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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키바 문정엽 Aug 21. 2019

(19) 평가

평가는 개선과 변화를 위한 핵심 도구이다. 

효율성은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고, 효과성은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경영자와 직원의 가장 큰 스트레스

평가는 중요한 과업이다. 목표를 수립하는 일만큼이나 평가는 중요하다. 조직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점검하고, 목표와 실제 간의 차이를 측정하고 평가함으로써 조직은 필요한 변화를 파악하고 항로를 바꾸고 행동을 바꾼다. 조직이 어디까지 왔는지, 기대한 현실과 실제 현실 간의 갭은 무엇인지,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알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과업이다.

구성원에게도 평가는 중요하다. 과업을 책임지는 한 사람으로서 자신이 수행한 일을 통해 달성한 성과를 파악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을 파악하고, 결과에 맞는 보상을 얻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가는 경영자와 직원 모두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주는 원흉이기도 하다. 평가라는 과업은 일의 성과에 대한 평가와 함께 일을 수행한 사람에 대한 평가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으로 볼 때도 평가는 부담스럽고 평가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보상, 승진, 질책, 징계 등)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담을 주는 더 큰 이유가 있다. 잘못된 원리와 가정에 근거한 평가방식을 관행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기업현장에서 오랜 기간 경영자로 일해 오면서, 그리고 다른 조직을 위한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필자가 발견한 하나의 진실은 평가에 대한 경영자의 생각에 큰 오류가 있다는 점이다. 평가라는 과업의 본래 의미에 대한 오해가 평가를 부담스럽게 만들고 평가를 하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방해가 되고 있다.

평가는 조직활동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중요한 과업이다.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통해 올바른 피드백을 하는 것은 조직이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방향을 교정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올바른 경로를 찾는 필수 과업이기 때문이다. 비행기는 결코 직선으로 날아가지 않는다. 바람과 기압이라는 기후에 대응하면서 비행기는 항로를 바꾸면서 목적지를 향해 날아간다. 평가는 기업의 항로를 정해주고 구성원들이 올바른 일을 올바르게 하도록 돕는 도구이자 개인의 성장을 돕는 도구이다. 이러한 평가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평가라는 과업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평가로 끝나는 평가

먼저 평가는 어렵고 힘든 과업이라는 점을 철저하게 인식해야 한다. 평가라는 과업이 힘든 이유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 있다.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평가에 관여한다. 평가자도 사람이고 평가를 받는 직원도 사람이다. 즉, 평가는 사람과 일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렵다. 사람이 쉽게 빠질 수 있는 주관성과 감정의 문제, 일에 대한 객관적 평가의 어려움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러한 평가업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정교하고 과학적인 방식을 접목하는 기업도 있고 많은 사람이 관여해서 객관성을 향상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이 운영하는 평가제도와 관행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경영자들이 성과평가에 시간 투자하는 것을 꺼린다. 

시간 투자가 실제적 값어치를 갖지 못한다고 인식한다.

성과평가를 인사자료 확보/문서작업 수준의 행정업무로 취급한다.

평가자들이 평가시스템에 대해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 

성과평가 결과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구성원들의 불만족을 증폭시킨다.

성과평가의 본래 목적을 상실한 채 평가를 위한 평가가 진행된다. 

성과평가가 개인들의 과오를 찾아 벌을 가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평가업무에 대한 경영자들의 생각>

출처: 포스트 성과주의, 성과관리의 본질을 묻다. https://brunch.co.kr/@workplays/1

평가로만 끝나는 평가(오직 돈으로 보상하면 된다):

평가를 통해 직원들이 달성한 성과를 파악한다는 의도는 맞다. 그리고 평가 결과를 보상이나 승진과 연계하는 것도 맞다. 그런데 평가를 하는 기본 목적은 이것이 아니다. 평가의 진정한 목적은 구성원의 성장과 조직 전체의 목적을 향상하는 것에 있다. 돈을 더 주거나 승진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평가를 통해 분명한 피드백을 구성원과 조직에게 제공해야만 한다; 구성원과 직무의 적합성, 구성원의 역량, 실적 개선을 위한 조직의 일처리 문제점 등. 그런데 대부분의 조직은  오직 보상이나 승진에만 평가를 연계하고 있다.  

또한 보상 위주의 평가 관행은 평가의 본래 목적 달성에 실패하는 것을 넘어서 직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러 연구는 이러한 평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지적하고 있다.

자신의 기대와 미흡한 평가결과에 대해서는 실망하게 된다.

평가 결과 강제적인 순위 할당에 대해 실망은 더욱 커진다.

거의 모든 사람이 평가 프로세스에 낮은 점수를 준다.

조직에 대한 신뢰감이 훼손된다.

