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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키바 문정엽 Jun 04. 2017

당신의 T를 찾아라

드러커에게 배우는 성공적인 경력관리

성공적인 경력은 계획된 것이 아니다. 경력은 사람들이 기회를 추구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가능해진다. 왜냐하면 자신의 강점을 알고, 일하는 방법을 알고, 가치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디에 속하고 있는가를 아는 것은 평범한 사람-열심히 일하고 능력이 있지만 특별하지 않은-을 탁월한 성취자가 되도록 한다. 
피터 드러커

성공적인 경력은 계획된 것이 아니다. 경력은 사람들이 기회를 추구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가능해진다. 왜

성공적인 경력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스스로를 관리해야 한다. 가치 있는 지식근로자로 자신을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요구는 오늘날의 지식사회가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삶의 원칙이다. 지식사회에서 가치는 지식에 달려 있고, 지식은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하기 때문이다. 지식, 사회적 효용이 있는 지식을 습득하고 지속적으로 갱신하는 것은 모든 지식근로자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되었다


이것은 인간의 삶에 일어난 극적인 전환을 말해 준다. 시야를 150여 년 전으로 돌려 보자. 불과 150여 년 전까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갔던 삶은 세습되는 신분이나 출신지역 같이 태어날 때부터 이미 주어진 것들이 정해 주었다. 귀족은 귀족으로, 평민은 평민으로, 장인은 장인으로 살아가는 삶이 자연스러운 삶이었다. 그러나, 지식사회는 사회적 세습이라는 굴레를 제거했고 동시에 삶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각각의 개인에게 요구한다.     


그렇다면 지식근로자로서 어떻게 경력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먼저 경력관리의 지향점을 분명하게 세워야 한다. 나는 '조직의 리더로서 공헌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라고 믿는다. 먼저 조직은 경력을 꽃피우는 삶의 무대가 되어야 한다. 지식사회는 조직사회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등장과 발전은 지식의 확산과 활용과 궤를 같이 한다. 지식은 다른 지식과 합쳐질 때 최대한의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고, 조직은 지식을 가진 사람들 간의 협력과 시너지를 통해 사회를 위해 가장 큰 성취를 달성하기 때문이다. 기업과 대학, 병원 등 현대적 조직이 발전한 것은 이러한 성취를 잘 말해 준다. 이들 조직들은 과거의 그 어떤 사회도 제공할 수 없었던 문명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현대 사회의 중심기관이 되었다. 


뛰어난 마케터는 뛰어난 엔지니어를 만날 때 비로소 빛난다. 탁월한 관리자는 탁월한 실무능력을 가진 직원들로 인해 결과를 만든다. 물론, 특정 분야의 독립적 전문가로서-변호사, 회계사, 의사 등- 경력을 꾸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또한 조직과 일한다. 다양한 조직-기업, 대학, 정부, 공공기관, 사회단체 등-과 함께 일한다. 독립적 전문가들도 사람들과 협력해야 하고,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또한 리더로 일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여기서 리더는 사람들을 통솔하고 이끄는 지도자가 아니다. 분명한 가치를 창출하는 필수 불가결한 존재로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즉, 자기가 맡은 분야에 대해서 전적인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지식사회에서 조직은 지식에 기반해서 운용되는 지식 조직이다. 이 조직에서 과거와 같은 명령하고 통제하는 보스는 의미가 없다. 각각의 분야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지는 지식근로자가 곧 리더가 되어야 한다. 드러커는 "지식사회에서 지식근로자는 각자가 CEO가 되어야 한다"라는 말로 이것을 명료하게 표현했다. 모든 지식근로자는 자신의 분야에서는 CEO이며, 스스로의 판단과 결정, 스스로가 보유한 지식과 능력으로 조직 목표에 기여한다.  


따라서 경력이 지향해야 하는 목표는 조직에 명확한 가치를 기여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조직에서 어떠한 리더십을 가져야 할까'를 질문해야 한다.   

곧 내가 제공하는 구체적인 가치는 조직에서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를 파악해야 한다. 


전문가가 되는 것은 필수다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프랭크와 필립 쿡이 저술한 <승자독식 사회>라는 유명한 책이 있다. 이 책은 지식사회에서 뚜렷한 가치가 있는 능력과 기술을 가지지 못하면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가장 뛰어난 소수가 대부분의 보상을 차지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냉정한 현실을 고발한다. 물론, 이러한 사회가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따져볼 수 있다. 불공정한 사회구조나 경제구조가 면책당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핵심 이슈는 배분의 불평등이 아니라 가치 창출의 불평등에 있다. 즉, 탁월한 지식은 엄청난 가치를 만들 수 있으며, 그 반대도 진실이라는 점이다. 오직 사회가 필요로 하고,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지식만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따라서 지식사회를 살아가는 지식근로자에게 전문성은 필수적인 요건이다. 전문성은 특정한 분야에서 심오한 지식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전문성을 인정하는 기준이 달라졌다. 과거처럼 고학력과 자격증을 뜻한다고 이해한다거나, 한번 전문가가 되면 평생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은 현실을 잘못 파악한 엄청난 오해이다.

