배럴로 말했고, 수주가 지나서는 하루 유출량을 5천 에서 2만 배럴 사이로 계산하고, 하루 1만 5천 배럴까지의 방재 작업이 가능한 ‘탑 햇’이라는 봉쇄 방제 장치를 설치했다. 그러나 6월 중순 경 과학자들이 하루 유출량이 5만 배럴 이상이라고 발표하자, 오바마 정부는 BP에게 용량이 더 크고 빠른 방재 장치 설치를 촉구했다. BP는 그제야 사태를 파악하고 800대의 기름제거 작업선과 114대의 비행기, 340만 피트 길이의 오일펜스와 2만 4천800명의 인원을 동원하여 본격적인 방제 작업에 나섰다. 또한 BP의 CEO인 토니 헤이워드 회장은 이번 유출 사건을 놓고 “넓은 바다에 석유 조금 쏟아졌을 뿐이다”라고 말해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사고 이전까지 BP는 안전한 석유 시추와 환경보전에 앞장서는 선도 기업으로 자신을 홍보했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근거와 범위


기업에게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정하는 주장은 밀턴 프리드먼의 주장처럼, “기업은 단 하나의 책임, 즉 경제적 성과만 내면 된다”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경제적 성과는 기업 생존의 기초이고 기업은 보다 넓은 책임이 있다. 따라서 사회적 책임은 당연한 것이고, 중요한 것은 그 책임의 범위이다. 범위에 대한 입장은 다양하지만, 그 골자는 다음과 같다.

부의 외부효과에 대한 책임이 있다: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파생하는 해로운 영향을 기업은 방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3M은  “3P”(Pollution Prevention Pays): 공해예방 프로그램을 실천한다. 

기업의 권력에 상응한 기업의 책임: 기업은 사회로부터 상당한 자율권과 함께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정당하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역할은 소극적인 것과 적극적인 것이 있다.

첫째는 소극적인 책임이다: “기업은 사람들의 정당한 이익 또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를 해서는 안 된다”라는 이익 침해 금지적 규범
둘째는 기업의 적극적인 책임으로서, “기업은 사람들의 정당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를 해야 한다”라는 적극적인 시행 권장적인 규범이다
케이스 데이비스: “책임은 권력에 부수된다”

사회적 책임의 범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 포괄적인 사회적 책임 

기업은 기업 자신의 일만을 할 뿐, 사회적 책임이라 따로 없다는 주장이 있다. 기업은 영리 활동을 하는 조직으로서 이 목적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지. 별개의 책임을 질 수도 없고, 져서도 안 된다는 주장이다. 밀턴 프리드먼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주주 자본주의론이 대표적인 입장이다. 이러한 생각은 기업은 주주의 부를 극대화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라는 가치관이 바탕에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내용적으로도 옳지 않으며 실제적으로 옳지 않다.. 

먼저 기업의 본질을 생각해 보자. 기업은 사회 속에 있는 조직이다. 사회에 유용하지 않은 조직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따라서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것은 기업의 본질로부터 파생하는 기본적 책임이다. 기업은 유용한 상품을 생산하고 제공함으로써 이 책임을 완수한다. 기업으로 보면 상품 생산은 이윤을 얻기 위한 활동이지만 이윤은 정당한 일을 한 대가로써 주어지는 것이다. 만일, 기업이 영리 활동을 하면서 사회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한다면, 이것은 이 책임을 훼손하는 것이다. 

또한 기업은 사회 속에 있는 조직으로 사회와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 기업은 사회와 교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기업은 인간(노동력), 사회 인프라(도로, 에너지, 공공행정), 자연환경(물, 땅, 광물 등)을 사용해서 상품을 제공한다. 즉, 기업은 자원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면서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고 사회에 유익함을 제공한다라는 것이고 이것이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이다. 

