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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이 Dec 04. 2020

자동차 와이퍼

명절 고향 다녀오는 길


눈, 비 달려드는 미끄러운 고속도로에


산지옥 같은 한밤을 뚫고 온 아들네는


자동차를 후려치는 빨간 채찍들로


눈에 핏발이 선다


'노면 습기 주의' 형광판은


쇳소리를 내며  깜박거리고


살림살이로 경련을 일으켰던


어머님의 손바닥은


펴지도 오므리지도 못한 채


아들의 뿌예진 차창을


초침보다 빨리


삐걱 소리를 내며 닦는다


차창에 몰아치는 눈발의


울먹이는 어둠을 휘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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