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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해룡 C Dragon Jan 20. 2021

한 앨범에서 두 곡의 히트곡을 경험하다. vol.8

김정민  Goodbye my friend 작사(노랫말)

무한지애가 두 번째 타이틀이 되었지만 거의 동시에 Goodbye my friend 도 같이 히트를 하기 시작했어요.
앨범에 3곡이 히트하는 건 그리 흔치 않은데 곡들이 너무 좋고 가수의 기세가 좋은 상황이라서 운 좋게도 김정민 3집에서는 두곡의 히트곡이 생긴 거죠.

1996년  어느 봄날 마지막 약속으로 히트곡을 가지게 되었지만 여느 날처럼 친구 카페를 도와주고 있었어요.
정민이 2집이 히트하자 성진이를 비롯해 후배 작곡가 최남욱 에게도 기회가 주어졌어요.

남욱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후배였고 , 어릴 때부터 조규만과 한가람 이란 록밴드도 하던 록밴드 기타리스트이면서 작곡도 잘하는 후배였어요.
우리들 중에서 제일 먼저 히트곡을 가진 후배였고요
허준호 배우의 반항 2라는 곡으로 실력을 인정받았죠
그때 남욱이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 그런 것들이 자극이 돼서 더노력했었나 봐요 -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데 성진이랑 남욱이가 데모를 들고 왔어요.
남욱이 데모를 들었는데 허밍으로 부르다가 C파트에서 갑자기  Goodbye my friend라고 불러 논거예요.
제가 늘 테마를 미리 써놓는데 제가 쓴 테마 중에 Goodbye my girl이라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남욱이한테 글을 보여주면서 제가 꼭 쓰고 싶다고 했죠.( 졸라도 될 정로 친한 사이였어요 )

그 당시 1차적으로 작사는 작곡가가 보통 정해서 썼다가 회사에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꾸니까
남욱이가 흔쾌히 내게 기회를 주었고
일이 끝나면 카페 숙소에서 가사를 쓰곤 했죠.
알다시피 가사 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글을 쓰다가 잘 안되면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잠시 머리도 식힐 겸 무라카미 하루키의 "태엽 감는 새"를 몇 장보다가 어느새 한 권을 거의 다 읽어버린 거예요.
살다 보면 그런 게 있어요 표식, 상징 같은 게 있어요 이 책을 다 읽어야 가사를 쓸 수 있겠다는 그런 상징 같은 거요 그래서 다음날 2권을 더사서 3일 만에 세 권을 다 읽었죠.
책이 가사에 녹아들진 않았겠지만 어쨌든 숙제를 마 친기분이라 홀가분하게 글을 쓸 수 있더라고요.
쉽게 말하면 "화두"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3집에 4곡 ( 무한지애 , Goodbye my friend , 가면 , Dreaming)을 쓰다 보니 시간적으로도 모자랐지만
Goodbye my friend는 중요한 C파트가 이미 결론나 있으니까 어떻게 친구에게 이별을 고하느냐 하는 설정을 잡으면 되는 거라서 어찌 보면 운이 좋았던 거죠.

터프가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김정민이란 가수가 사랑이냐 우정이냐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떨까? 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클리셰가 가득하긴 하지만  우정을 위해 사랑을 양보하는 결론으로 가사를 써나갔어요.
사실 Goodbye my friend라는 문장과 멜로디가 워낙 강해서 다른가 사는 어떻게 써도 좋을 정도였어요.
요즘엔 단어만 고쳐도 공동 작사가 되는데 그 시절엔 전체적으로 쓴 사람에게 그냥 저작권을 인정하곤 했어요.

늘 고마워했지만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남욱아 고마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줬고
세 번째 타이틀이 돼서 새롭게 편곡한 D파트가 있는 곡으로 녹음을 다시 하고 방송을 했어요.
후배를 잘 만나서 또한 곡의 히트곡이 생겼네요

녹음이 끝날 무렵 정민이의 친한 친구가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하늘나라로 가게 됐고 그래서 앨범엔 친구에게 바치는 곡으로 표기하게 되었어요.

이 앨범을 끝내고 집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청담동 작은 투룸을 얻고는 한쪽 방에선 성진이 남욱이 가 작곡을 하고 다른 방에서는 내가 작사를 하는 청담 팩토리 시절이 시작되었어요.
카페 서빙이나 인테리어는 그만두고 온전히 작사만 하면서 살게 되다니 정말 꿈같은 일이 현실에서 이뤄진 거예요.

p.s
2021년 다시 작사를 하고 있어요
예전처럼 유명한 가수의 작업은 아니지만 그냥 작사하는 게 좋고  그 자체가 행복하다는 걸 느끼며 더디게 나아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Goodbye my friend

작사 하해룡
작곡 최남욱
편곡 김형석


Goodbye My Friend
언제까지나 너를 지켜 줄 거야
너를 만난 후 알게 되었어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우정을
누구와도 말하지 못하는 슬픔을
함께 했었지
어떤 무엇도 우리 우정을
갈라 놀 수 없다고 느꼈던 거야
하지만 너의 고백 속에서
사랑한 사람이 하나인걸 알았어
Goodbye My Friend 언제까지나
우리들의 슬픈 사랑을 위해
Goodbye My Friend 언제까지나
너를 지켜 줄 거야
이젠 널 위해 말하지 못한
내 사랑을 숨긴 채 살아가겠지
눈물로 대신할 수 없었던
아픔을 감추며 떠나야만 하겠지
Goodbye My Friend. 언제까지나
우리들의 슬픈 사랑을 위해
Goodbye My Friend. 언제까지나
너를 지켜 줄 거야
Goodbye My Friend. 언제까지나
우리들의 슬픈 사랑을 위해
Goodbye My Fried. 떠나야겠어
너의 사랑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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