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비 출판해야 하나? 이제 글만 쓰면 안 될까요? 출판사 등록 얘기하기 전에 잠깐 생각할 것이 있는데 ‘출판사가 언제, 왜 필요하냐’ 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크게 네 가지 정도 이유가 있습니다.
출판사 등록이 필요한 때와 고려사항
‘나는 그냥 책 쓰고 끝내는 게 아니라 이것으로 하나의 사업을 하고 싶어’ 그렇다면 망설이지 말고 사업자 신고하고요, 개인 사업자든 법인사업자든 사업자 신고하고 출판사를 등록한 다음에 활동하시길 권합니다.
이미 인세가 솔찬이 들어온다. 그래서 사업자 신고하는 것이 세제혜택이 더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사업 소득 세금을 고려해야 돼요. 사업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닌 개인 작가로 활동할 경우 기타 소득세를 내면 되고요. 사업 소득은 3.3%고 기타 소득은 8.8%인데, ‘기타 소득세율이 더 높으니까 이게 불리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기타 소득의 60%를 필요경비로 인정을 해주기 세금을 부과하는 부분은 실제 소득액(작가님에겐 인세)의 40%에 세금을 부과해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내가 인세로 100만원을 받는다고 할 때 그 중 40만원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는데, 이 때의 기타소득 세율은 22%이기 때문에 8.8만원을 세금으로 낸단 의미에요. 그래서 전체 100만원 중 8.8%가 기타소득세율이라고 보면 되는거죠.
근데 사업 소득 같은 경우 매출(인세)의 3.3%를 세금으로 내지만 비용 인정을 해주지 않아요. 즉 천만 원을 벌었다고 하면, 천만 원에 대해서 세금을 다 내야 되거든요. 세율은 소득 구간에 따라 다르고요. 그래서 이게 뭐가 차이가 있는지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따로 고민하고 공부하시면 되요.
좀 복잡하죠? 우리 작가 입장에서 책을 내고 인세 수입을 생각하면 이것만 구분하시면 돼요. 일단 인세가 크지 않다면 기타 소득이 세금 측면에서 유리하고 종합소득세 신고도 신경 쓸 필요가 없기 때문에 편하다. 그럼 인세는 어느 정도까지? 정확한 금액은 까먹었는데 약 구백 몇 십만 원까지의 인세는 기타 소득이 낫다고 해요. 기타 소득으로 순수하게 약 930만 원이 넘지 않으면 국세청 직원들이 이거 가지고서 따지지 않는대요. 애초에 들여다보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인세에 60% 비용 빼고, 다른 내역도 계산하고 하다 보면 세금을 걷어봤자 얼마 안 되니까 그건 아예 신경을 안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사업으로 돈을 굉장히 많이 벌고 이걸 제대로 하고 싶다' 또는 출판사 운영을 통해 다른 일도 하려는 게 아니면 기존 출판사를 이용하는 게 나을 수 있는 거죠.
그 다음 책을 출판하려면 ISBN이 필요하거든요. 이게 왜 필요하냐면 교보, YES24, 밀리의 서재 등에 책을 유통시키려면 ISBN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크몽에 유통하는 것과 교보에 유통하는 것이 다른데 크몽은 일단 pdf가 필요하고요 교보는 pdf도 있긴 한데 이런 서점에선 보통 EPUB으로 책이 유통되거든요. 또 하난 우리가 아는 서점의 전자책은 DRM(Digital Rights Management )이라고 하는 보안 시스템이 잘 갖춰 있는데, 크몽 같은 곳의 pdf 파일은 복제 및 공유가 정말 쉽거든요. 여기선 pdf 파일 구매자가 다운로드한 pdf 파일을 친구한테 카톡으로도 줄 수 있어요.
그래서 이런 아쉬움 때문에 교보 같은 서점에 유통시키고 싶은 분들도 있는데, 이 때 필요한 ISBN을 발급받으려면 출판사가 있어야 돼요. 그래서 기존 출판사에 부탁해 ISBN 신청을 하려니까 돈이 들거나, 부탁하는 게 귀찮거나, 신청하고 기다리는데 시간이 걸리거나 등등... 이런 게 나 짜증 난다 하면 출판사를 등록하는 게 나을 수 있는 거죠. 장기적으로 책을 몇 십 권 이상 출판하실 계획이라면요.
개인이 교보에 종이책을 유통시키는 방법으로 POD(Publish On Demand)라는 것도 있는데, 이건 독자가 책을 주문하면 그 때 한 권 한 권 제작하는 방식이에요. 작가님들이 소장용으로 만들고 직접 구입해서 주변에 나눠드리기도 하고요. 근데 ‘자비 출판’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1,000부 이상의 인쇄를 염두하는 경우가 많아서 POD를 생각하는 분들과는 출판 목적이 조금 다르다고 보시면 되요.
끝으로 기존에 저희처럼 김영사, 더난, 이런 데 책 내달라고 연락을 했는데 출판사로부터 다 퇴짜를 맞은 거예요. 그러면 밀려오는 짜증, 실망, 번뇌 등으로 속으로만 알파벳 I와 C를 내뱉는거죠. 이러면 이제 ‘내가 그냥 하고 만다’란 생각과 함께 어느 순간 출판사를 등록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되요. 근데 지금은 대안이 있습니다. 네, 저희 작가와! 이제 막간의 홍보 아닌 홍보 같은 정말 편한 ‘작가와’가 그런 허드렛 일들을 다 대신해드린다.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