좋은 상품을 만들고, 환경을 보전하고, 직원의 권리를 존중하고 공정하게 대우하며, 지역사회를 보호하는 것


그런데, 보다 포괄적인 사회적 책임에 대한 생각이 확산되고 있고, 또 동의를 얻고 있다. 사람들은 단지 소비자로서가 아니라 올바른 기업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흐름이 바탕에 있다. 이러한 기대는 단지 감상적인 주장이 아니다. 

지금까지 기업은 부족함을 채우는 풍요를 제공해 왔고 사회는 이를 지지했다. 기업이 잘못을 하고, 또 문제를 일으켜도 어느 정도 인정해 왔다. 그러나 지식이 가치를 창출하고, 집단보다 개인의 가치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세계가 단일 시장으로 연결되고 있는 사회에서 풍요는 더 이상 유일한 가치가 아니다. 인간다운 삶, 함께 성장하는 삶이라는 정신적 풍요가 더욱 중요해졌다. 다가오는 사회는 더욱 좋은 상품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더욱 좋은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는 사회로 전환하고 있다. 즉, 사람들은 착한 기업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기업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을 중요한 방침으로 선택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은 이에 대한 반응이다. 

이러한 기업의 변화는 사실 당연한 것이다. 기업은 단지 경제조직이 아니라 사회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조직이 되었기 때문이다. 주거, 음식, 교통 통신, 에너지 등 기본적인 생활의 영위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조직이 기업이다. 기업은 정상적인 사회를 운영하는 대표조직으로서 보다 넓은 사회적 책임을 부여받고 있다. 

기업은 사회를 대표하는 조직으로서 사회의 가치를 지키고 지지하며 공공의 복리를 위해 서비스를 할 책임이 있다

이러한 책임 인식은 기업의 본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바탕에 있다. 모든 기업과 경영자는 인간과 사회를 바탕으로 하는 기업의 역할과 책임, 기업에 대한 경영자의 책임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기업이 하는 행동이 누구에게라도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임에 대한 드러커의 주장을 소개한다. 


<기업과 경영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드러커의 주장>

출처: 피터 드러커, 이재규 역, 경영의 실제(한국경제신문사, 2006)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 간에, 사회를 강하게 하고 또 사회의 번영을 촉진하는 것은 무엇이든 간에, 그것을 기업의 강점과 번영과 이익의 원천으로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p.128)
경영자는 공익에 부합하게 행동할 책임이 있으며, 경영자는 윤리적 행동기준에 적합하게 행동해야 하며, 그리고 경영자는 자신의 사익추구와 사적 권한 행사가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언제나 그것의 추구와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 (p.557)
경영자의 사회적 책임은 경영자의 모든 행동의 기초가 되어야만 한다. 기본적으로 경영자의 사회적 책임은 경영자 경영자가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p.558)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가운데 첫 번째는 이익을 내는 것이고, 그다음 책임은 기업의 성장이다. (중략) 경영자는 경제활동에 일어나는 위험을 보상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이익을 산출하여 부를 생산하는 자원을 감축하지 않고 유지해야만 한다. 그 외에도 경영자는 각종 경영자원이 가진 부의 창출 능력과 생산능력을 향상하고, 그 결과 사회의 부를 증가시켜야만 한다. (중략) 기업이 적절한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사회는 고스란히 손실을 떠맡아야 하고, 기업이 혁신과 성장에 성공하지 못하면 그로 인한 궁핍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몫이 된다. (pp.562~563)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경영자는 기업의 모든 정책과 활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를 미리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자신의 행동이 공익을 증진하는 것인지, 미국 사회의 기본적인 신념을 강화하는 것인지, 미국 사회의 안정성과 강점을 증가시키고 또한 조화를 도모하는 데 기여하는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말이다. (p.565)
진실로 공익에 속하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기업 그 자체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 경영자의 사회적 책임이다. 사회의 한 지도층으로서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옳지 않다. 사회의 지도층이 자신이 속하는 집단의 이익을 공익에 종속시키는 것은 더더욱 옳지 않다. 경영자는 공익과 자신의 이익이 일치하도록 만들어서 일반 대중과 개인이 조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p.568)


정리하면 사회적 책임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기업이 사회의 목적이나 가치에 비추어 스스로 바람직한 정책을 세우고, 결정을 하며, 행동을 하는 것”

그리고 이 책임은 최소한의 책임부터 포괄적 책임이 있다. 

