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원에서 코로나에 걸려 왔습니다. 태권도인지 영어인지 예측이 어렵습니다. 엄마의 직감으론 태권도 같습니다. 아무래도 더 여럿이 모여 있고 운동하면서 땀도 흘리니까요. 하여튼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유행이 우리에게도 찾아온 것뿐이죠. 시종일관 피해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게 아닌 이상 차라리 잘 되었단 생각이 듭니다.
선배 이야기를 교훈 삼아, 아이에게 불안감이나 죄책감을 주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에 걸렸지만 그냥 감기라고 하고 안심시켰습니다.
(갑자기 궁금증이 생기네요. 이렇게 아이를 안심시키기 위해 한 거짓말은 죄인가요? 아닌가요? 코로나도 크게 보면 ‘감기’의 일종이니까 칸트의 정언 명령을 따른 것이 맞겠죠?)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이틀 차를 두고 엄마 아빠에게 코로나가 옮겨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열이 오르고 목이 아프네요. 아이에게 코로나는 숨겼지만 감기는 숨길 수 없었습니다. 눈 앞에서 콜록이고 힘 없이 있는데 갓난 아기가 아닌 이상 누구나 눈치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한 마디 합니다.
“내가 감기 걸려와서 엄마 아빠한테 옮겼네, 미안해.”
코로나에 정신 팔려 감기도 아이 마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했습니다. 바보 같으니라고. 가족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아무리 아파도 아이 앞에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 코로나 걸린 친구 이야기, 각색 -
<코로나 걸린 선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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