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키바 문정엽 Dec 20. 2023

경영-분석과 직관

직관을 발휘하는 용기는 책임이 이끈다


 <커리지>라는 제목의 책을 읽었다. (최익성, 플랜비, 2023)

이 책은 경영과 리더십을 주제로 쓰인 책이다. 제목이 흥미를 끌었다.

'경영'과 '용기'라는 말은 쉽게 연관되는 말은 아닌데, 저자는 왜 이런 제목을 썼을까?


주요 주장은 이렇다.

리더 또는 경영자는 용기를 발휘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관계에 대한 용기, 결과에 대한 용기, 자신에 대한 용기가 가장 중요하다.

경영자는 자신이 용기를 발휘하는 사람인가에 대해 지속적 성찰을 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전달하는 핵심 아이디어는 경영과 경영자에 대해 내가 가진 몇 가지 신념을 다시 떠올리게 했고 재확인하도록 했다.

https://gainge.com/contents/videos/2845


경영을 보는 관점


경영학을 오랜 기간 공부했고(지금도 하는 중이다),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조직 현장에서 경영자로 일하면서 경영을 바라보는 관점, 곧 경영관을 갖게 된다. 경영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인 경영관은 모든 경영자라면 명확하게 가져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신념을 말한다. 경영관은 경영이 추구하는 목적에 대한 믿음이자, 어떻게 경영하는가에 대한 기본 원칙을 말한다. 따라서 매우 중요하다. 경영관은 경영 의사결정, 그리고 경영자의 행동을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내가 신념으로 믿는 몇 가지 중요한 생각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경영은 인문예술이다.

경영이 인문인 이유는 경영은 사람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인간행동이기 때문이다. 경영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믿는 가치, 소통과 협력을 통한 공동의 노력을 통해 사람들에게 유용한 가치(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활동이다. 곧 경영은 인간에 대한 이해, 가치, 목적을 다루는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 또한 경영이 예술인 이유는 경영은 자연과학처럼 이론이나 법칙을 발견하고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구체적인 결과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예술가가 자신이 창작한 작품을 구현하는 것처럼, 경영자는 다리, 소프트웨어,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결정하고 행동한다. 즉, 경영은 실무와 실천이다.

둘째, 경영은 지식을 가치로 바꾸는 지적 활동이다. 현재 전기자동차산업을 선도하는 테슬라(Tesla)는 머스크가 합류하기 이전까지는 전기차를 꿈꾸는 스타트업이었지만, 그가 합류한 이후 시장을 선도하는 전기자동차 기업으로 발전했다. 완전 전기차 모델, 이를 가능하게 하는 배터리 기술개발, 생산과 공급에 대한 지식이 테슬라를 오늘날의 테슬라로 만든 것이다. 가치를 만들려면 돈이나 인프라 등 여러 가지 자원이 필요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경영은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 테슬라가 시장을 선도하기 이전에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머스크 보다 돈이나 연구원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셋째, 경영자의 정의는 다른 무엇보다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전통적인 통념은 경영자는 조직에서 높은 지위, 권력 또는 권위를 가지고 지휘하는 사람이다. 이 통념은 경영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인가를 설명하지 못한다.

경영자가 누구인가는 그가 어떤 기능을 하는가로부터 파악될 수 있다. 경영자는 조직의 기관이다. 인체가 여러 기관으로 이루어져 인체가 생명을 가진 유기체로 활동할 수 있는 것처럼 경영자는 조직이 조직으로서 목적을 달성하고 기능하도록 일하는 주체이다. 즉, 경영자는 조직의 목적 달성을 위해 기능(function)하는 사람이고, 이것은 경영자는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일하는 책임을 부여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본질은 진실로 단순하다. 경영자는 책임지는 사람이다.


경영자는 무엇에 책임을 지는가


첫째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다.

경영자는 조직이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도록 결정하고 행동하는 일에 대해 책임을 진다. 이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경영자에게는 조직의 자원을 배치하고 활용하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위가 부여된 것이다. 결과를 창출하지 못하거나 미흡한 결과를 창출한다면 경영자는 책임을 다 한 것이 아니다.

둘째는 사람에 대한 책임이다.

