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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가와

자비출판 딜레마(10)_이게 보장되면 출간하세요!

by 작가와
자비출판의 딜레마_10 출판사 외면시 선택지.PNG

유명한 출판사를 통해서 기획 출판으로 책을 내고 싶은데 퇴짜를 맞았다면 결국 기획서를 보완해야 돼요. 힘들게 원고를 마무리 했는데 원고를 다시 쓰긴 쉽지 않으니까요. 출판기획서엔 ‘이 책(한 권으로 끝내는 OJT)은 회사 교육 담당자를 타깃 고객으로 하고 있는데, 출간하면 수요층이 분명히 있다’와 같은 내용들도 잘 표현되어야 하고 ‘이 책과 유사한 책은 어떤 책들이 있는데 그런 책들과 OJT는 이런 차별점이 있다’와 같은 내용도 작가가 직접 다 써야 돼요. 여기에 가설적 목차라고 해도 OJT 목차를 반면교사 삼아 매력적으로 써야 하고, 원고의 일부 글도 흥미진진해야 하며, 담당자가 내 기획서를 볼 때 배고프지 않은 상태의 좋은 기분이어야 하니까…출판사와 계약 맺기가 어렵죠.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느냐’ 이때 대안이 직접 출판하는 거죠. 여기서 고려할 것이 있는데 ‘출판하면 사줄게’라고 말하는 확보 고객이 어느 정도 있어야 됩니다. 이게 정말 중요해요. 출판했는데 아무도 안 사주면 생돈 1,000만원을 버리는 셈이 되는데 ‘무조건 사줄게’라는 고객이 있으면 일부 돈이라도 건지니까요.


‘잠깐! 자비 출판에 정말 1,000만원 드나요?’

네, 소위 말하는 책다운 책을 몇 천부 찍으려면 그 정도 원가가 발생해요. 저희도 직접 글 쓰는 데 투입한 시간 외에 2도 인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쇄비가 약 400만 원, 책 표지, 내지 등의 디자인에 약 400만 원, 홍보도 약간 하는 등 나머지 이것저것 하느라 약 100만 원 정도 쓴 것 같아요.

책을 사준다는 분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잖아요. 저희는 기업 임직원 대상으로 교육하는 것도 있어서 기존 기업 고객분들에게 책 나오면 살지 물어봤거든요. 이 분들이 ‘너무너무 좋다’, ‘야! 그거 책만 나오면 우리가 무조건 100부는 사줄게’ 등의 피드백을 주셔서 장미빛 희망으로 500권은 팔리리라 예상했거든요. 이 결말은 조금 뒤에 말씀드리고…


자비출판의 딜레마_10-2 텀블벅 활용.png

제가 의심이 많아 플랜 B도 준비를 했죠. 그때 이용한 게 텀블벅이었어요. 텀블벅이라고 크라우드 펀딩을 도와주는 사이트에요. 저희가 이용할 때보다 지금은 더 업그레이드 되었던데, 예나 지금이나 아무거나 다 올릴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여기 나름대로 심사 기준이 있어서 거기에 맞춰 글과 사진을 업로드 해야 해요. 저희도 그 기준에 맞춰 내용을 쓰고, 책을 선 구매하면 책에 나오는 리서치 자료와 PPT 자료(더미 팩, 미리 그려놓은 도식화된 이미지)와 Ball park figure 엑셀 파일 등 이것저것 파일 선물을 함께 준다고 하면서 활용했죠. 위 그림 보시면 목표 금액이 200만 원이었는데 간신히 100%는 달성했어요. 미리 고백하면 지인들 있잖아요, 가족, 친척, 친구 이런 분들한테 판 게 약 4분의 1은 된 것 같아요. ‘네가 뭐 한다는데 불쌍해서 사줄게’ 뭐 이런 느낌? 나머지도 완전 모르는 사람이 사준 비중은 별로 크지 않아요. 결국 영업을 한 거죠.

어쨌든 책 1권에 만 원이라고 계산하면 기업고객이 500만 원, 텀블벅에서 200만 원, 그러면 자비 출판 부담이 확 줄잖아요. 좀 더 정확히 900만 원 투자와 200만 원 투자의 차이에서 오는 부담감은… 제가 생계형 직장인이어서 지금도 엄청 커요.

자, 이제 여쭤볼게요 기업 고객들이 사준다고 한 양이 500권이었잖아요. 근데 이 분들이 500권을 사줬을까요? 안 사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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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500권 안 사줬어요. 그렇게 얘기했던 분들 통해서 책이 실제로 팔린 거는 그 당시에 한 50권도 안 됐어요. 즉 10%도 안 돼요, 그런 말을 믿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렇다고 섭섭해 할 필요도 없어요. 그게 원래 자연 법칙이고 당연한 거니까요. 그분들도 한 번에 100권 사려면 윗 분들에게 기안 올리고 승인 받아야 하는데, 그 과정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진행되어야지 무리할 수는 없으니까요. 따라서 앞서 말한 텀블벅 통해서 강매하는 게 아닌 이상 책만 내면 그냥 팔린다는 생각은 보수적으로 안 하는 편이 좋아요.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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