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짜리짜리 Jun 23. 2022

천천히 공사 중

아이와 함께 시골 외할머니 할아버지 댁을 방문했다. 4월 말 방문하고 약 한 달 뒤 다시 방문.


시골집 가까운 도로가 일부 구간이 자갈로 깔려 공사 중이었는데 지금도 그랬다. 울퉁불퉁 길 위를 운전하는 아빠가 엄마에게 “아직도 공사 중이네, 놀면서 공사하는 거 아니야? “ 라며 시골집 도착을 위해 달려온 피곤함과 긴장을 유머스럽게 이야기하는 말을 10살 아이가 듣고 진지하게 말한다.


“엄마~ 천천히 공사 중이라고 쓰여있네. 저렇게 천천히 공사한다고  대놓고 써 놓고 일하네~.”라고 말한다.  공사장 옆에 세워진 “공사 중 천천히”라고 쓰인 세로글씨를 아이는 천천히 공사 중이라고 이해를 한 것이다.  아이의 말에 5시간 달려온 피곤함이 웃음으로 싹 가셨다.  


아이의 순수함, 상상력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말과 글은 듣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다름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했던 수많은 말과 글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겠구나 싶어 새삼 미안하고 조심스러워집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의 돈 그릇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