 

전문성은 점점 더 유동적인 특성을 띠고 있다. 지식이 축적되는 양도 엄청나지만, 진부화와 갱신이 일어나는 속도가 날로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전문성은 자격증에 새겨져 있는 잉크만큼도 오래가지 못한다. 한 때 최첨단의 지식이 조만간 낡은 지식으로 변한다. 현재 각광받는 능력은 새로운 능력에 자리를 넘긴다. 불행한 일이지만, 내가 보유한 전문성은 그대로 두면 조만간 가치가 없는 것으로 전락한다. 


따라서, 전문성에 대한 요구는 조직, 사업, 산업,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성을 갖추도록 항상 노력하는 자세에 달려 있다. 축구로 따지자면 항상 패스하고 공을 받을 준비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전문가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 


전문성에 대한 조직의 요구는 필수적인 것이지만. 또한 조직은 모든 구성원들에게 보다 넓고 다양한 지식과 역량을 요구한다. 현대 산업과 기술이 복잡해지고 경계가 파괴되면서 사업과 상품의 특성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이라는 시장 경계의 철폐는 산업 간/기술 간 경계의 철폐를 동반하고 있다는 뜻이다.  


오늘날 통신산업은 전자, 전기기술, 네트워크 기술에 의존하는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이 아니다. 통신업은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고 소비자의 까다로운 욕구에 대응하는 소비재 산업이 되었다. 또한 소매유통업은 싼 상품을 쉽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구입하는 경험을 감동이 섞인 이야기로 만드는 체험을 팔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 들면서 유통 채널이 달라지고 있고,  상품에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찾고 또 평가하는 고객주도의 디지털 혁명이 산업의 특성을 바꾸고 있다.  


나아가 경계 철폐는 4차 산업혁명에서는 보편적 특성이 되고 있다. 이번 혁명은 과거의 혁명(1차에서 3차)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은 특정한 기술(증기, 전기, 전자, 인터넷, IT 등)이 촉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기술의 융복합에 의한 전혀 새로운 형태로 전개된다고 주장하는데 충분한 근거가 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드론, 인공지능, 3D 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기술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이 기술을 창조적으로 결합한 기업들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로 기존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으면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서 상위 10대 기업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을 보라. 10년 전에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석유회사와 거대 소비재, 금융회사는 더 이상 없다. 대신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현재의 산업 분류로 파악하기도 힘들다.


이렇게 산업의 융합화, 제품 가치의 변화, 기술혁신의 파고속에서 자신이 속한 조직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혁신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인재는 전통적인 산업지식과 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뛰어넘어야 한다. 다른 분야, 다른 지식, 다른 시장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갖고 타화 수분(他花受粉)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경영현장에 불고 있는 인문학과 예술에 대한 관심은 이러한 인식이 바탕에 있다. 미국의 'Harvard Business Review'에서는 <비즈니스 키워드 20가지, 2004>라는 리포트를 통해 'MBA 대신 MFA(예술학 석사)가 뜨고 있다'는 흐름을 지적한 바 있고, 구글 같은 혁신기업들은 특정한 분야를 넘어서는 인재,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는 인재를 찾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자신의 T를 찾아라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창조하는 것은 모든 지식근로자에게는 평생의 과제다. 현명한 전략은 자신의 T를 개발하는 것이다. 즉,  'T자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 T자형 인재란 일본의 도요타에서 처음 사용한 말로, 특정 영역에서는 전문가(Specialist)이고 경영일반에서는 보편적 교양을 가진 사람(Generalist)을 말한다. 


 T는 수직과 수평의 두 가지 축이다. 먼저 수직축은 열려 있는 전문성을 뜻한다. 학력이나 경력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면서 잘할 수 있는 분야,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분야를 찾고, 최소한 남에게 가르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다.  

수평축은 응용력을 위한 넓은 토대를 말한다. 즉, 자신의 전문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인접 분야에 대해 폭넓은 교양과 이해력을 말한다. 이러한 토대가 있는 인재를 통해 컴퓨터공학과 미학이 만나서 아름다운 컴퓨터를 만들고, 기계공학과 심리학이 만나서 고객이 사랑하는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처럼 T자형 인재는 수직과 수평으로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지식, 경험, 성공의 사례를 넓혀 나가는 사람이다.  


깊이와 넓이를 갖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물론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왜 나의 세대에서 이렇게 도전적인 사회가 등장한 것인가?'라고 불평할 필요는 없다. 인류가 살아온 사회에서 특정한 하나의 기술로서 승부하는 것은 그 언제나 어려운 일이었고, 일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발명왕 에디슨의 사례는 위로를 준다. 에디슨은 천재적인 기술력을 가진 엔지니어였다. 그런데, 에디슨이 뛰어난 업적은 달성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엔지니어의 천재성보다는 다른 부분이 기여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팀을 꾸리고, 이들을 통해 효과적으로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 탁월한 관리자였다. 곧, 그는 T자형 인재였다. 


당신의 T는 무엇인가? 그것을 찾는 것이 성공하는 경력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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