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작가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와 Jul 13. 2024

미용실에서 글감과 영감을 얻다니

미용실의 고객, Dall-e 활용

머리카락이 길어지면 집이나 회사 근처 아무 곳이나 가까우면서도 저렴한 미용실에 간다. 그러나 시간 여유가 있으면 약 10년 동안 단골로 다닌, 조금 비싼 미용실에 갈 때도 있다. 


비싼 미용실은 저렴한 미용실보다 서비스가 더 좋은데, 그건 바로 좋은 샴푸로 머리를 감겨주면서 머리 지압을 해주는 것이다. 이 일은 헤어 디자이너(미용사라고 하면 뭔가 제대로 된 설명이 아닌 것 같고 이분들의 일을 평가 절하하는 느낌은 나만 갖는 것인지…)가 하지 않고 보조님이 한다. 그래서 갈 때마다 머리를 감겨주는 분들이 다른데, 서너 번 가게 되면 예전에 내 머릴 만진 분이 다시 머리를 감겨줄 때도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편의상 오늘 내 머릴 감겨준 분을 J라고 하겠다. J는 정말 특별할 것이 없고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J와 만난 날이 기억난다. 왜냐하면 그때까지 받아본 머리 감기 및 지압 서비스가 가장 별로였기 때문이다. 손가락 끝의 이동도 밋밋하고 속도도 일정하고 세기도 어중간했다. 그냥 머리를 감겨주었고 머리를 눌러 주었다. 


‘흠, 다음엔 이 분이 (머리를) 감겨주지 않으면 좋겠다.’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오늘 다시 만난 것이다. 그래서 샴푸 의자에 앉아 머리를 뒤로 젖히면서 마음을 내려 놓고 있었는데, 


‘아니? 이 시원함은 뭐지?’ 

머리 부위에 따라 손가락 끝과 손등가락(손가락 관절의 바깥 부분)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적절한 타이밍에 손가락-머리카락-두피의 마찰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리듬을 타고 있었다. 게다가 지압할 때는 머리에서 뒷목까지 레가토가 아닌 스타카토로,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마사지를 해주어 짧은 시간 동안 피로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아니 풀렸다. 


‘보조님이 달라졌어요!’라고 마음의 소리가 들렸지만 겉으론 조용히 있었다. 그래야 이 즐거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으니까. 


미용실의 다른 선배나 동료가 이 보조님에게 지적 또는 피드백을 했을 수도 있고, 혼자 깨우친 것일 수도 있다. (아, 어떻게 기술을 더 향상시킬 수 있었는지 물어볼 걸…) 무엇이든 이전보다 발전했다. 알려줘도 안 하는 경우가 태반인데, 이 분은 그게 아니었다. 학습하고 성장한 것이다. 이 상황을 경험할 수 있게 되어 감사했고 행복했다. (글감을 주었으니까!)


머리를 감겨주고 지압하는 일에서도 사람마다 실력의 차이가 있고 누구나 더 성장할 수 있는데, 내 생각을 정리해 글을 쓰는 실력 향상은 오죽할까. 


미용실 보조님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도 이렇게 좋은데, 우리 작가님들이 더욱 더 잘 되는 걸 보는 건 얼마나 더 행복할까? 


>우리, 글쓰기로 함께 성장해봐요. -> '베(스트)셀(러)스터디' 보러 가기

https://jakkawa.notion.site/431ea967fe1649139dc710b4b851aacf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