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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이 Dec 09. 2020

이불 세탁을 하며


세탁기 세상에 던져졌을 땐
제법 묵은  때 경험 쌓여
똬리 틀고 앉아 예상했지
빙빙 쳇바퀴 도는 일상이 될 거라고

오늘이라는 한 바퀴를 돌 때마다
고민해봤자 돌고 도는 세상이고
최악이라 해봤자 세탁기가 멈추는 거고
힘들어봤자 털털, 탈수밖에 더 되겠냐?


불쑥불쑥 분출되는 억울함도 

구깃구깃 욱여넣었지


비틀리고 솟구치는 역류를 참아내니
딩동댕
세탁 마침 외침과 더불어
휘리릭 허공으로  펄럭댄다

세탁 동굴 밖으로 탈출이다!

억눌린 무게를 털어 놓으니

한결 숨쉬기는 가볍다


세탁이 끝나면 바로
햇볕에 널리는
새로운 세탁이 시작된다

산다는 것의 찌든 얼룩은 

욕망과 결핍의 상처라
어떻게 세탁해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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