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세 남자 환자, 119 구조대원의 말로는 전동 킥보드를 타다 넘어져서 우측 어깨와 가슴 통증이 심하다고 했다.
처음 든 생각은, 나도 전동 킥보드는 타본 적이 없고 탈 생각도 없는데 나보다 20살 이상 나이가 있는 분이 전동 킥보드를 탔다고? 그리고 넘어졌다고?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내가 너무 나이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그래도 그렇지… 지금까지 주변에서 50대 이상인 분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런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생경한데, 킥보드를 타다 돌 뿌리에 걸려 넘어졌다고?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1,000개도 넘을 것 같은 주름을 바탕으로 인상을 찌푸린 환자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검사 시행 후 병명은 ‘Multiple rib fracture’, 비 전문가가 X레이를 봐도 3개 이상의 갈비뼈가 골절된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갈비뼈만 살짝 금이 간 수준이면 다행인데 이 환자의 상태는 긴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 이런 경우는 우리 병원에서 바로 수술하기 어렵고 권역외상센터에 가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병원과 권역외상센터까진 많이 멀진 않지만 환자는 그만큼 더 고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아마도, 난 죽을 때까지 전동 킥보드는 타지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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