다만 어느 정도의 범위가 기업이 이행해야 하는 책임인가는 획일적으로 정할 수 없다. 이것이 두 번째 질문이고 진정으로 경영자들이 고민해야 하는 질문이다.


사회적 책임의 범위

어디까지가 기업이 마땅히 수행해야 하는 책임인가에 대해서는 공통의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시민 대다수가 지지하는 보편적인 가치, 예를 들어 인권이나 민주적 가치의 증진, 기업이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사회적 문제의 해결 같은 넓은 범위까지 기업이 책임을 고려할 수 있을까? 기업 박애주의나 기업시민이라는 개념으로 이렇게 접근하는 시각도 있다. 20세기 초 미국의 대기업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도서관을 지어주고, 문화시설에 기부했던 흐름의 연장선으로도 볼 수 있다..  

넓게 정의하자면 공공의 복리를 증진한다는 것이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다.  물론, 기업아 아닌 다른 조직 모두에게 해당되는 책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조직마다 공공복리에 대한 책임을 수행하는 방식과 범위는 달라야 한다. 기업은 먼저 경제적 성과-좋은 상품을 생산하고, 적절한 일과 지위를 제공하고, 사회의 부를 증진하는 것-를 창출함으로써 이 책임을 구현하는 것이다. 만일 기업이 경제적 성과를 달성하지도 못하면서 다른 책임을 떠맡으려고 한다면 한다면 이는 본분을 망각하는 것이고 사회로서도 바람직스럽지 못한 것이다.

기업의 파산을 기업만이 아니라 사회에게도 고통이다.

정리하자면, 기업은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공익을 희생해서는 안되고, 궁극적으로는 보다 많은 공익적 가치를 증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책임을 구현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고 이것은 경영자의 신념에 기초해야만 한다. 외부적 압력(여론, 정부 압력 등)에 의해 사회적 책임을 마지못해 이행하는 것은 정당하지도 않고 또 효과를 산출하지도 못한다. 피터 드러커는  <경영의 실제, 1954>에서 “사회적 책임 분야에 있어 목표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 것은 각각의 구체적인 기업의 경영자 외에는 결정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책임의 범위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범위>                    

사회적 책임의 범위


사회적 책임은 진정성이다

그 어떤 조직도 사회를 벗어나 존재할 수 있는 조직이란 없다. 모든 조직은 사회 속에서(in Society) 사회와 함께(with Society) 존재한다. 그러자면 먼저 사회를 위해(for Society) 가치를 제공해야만 한다. 기업은 영리 조직으로 자신을 한정하면서, 기업만을 위한 편협한 시각에서 사회를 생각했다. 이제 이러한 편협함과 이에 수반되는 기업만의 이기적 행동을 사회는 용납하지 않는다. 기업은 최소한의 책임을 완수해야 하며, 보다 포괄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정의해야 한다. 경영은 사회와 인간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다. 

여러분의 조직 안에 사회적 책임에 대한 올바른 입장을 정립하라. 당신이 경영자라면 사회적 책임의 범위와 한계를 정리할 책임이 당신에게 있다. 무엇을 수행하든 기업은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이 영향력을 어떻게 이해하고, 보다 긍정적인 영향력을 창출하는 것이 본래의  사회적 책임이다. 다음 질문을 차분히 생각해 보기를 제안한다.  


<Action Point>

우리 조직은 사회와 어떠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에 대한 경영자로서의 나의 입장은 무엇인가?

사회적 책임을 분명하게 이행하는 기업을 구축하기 위해서 어떠한 것이 필요한가? (방침, 시스템, 제도, 활동 프로그램)

다양한 이해관계자(주주, 고객, 종업원, 정부, 지역사회, 투자자 등)들이 우리 기업에 기대하는 사항은 무엇이며, 이것은 어떠한 책임을 부여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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