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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키바 문정엽 Aug 14. 2019

(18) 사람, 육성과 계발

오직 인간만이 유일하게 성장하는 자원이다

한 기업의 생존뿐 아니라 기업의 번영은 결국 내일의 경영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피터 드러커>


성장하는 유일한 자원: 사람

어느 경영자 모임에서나 사람에 대한 화제는 중요한 주제다. 인재에 쏟는 관심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경영자들은 조직을 위해 기여할 사람을 어떻게 찾고, 또 키울 것인가에 대해 늘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런데 한국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비교해서 인재를 제대로 발굴하고 육성하는가에 관해서 자신 있게 말하기는 어렵다. 마케팅이나 IT분야 등 특정 분야에서는 사람을 잘 키우는 기업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기능적 전문성을 넘어서 진정으로 사람을 성장시키는 탁월한 기업이 있는가를 떠올려 보면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반면 미국을 보면 P&G, GE 같은 구경제의 기업부터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구글 등 신경제기업까지 상품 경쟁력만큼이나 인적자원의 개발로 유명한 기업들이 많다.  

최근까지도 한국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원가경쟁력을 갖춘 중품 질의 상품을 통한 경쟁우위에 집중했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경쟁우위는 지속될 수 없다. 신경제가 이끄는 기업환경은 모방이 아니라 창의성과 혁신이 주도한다. 창의성과 혁신은 지식의 조합에 달려 있고, 이것은 오직 사람만이 만들어 낼 수 있다. 

사람은 조직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그리고 유일하게 성장하는 자산이다. 엄청난 규모의 공장이든, 풍부한 자금이든 이런 자원들은 자원 그 자체의 한계를 가진다. 한계라는 것은 그 자체로 정해진 성능 범위를 갖는다는 뜻이다. 1시간에 100개의 제품을 조립하는 자동차 공장이 101개를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람은 새로운 인식, 새로운 능력을 통해 성장한다. 최고 기업을 이끄는 CEO도 출발은 신입사원이었다. 오직 사람만이 자신을 넘어서서 성장한다. 따라서 인적자원을 개발한다는 것은 조직의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어떻게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가? 체계적으로 역량을 높이고 리더십을 키우는 방법은 무엇인가? 경영자들이 최우선으로 답해야 하는 문제다. 이를 경영자 육성과 계발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사람의 육성이라는 의미를 분명히 한다

사람의 육성은 먼저 이 과업이 의미하는 바를 분명히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육성은 교육훈련이 아니다

먼저 육성은 교육훈련이 아니다. 교육 훈련은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게 하는 방식의 하나일 뿐 육성이 아니다. 육성이란 질적으로 전혀 다른 성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새로운 관점, 새로운 지식, 새로운 행동방식, 결과적으로 새로운 역량을 갖추는 것이 육성이다. 교육훈련은 육성을 위한 제도일 뿐 육성 자체가 아니다. 직원들에게 일정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육성이 될 것으로 만족한다면 이는 경영자의 착오일 뿐이다.


육성은 기업의 영속성을 위한 것이다. 

기업에 있어서 본질적인 과제는 기업을 영속시키는 것이다. 즉 기업은 특정 기간 동안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산출하여 기업을 생존, 성장, 번영시킬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기업은 현재의 성장과 미래의 성장을 동시에 고려하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것은 올바른 경영을 실천하는 경영자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업은 올바른 의사결정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경영자를 현재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내일을 위해서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육성이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승진 계획이나 후계자 육성의 차원을 넘어서서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과 강점을 개발하고, 기업이라는 기관에서 의미 있는 공헌을 하도록 한다는 중요한 가치가 있다. 요약하면 육성은 구성원의 성장을 통해 기업의 영속을 달성하는 핵심적인 과제이다. 

GE의 전 회장이었던 잭 웰치의 집무실에는 “전략보다 사람이 우선한다(People First, Strategy Second).”는 글이 붙어 있었다고 하는데, “내 업무의 70%는 인재관리에 쓴다”라고 밝히기도 했던 웰치의 인재 최우선 정책을 잘 말해준다. 


육성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것이다.

