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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Mar 24. 2016

할레이바, 노스쇼어의 심장

와이키키 해변이 더 이상 끌리지 않으면 할레이바로 가 쿠아아이나 버거를


하와이의 빅아일랜드(Big Island)를 알고 난 이후 하와이 여행을 계획했다. 너무나 멋진 바람과 바다 그리고 화산을 몸으로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우나케아에 있는 천문대를 내 눈으로 보고 싶었다. 나는 별을 바라보는 사람에 속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계획은 오랜 시간이 흐른 2015년 여름날, 드디어 이루어졌다. 다녀와서도 계속 풍경을 잊을 수 없는 그곳, 이렇게 글을 적으며 다시 그때를 떠올려본다. 잊을 수 없는 3주간의 기억은 이제 머릿속과 사진으로만 존재한다.



하와이를 짧게 다녀오는 여행객이라면 보통 오아후에만 머물다가 돌아간다. 오아후에서도 와이키키 비치 지역 위주로 여행을 하게 된다. 짧은 일정에 여러 섬을 돌아다니는 것도 지치고 숙소를 옮기는 것 또한 쉽지 않기에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긴 일정으로 오아후를 오게 되면 반드시 들리게 되는 곳이 있다. 하와이의 오래전 모습을 보여주는 할레이바라는 마을로 자연스레 향하게 되는 것이다. 오아후 섬 북쪽 노스쇼어 지역에 위치한 마을로 수많은 배낭여행객들을 유혹하는 그곳. 할레이바 타운 또는 할레이바 마을은 일반적으로 새우 트럭과 쉐이브 아이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연 할레이바의 매력이 이것 뿐일까? 와이키키에서 차를 타고 달리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이곳은 어떤 곳일까?



오아후의 북적거림에 지쳤다면 북쪽으로 걸음을 옮겨라. 오아후의 북쪽, 노스쇼어 근처에 할레이바라는 작은 마을로 말이다. 노스쇼어에서 서핑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을 위해 한 달 넘게 숙박 가능한 합리적인 가격의 숙소들이 즐비해 있는 이 곳. 다양한 커피숍과 지역 특산품을 파는 카페, 서핑을 가르쳐주는 서핑 샵, 그리고 할레이바에서 가장 유명한 쿠아아이나 버거집도 있는 곳. 노스쇼어를 향해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은 2차선인데 드라이브를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한없이 들뜨게 하는 운전 코스다. 한없이 넓게 펼쳐진 진한 녹음에 하얀 구름, 그리고 하얀 구름 뒤로 숨어서 이 정도의 파란 하늘을 네가 본 적이 있냐고 당당히 소리치는 오아후의 하늘. 이런 드라이브 코스라면 몇 시간이라도 운전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와이키키에서 달려와 도착한 이 곳. 나는 할레이바 타운에서 가장 매력을 끌었던 것은 새우 트럭도 아닌 쉐이브 아이스도 아닌 바로 버거였다. 국내에도 즐비한 수제 버거집을 하와이에 가서도 먹었다니 이해가 잘 안 될 수 있다. 나 역시 그랬다. 그렇지만 난 이 드라이브 코스를 한 번이 아닌 두 번이나 달렸다. 물론 쿠아아이나 버거를 맛보기 위해서다. 순전히 이것 때문에 간 것은 아니지만 북쪽을 여행하려고 올라가다 보니 배가 고팠고 그래서 주저 없이 다시 선택한 버거.



쿠아아이나 버거집(KUAAINA BURGER)에 드디어 도착. 바로 옆이 할레이바에서 그래도 이름 값하는 서핑스쿨이다. 이 버거를 먹기 위해 할레이바를 두 번 방문했는데 이곳의 인상은 한마디로 노스쇼어의 심장이라는 단어로 표현 가능하다. 노스쇼어는 북쪽 해안선 지역이 천해의 바다를 가지고 있고 이를 보러 오는 미국인들과 유럽, 호주인들이 장기간 서핑을 즐기며 숙박하는 곳이 바로 할레이바인 것이다. 이 할레이바가 없다면 노스쇼어는 그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질 못한다. 푸른 하늘이 하얀 구름에 가려서 흐리게만 보이는 하늘처럼 북쪽의 할레이바가 있기에 노스쇼어라는 장소가 사람들에게 고이 간직되는 것이리라.



버거 가격이 10불이 채 안 한다. 다양한 토핑을 넣어도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 와이키키의 높은 물가를 경험한 관광객들이 버거를 맛본 후 다시 그 맛을 보기 위해 출국 전에 다시 한번 이곳을 들린다는 말을 믿지 않았는데 나 역시 두 번이나 갔다. 할레이바와 와이키키는 완전히 다른 장소다. 그곳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과 건물들 그리고 맛볼 수 있는 음식들과 공기들까지 너무나 달랐다. 최첨단의 관광도시와 북적북적한 흥이 흘러넘치는 시골마을이랄까..



할레이바 타운 하면 새우 트럭이 딱 떠오른다. 무한도전이 왔다 갔기 때문에 자연스레 기억에 저장된 그곳. 하지만 버거를 위해 새우 따위는 던져버렸다. 같은 음식을 두 번 먹기보다 다양한 종류를 먹기를 선호하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오아후 북쪽으로 드라이브를 떠나게 되면 꼭 다른 음식은 먹지 마시라. 노스쇼어 쪽에서는 쿠아아니아 버거만 계속 먹어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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