상대평가의 문제: 

상대평가는 직원들을 평가결과에 따라 강제적으로 순위를 매겨 구분하는 방식이다. 업적과 역량이 다른 만큼 상대평가는 합리적인 것으로 생각되지만, 사실은 문제점이 많은 방식이다. : 직원들의 동기 저하, 평가결과에 따른 공정성 시비, 협력과 조화보다는 경쟁의식 강화. 평가를 통해 직원들의 실적을 정확하게 평가하겠다는 상대평가의 신화는 산업사회의 신념에 기초한 것이다. 특히 프레데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가 주창한, 경영을 계량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상대평가의 기저에 있다. 육체 근로자가 대다수였던 산업화 시대에는 어느 정도 타당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한 사람이 하는 일을 측정할 수 있었으니까. 그러나 지식사회, 대다수의 지식근로자가 일하는 기업 조직에서 이 방식은 이제 잘못된 방식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평가방식을 바꾸고 있다. 

20세기 말 20년 동안(1981~2000) 미국 GE를 이끌었던 잭 웰치는 상대평가와 개인평가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평가제도를 적용했다(모든 직원을 3개 그룹으로 구분: A-20%, B-70%, C-10%. 현재 GE는 이 평가제도를 폐기했다.                      
2012,   Motorola, 휴대전화사업 부문 분리 후 직원 평가시스템 개혁
관리자-직원 간 피드백 장려, 실적에 대한 격식 없는 대화 형태로 운영
연례 실적평가는 운영하지만 미팅을 종합한다는 의미
호칭 기반(label-based) 평가시스템과   강제적 순위 평가 폐기 
개인별 차별적 보상에서 재무실적에 따른 보너스 지급
2013,   Microsoft, 실적관리 프로세스 개편 발표
인사부문 책임자, Lisa Brummel의 직원 메시지: 어떠한 커브(순위 배분)도 없을 것이고 어떠한 평점도 없을 것이다. 
배경: 기업가치 하락- 시장 대응 부족, 혁신 부족이 원인, 2000년 시총 5100억 달러 정점에서 2012년에는 ½로 하락.
만장일치로 원인으로 지목된 것(vanity fair 지) :   stack racking, 상대순위 평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사장시키는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현 상태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모든 것들이 비공개.
-팀은 10명이나 결국 2명만이 뛰어난 실적평가를 받게 되고, 1명은 아웃될 수도 있다는 것을 연초부터 알고 일을 시작한다.
-협력 대신 경쟁, 최고의 인재들이 서로 협력을 방해하는 관행:  혁신에 장애. 다수의 최고 성과자를 다른 회사로 내모는 결과(안전보다는 업무 전념이 중요)
개혁: Connect라는  빈번한 미팅
-관리자 직원들 간 피드백 교환, 협동과 팀워크 강화, 직원의 성장과 발전계획 논의

개인 위주 평가:

모든 구성원은 자신이 달성한 결과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이 점에서 개인에 대한 평가는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 조직에서 운영되고 있는 개인평가 관행에는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 먼저, 개인이 달성한 실적이 온전히 개인만의 역량에 따른 것인가는 확증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평가결과에 따른 개인별 보상에서 차별성이 큰 경우에 이는 개인 간 갈등, 조직 내 갈등을 야기하는 심각한 원인이 된다. 철저하게 개인별로 직무가 부여되는 조직(영업직으로 구성된 자동차 판매팀 등)에서는 개인평가가 제대로 작동한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특수한 조직, 특수한 직무를 제외한 대부분의 조직과 직무는 개인의 공헌과 함께 팀원 간 협력과 상호지원이 과업수행에 필수적이다. 개인별 성과평가를 지나치게 개인 중심으로 연계하는 관행은 공정성에 대한 시비와 함께 협력보다 경쟁을 중요하게 만든다. 조직은 성과주의라는 이름 하에 경쟁주의가 지배하는 정글로 변한다. 

개인평가만의 평가제도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는 많은 기업들은 개인평가와 팀 평가를 혼합한 평가를 채택하고 있으며 팀 평가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평가를 진정한 평가로, 구성원과 조직 모두를 위한 평가로 바꿀 수 있을까? 다른 경영시스템이나 관행도 동일하지만 그 핵심은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을 정립하고 이를 일관되게 실천하는 것이다. 


평가의 원칙과 규율

첫째, 부하 사원과 성과 평가의 척도를 함께 만든다. 

모든 구성원은 자신의 과업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 따라서 목표 설정과 평가척도 선정에 있해서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 평가 척도를 제안하고, 상사와 함께 이를 검토하고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일을 수행하는 사람 자신이다. 달성해야 하는 성과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고, 무엇이 성공 조건인지를 알고 있다. 물론 상사도 목표와 평가척도 결정에 관여해야 한다. 그러나 상사의 역할은 평가 척도가 부하의 성과를 제대로 측정하면서 조직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도록 조율하는 것이다. 사람은 스스로 제안하고 참여해서 만든 것에 훨씬 큰 책임을 느낀다. 올바른 성과관리는 우선 모든 구성원이 지시 또는 압박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할 때 제대로 이루어진다.  

둘째, 조직 전체의 성과와 더불어 부하 사원의 직무에 초점을 맞춘다. 