기업에서 일을 하는 것을 개인의 입장에서 살펴보자. 근로는 단지 생계를 위한 피곤한 노동을 뜻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일이란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삶의 가치를 실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따라서 기업이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능력에 맞는 도전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부분적으로 이행하는 것이다. 일본 기업이 산업대학을 운영하고 미국 기업이 근로자를 대학에 파견하는 것은 근로자들에게 전문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려는 것도 있지만 바탕에는 이러한 사회적 책임의식이 있다. 사람을 성장시키는 일을 게을리하거나 실패하는 기업은 사회적으로 무익한 조직이다.  


육성은 단순한 승진 계획 또는 후계자 육성계획이 아니다.

경영자를 육성하기 위해 일정한 대상을 선발하고 훈련시키는 관행은 기업 세계에서 희귀한 일은 아니다. 하나의 관행으로서 많은 기업들이 이렇게 한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은 육성의 관점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사람의 발전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없으며, 경영자 계발은 현재의 직무가 아니라 미래의 직무를 수행할 사람을 개발하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계발을 가장 필요로 는 사람은 승진 유망주와 같은 선두주자들이 아니라 승진 가능성도 높지 않고 또한 해고당할 만큼 수준이 낮지도 않은 어중간한 관리자들이다. 왜냐하면 이런 사람들이 회사의 주류를 이루고 대부분이 미래에도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영자 육성은 가능한 한 넓게 다양한 관리자들에게 기회와 동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효과적으로 경영자를 육성하는 원칙과 접근방법은 어떤 것일까?


육성과 개발의 원칙

사람의 육성은 장기적인 시간을 필요로 한다. 역량의 계발은 결코 단 시간에 완료할 수 없는 일이다. 효과적으로 경영자를 육성하는 기업들은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원칙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 즉 장기적 전망 아래 일관된 방향에서 경영자를 육성하는 것이다. 뛰어난 기업은 다른 기업이 하고 있으니까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의 목표와 전략, 그간의 성공경험을 통해 걸러 낸 경영자 개발의 방향과 원칙을 준수한다. 

올바른 경영자 개발의 방향과 원칙에 대해서 드러커가 제시한 내용을 성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드러커가 경영자 개발에 대해서 지적한 내용은 많지 않지만 사람의 성장에 대한 철학과 그가 관찰한 탁월한 기업들의 실제를 통합한 것이다. 


① For All-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일부 우수한 경영자(잠재적으로)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경영자 개발이 아니며 효과적이지 않다. 미래의 경영은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환경에 대응해서 미래의 직무를 수행할 경영자를 필요로 하는데, 이것은 현재의 경영자 모두에게 요구되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우선 일부 우수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경영자 개발은 현재의 성취를 바탕으로 그 사람의 잠재력에 대한 판단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사람의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  지금 뛰어난 사람이 앞으로도 뛰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그 반대도 성립한다.  물론 성과와 능력에 대한 평가를 통해 승진시키고 보다 높은 직위의 직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은 합당한 것이지만 경영자 개발이란 미래의 기업을 이끌어 갈 경영자로서 경영자의 능력을 전면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의미하며, 승진 계획과는 다른 것이다. 왜 경영자 개발이 모두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가를 보다 상세하게 살펴보면 타당한 이유가 있다.

경영자 개발은 현재의 직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필요할 직무를 수행할 경영자의 개발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미래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경영자는 소수의 뛰어난 사람들이 아니라 우수한 경영자 집단이다.

경영자 개발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뛰어나지도 않고 크게 모자라지도 않은 현재의 경영자들이다.

승진에 초점을 맞춘 경영자 개발은 일부를 대상으로 하게 되며(10명 중에 1명, 5명 가운데 1명 등), 따라서 나머지 경영자들은 발탁되지 않게 된다. 

일부를 대상으로 하는 경영자 개발은 뒤쳐진 사람들에게 분노와 좌절감, 기업의 인사제도에 대한 불신과 혼란을 주게 되며, 이것은 철저하게 검토된 선발을 통한 경영자 개발의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다.


② For Future Works- 경영자 개발은 미래의 직무를 위한 것이다

기업은 사회를 위해 바람직한 경제적 공헌을 수행하는 존재로서 자신을 영속시키면서 사회 변화에 따라 공헌을 달리 하는 역동적인 실체다. 즉 기업은 지속 가능해야 하지만 또한 변화하는 실체다. 이 시각에서 경영자 개발은 경영자가 현재의 직무수행을 더 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에도 기업이 제대로 공헌하기 위해 경영자가 새로이 수행할 직무를 실천하기 위한 충분조건이다. 즉 경영자 개발은 미래의 필요에 초점을 맞춘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미래의 필요를 위한 경영자 개발은 다음 질문에 대한 대답을 기업에게 요구한다.