경영자는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원을 활용하는 결정을 한다. 가장 중요한 자원은 사람이다. 사람은 조직에서 유일하게 성장하는 자원으로,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크게 기여해야 하는 주체이다. 조직에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역량을 통해 조직 목표 달성에 기여할 책임이 있다. 경영자는 이것이 확실하게 이루어지도록 일을 조직하고 모든 사람의 공헌이 최대화되도록 운영할 책임이 있다. 또한 사람이 스스로 공헌하는 사람으로 자신을 계발하고 기여하도록 도울 책임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은 사회에 대한 책임이다.

언제나 조직은 사회 속의 구성원이다. 조직이 목적을 달성하여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곧 사회에 대한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다. 사회에 대한 책임은 인간에게 보다 좋은 사회로 발전하도록 조직의 활동과 상품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이라면 경제적 영역에서, 비영리조직이라면 사회 영역에서, 공공조직이라면 공적 서비스라는 영역에서 사회에 해를 끼치지 않고, 가치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조직의 사회적 책임이다.     


경영자는 이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을 한다.

결국 경영자에게는 '무엇이 옳은 것인가?'라는 결정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결정이다.

사람과 조직에 이롭고 사회에 이로운 것이 옳은 것이다.

올바름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다. 그것은 올바름에 대한 판단은 흑과 백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옳은 것과 거의 틀린 것 사이에서의 결정이기 때문이다.


한정된 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우선해야 될 일을 결정하는 것

불확실성이 높은 신사업 진출을 결정하는 것

여러 번 도전했지만, 성과를 창출하지 못하는 프로젝트에 계속 자원을 투자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폐기해야 하는 사업, 프로세스, 경영관행을 폐기하는 결정

경영자를 선발하고 계발하고 육성하는 일

경쟁환경 속에서 조직의 독자성을 유지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혁신을 추구하는 결정


경영자와 용기


모든 의사결정은 위험을 내포한 결정이다. 혹은 위험을 포용하는 결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만일, 어떤 의사결정이 경영자에게 편안하면서 어떤 불안감이나 두려움도 제기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의사결정이 아니라 단순한 규칙의 적용일 것이다.  혹은 절차를 이행하는 결정에 불과할 것이다.


경영자가 내리는 결정은 불확실성, 위험, 실패의 가능성이 있는 결정이다.

이런 결정을 제대로, 올바로, 적시에 내리는 것은 앞서 말한 경영자의 책임 수행과 직접 연관된다.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면 결정해야 하고, 결정을 내렸다면 그 책임을 이행하기 위해 행동하는 책임을 이행하게 된다.


그래서 경영에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왜 용기가 필요한 것일까를 생각해 보자.


경영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분석적 지식과 판단이 필요하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 과거의 실패와 교훈을 복기하는 것, 미래에 대한 체계적 가정을 하는 것이 분석이다. 미흡한 분석이나 잘못된 분석은 경영자의 결정을 실패로 이끌 것이다.

그렇지만 분석 만으로는 안 된다.

목표를 달성하는 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제트기처럼 두 개의 날개가 필요하다.

분석과 직관이 두 날개이다.

분석으로 불확실성과 위험을 제거할 수는 없다. 모든 의사결정은 미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현재의 결정이고, 예상하는 미래는 아직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이 반도체 사업 진출을 결심했을 때,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전자상거래에 인생을 걸었을 때, 자신이 내린 결정이 이미 완성된 영화처럼 성공의 시나리오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또한 실패할 리가 없는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다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결정을 하고 사업에 뛰어든 것은 직관을 따른 결과이다.

직관은 위험을 포용하고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는 진지한 마음의 자세이다.

그래서 직관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경영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어떤 결정을 하고 있는가?

그 결정에서 느껴지는 두려움이 무엇인가?

이 결정을 하는 것은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솔직하게 답변할 수 있는가?


책임을 다하려면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일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결정해야 하고 행동해야 한다.

경영사상가 피터 드러커는 '우선순위를 선택하는 집중을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는데(The Effetive Executive, 1966) 바로 이 점을 말한 것이다.

바로 이 용기를 이끄는 것이 책임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