조직의 본질은 여러 사람들의 노력을 모아 전체의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성과의 척도는 각자가 수행하는 직무의 목표를 나타내면서 동시에 조직 전체 목표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목표의 정렬이다. 성과척도는 이것을 지탱하는 구체적 도구이다. 만약 목표와 척도가 같은 방향이 아니면 구성원과 조직의 성과는 따로따로 놀게 된다. 예를 들어 혁신을 통한 과감한 성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에서 구성원의 직무는 신상품개발 또는 개선, 신규 고객 발굴, 새로운 유통채널 발굴, 비생산적 업무의 간소화와 같은 과업을 포함해야 하고 평가척도는 이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평가를 통해 잘한 것은 더욱 잘할 수 있도록 하고 부족한 것은 개선대책을 마련한다. 

평가의 최종적인 목적은 변화와 개선이다. 평가를 통해 현실을 파악하고 행동을 바꾸고 자원을 다르게 활용하기 위해서 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질책과 비난은 대안이 아니다. 올바른 대안이란 긍정적인 것은 강화하고 부족한 것은 보완하는 행동 계획과 계획을 이행하도록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평가결과 수집과 정리에는 많은 노력을 투입하면서도 개선대책을 소홀히 하는데, 이는 목표와 수단이 뒤바뀐 잘못된 관행이다. 

넷째, 성과 평가를 통해 직원에 대한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성과 평가는 일정 기간의 성과에 대해 직원의 공헌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기업은 대체로 1년 혹은 반년에 한 번 성과를 평가한다. 이때만 되면 조직 분위기는 긴장 속에 부정적 감정들로 넘쳐난다. 극히 우수한 직원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직원들이 만족할 만한 평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평가과정에서 산출하는 정보를 보자. 목표와 실적의 비교 수치, 성과가 부진한 이유에 관한 자료나 정보는 많지만 정작 일을 수행하고 평가받는 직원들이 활용할 만한 가치 있는 정보는 부족하다. 특히 중요한 정보는 일을 수행한 직원의 강점과 약점, 노력할 점과 고쳐야 할 부분에 대한 정보다. 이 정보를 토대로 직원은 자신의 목표, 행동 경로, 집중할 대상을 바꿀 수 있다. 성과 평가는 성과 자체에 대한 평가뿐만이 아니라 일을 수행한 사람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포함해야 한다. 즉 평가는 피드백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최근에 몇몇 선진기업은 평가라는 용어 대신에 피드백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면서 피드백으로서 평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높은 실적을 이끌려면 직원들과 관리자들 간에 진정으로 경청하는 솔직한 피드백이 이뤄져야 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시스템이 그러한 피드백 프로세스를 극적으로 향상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2010, <포춘>500대 기업, Lear Corporation 인사부문 최고책임자, Tom DiDonato, HBR 기고)

분석을 위한 측정과 평가가 아니라 새로운 관점, 업무 과정, 방법을 개발하는 데 노력한다. 

평가를 통해 목표와 실적과의 갭과 그러한 결과가 나온 이유를 파악했다면 그것을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정보로 활용해야 한다. 경영자는 평가 결과를 활용해서 일을 수행하는 새로운 방법의 개발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만약 주변 상황이 변했다면 목표를 수정하고 실수가 있었다면 교정하며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조직의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 즉, 성과측정과 평가는 발견과 발명을 위한 발판이다. 


평가하지 말고 코치하라

평가는 경영자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반드시 제대로 수행해야 하는 일이다. 경영자는 직원과 함께 평가 척도를 만들고, 진지하면서도 주기적인 측정을 통해 성과를 파악하고, 성과의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평가는 구성원들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성과 개선을 위해서 성과 달성을 책임지는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이어야 한다. 즉 성과측정과 평가를 통해 '직원들이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는 왜 이 과업을 잘 수행하는가', '그가 이 일을 잘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를 파악하는 것이 평가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평가는 경영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성과를 책임지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평가라는 과업이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꺼려하고 두려워하는 일이 되어버린 것은 평가의 목적을 통제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통제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고 통제받는 사람을 두렵게 한다. 이를 극복하려면 경영자는 올바른 평가원칙을 일관되게 실행해야 한다:

평가의 척도를 부하 사원과 함께 만들라. 평가척도는 조직 전체의 성과와 부하 사원의 직무에 초점을 맞추라. 평가의 결과와 의미를 부하 사원에게 전달함으로써 그가 현재보다 성장하도록 격려하라. 즉, 코치로 일하라. 

여러분이 일하는 조직에 올바른 평가를 뿌리내려라. 앞서 말했지만 평가는 사람과 연관되는 과업이다. 사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함께 올바른 원칙을 바탕으로 일관되게 실행해야 하는 과업인 것이다. 먼저 경영자로서 평가에 대해 당신이 생각하는 가정을 점검하고, 조직 상황에 맞는 바람직한 평가제도가 무엇인가를 규명하고, 이것이 정착되도록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 


<Action Point>

우리 조직의 구성원들은 현재의 평가제도와 평가방식을 인정하는가? 

평가를 통해 달성해야만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우리 조직은 평가를 통해 가치를 달성하고 있는가?

    -구성원에 대한 동기부여

    -실적에 따른 공정한 보상

    -피드백을 통한 개선과 변화

평가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어떤 과제를 실천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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