미래의 기업이 목표로 하는 것은 무엇이며 조직은 어떠한 모습이 되어야 할까?

미래 조직의 모습에 따라 조직이 필요로 하는 경영자의 직무는 어떤 것이 될 것인가? 그것은 현재와 어떻게 달라지게 되는 것인가?

미래의 경영자가 수행하는 직무에 따라 미래의 경영자가 갖추어야 하는 능력은 어떤 것인가? 어떠한 자격이 필요한 것인가?

현재의 경영자가 미래의 경영자로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그들은 어떠한 새로운 지식과 기술과 능력을 배워야 하는가?

경영자 개발이 미래의 조직과 미래의 경영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결국 기업의 비전, 전략과 경영자 개발을 연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될 때 경영자 개발은 기업의 성장 방향과 일치되는 체계적인 노력이 될 수 있다. 물론 미래의 직무를 상세하게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현재의 성과에 기초해서 일부 경영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개발 프로그램보다는 장기적으로 효과가 큰 노력이 될 것이다.


③ For Self-Development-경영자 개발은 자기 계발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미래의 경영자를 개발한다는 것은 오늘의 경영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을 의미하며 현재의 직무가 아니라 미래에 요구되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가장 올바르고 효과적인 경영자 개발은 자기 계발을 목표로 해야 한다. 즉, 어떠한 기업도 경영자 개발을 전적으로 책임질 수는 없으며 다만 경영자가 자기 계발을 하도록 방향을 제시해주고, 노력을 집중하도록 하며, 생산적으로 개발을 하도록 지원할 책임을 지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상당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경영자 계발의 성과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자기 계발의 원칙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드러커가 여러 번 지적했듯이 사람의 개발은 장기적인 성장을 의미하며, 궁극적으로 한 개인이 가진 목표 달성 능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개인의 개발은 자신의 높은 자각과 동기부여에 본질적 성과가 달린 것으로 스스로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는 계발이란 결코 '성장'을 달성할 수 없다. 

자기 주도적인 경영자 개발을 위해 계발 과정은 경영자의 직무에 연관되어야 한다. 즉 개인의 자기 계발은 직무에 대한 공헌과 직무 성과를 제고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경영자 개발은 경영자가 그의 강점과 부합하는 직무를 찾고, 최대한의 공헌을 할 수 있도록 업무현장에서 직무를 하면서 이루어질 수 있어야 힌다. 물론 별도의 교육이나 특별한 과제의 수행은 보완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은 먼저 경영자의 직무에 대해 체계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현재 이 사람이 맡고 있는 직무는 최대한의 공헌을 낳고 있는가?

이 사람의 강점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 이 사람이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이며 극복해야 하는 약점은 무엇인가?

만일, 현재의 직무가 이 사람의 강점과 맞지 않다면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 것인가? 다른 직무로 전환할 것인가?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워야 하는가?


신뢰를 갖고 꾸준하게 투자하라

요약하면 효과적인 경영자 육성과 계발은 현재 많은 기업들이 현재 수행하고 있는 노력에 대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영자 계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과연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를 산출할 수 있는가 하는 점에서이다. 교육훈련과 승계에 치중하는 좁은 관점, 일부만을 대상으로 하는 관행, 미래 직무에 대한 판단 없이 육성과 전략이 따로따로 노는 것 등.

강조하지만 올바른 육성과 계발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미래, 전체, 자기 계발의 책임, 직무 연계……

이러한 원칙을 제대로 구현하는 효과적인 육성을 위해 다음 질문을 해보라. 


<Action Point>

 우리 기업의 경영자는 미래의 경영자로서 뚜렷한 개발의 목표와 방향을 가지고 있는가? 또는 이것들을 갖도록 명확하게 요구하고 있는가?

현재 경영자의 직무는 경영자가 가진 강점에 기초해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산출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 것인가?

우리 기업이 하고 있는 경영자 개발은 모든 경영자들이 스스로 자신을 개발하도록, 보다 도전적이고 큰 기회를 활용하는 직무를 수행하도록 영향을 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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