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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이 Dec 03. 2020

지구온난화

배고픈 숨 헐떡이는 북극곰은

퍼석하게 늙어가는 빙하가

더 이상 길을 놓아주지 않아서

가슴을 비비대며 허덕인다


깃털 없는 남극 아기펭귄 수천 마리

저체온증으로 죽어 떠다녔다

펭귄 난민들  곳이 없다


기름에 박제되어 가던 새들

마지막 숨결에

검은 악취 내뱉는다


썩지 않는 질긴 폐비닐들

물고기들 숨구멍을 파고드니

부르르 찢기며 칭칭 휘감긴다


플라스틱 고리 목에 걸려

 켁켁 대는 물개들

살이 파여 움찔움찔

우짖는 소리를 떨군다


해파리 같은 플라스틱 조각들

거북이 창자를 찌르고

토해낼 수 없는 소화불량증

내장통증 섬이 된


녹아내린 빙하가 땅을 삼킨다

살인적인 폭염이 도시를 태운

열 높은 바다가 곪아 터진다

미세 플라스틱 먹이사슬 끝

사람의 몸에 쓰레기가 스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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