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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Oct 10. 2015

그레이스톤 와이너리에 끌리다

스케치 한 장에 마음을 빼앗기다


사진 한 장에 끌린 적이 있는가?


강렬한 사진 한장은 어떠한 글보다 뛰어나다. 뛰어난 사진은 단 한순간에 사로잡을 수 있는 마력이 존재한다. 그림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최근 한 장의 와이너리 스케치를 보았다. 지금까지 가보고 싶었던 와이너리는 프랑스의 부르고뉴, 상퍄뉴, 보르도와 독일이 전부였다. 미국의 나파밸리 조차 그렇게 끌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단 한 장의 스케치가 나의 마음을 잡아챘다. 그레이스톤 와이너리(GRAYSTONE WINERY)가 그곳이다. 생소할 것이다. 나 역시 처음 스케치를 보고 그리고 그들의 와인을 맛본 것이 다니까 말이다. 뉴질랜드 남섬에 위치한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 북쪽 지역인 와이파라 밸리(WAIPARA VALLEY)에 세워져 있다. 리슬링, 피노 그리, 쇼비뇽 블랑, 샤르도네, 게부르츠트라미너, 피노누아, 쉬라를 생산해내는 이곳은 뉴질랜드 방문시 꼭 들러야 할 곳으로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와이파라 지역이다. 뉴질랜드 남섬의 주요 와인 산지는 말보로(MARLBOROUGH)이긴 하지만 최근에 와이파라 지역의 와인들도 하나 둘 씩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위의 지도에서 표시된 파란 부분 바로 위가 말보로 와인 생산지다.


뉴질랜드 여행을 하게 된다면 3일 정도 시간을 내어 말보로 지역의 모든 와이너리 투어를 하고 싶었는데 저 사진 스케치 한 장으로 이제는 와이파라 지역까지 갈  수밖에 없다. 스케치에 나온 그레이스톤의 와이너리를 걷는 상상을 해본다.




찬 겨울바람을 맞으며 비행기에 올랐다. 그렇게 시작된 뉴질랜드 와이너리 투어는 내 눈앞에 그레이스톤 와이너리를 보여주고 있다. 강열한 햇살은 이곳이 남반구인 것을 직시하게 한다. 따가운 햇살을 맞이하며 한 발짝씩 포도밭 사이를 걷는다. 그레이스톤 와이너리는 거의 대부분의 품종을 재배하고 있으며 조그마한 샛길로 그 경계를 구분하고 있다. 게부르츠트라미너 포도밭을 바라보고 걷다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피노누아 포도밭이다. 바람이 신선한 것이 여름 햇살을 쫓아준다. 이윽고 모든 밭을  한 번씩 걸으며 시음장소로 향한다. 그리고 와인을 저장한 창고를 보여준다. 해가 중천에서 한쪽으로 기울어가지만 여전히 햇살은 강하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쇼비뇽 블랑 한잔을 입에 머금는다. 눈을 감는다. 그리고 그 향들을 음미하는데 눈을 뜨니 서울 내 자리다.



사진 한장은 사람의 상상력을 최고조로 자극시킨다. 그것이 사진의 매력이다. 그 사진들 중에서 으뜸은 와이너리를 배경으로 한 사진이라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나는 와이너리를 배경으로 하는 사진에서 상상력이 최고로 높아지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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