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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th Point Oct 15. 2015

개밥바라기별 바라보기

밤하늘에서 금성과 목성 그리고 화성을 만나다


밤하늘은 항상 많은 것을 알려준다.
잊어버린 기억 역시 밤하늘을 통해 쉽게 알수있기도 하다.


2015년 10월 15일 새벽 5시 15분, 바람은 고요하며 하늘에 구름이 살짝 비친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챌 수 없는 구름의 무리가 아주 천천히 흐른다. 운동 가려고 나섰다가 동녘 하늘을 바라보며 아차 했다. 이 맘 때가 목성과 화성 그리고 금성이 비슷한 장소에 위치하게 되는데 잊어버렸던 것이다. 하늘의 빛나는 금성과 목성이 나의 새벽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고요한 적막 속에서 금성과 목성이 눈앞에 펼쳐지고 오리온 자리의 삼태성 세개의 별과 소삼태성 중 두개의 별이 자신의 속살을 보여주었다. 살며시 구름만 끼지 않았어도 소삼태성까지 전부 보이는 아리따운 새벽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시대, 더 이상 하늘을 바라보지 않는다.


더 이상 하늘을 궁금해하지 않는 시대,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믿는 사람들로 이 사회는 구성되어 있다. 금성이 왜 개밥바라기별인지 왜 초저녁과 새벽녘에만 보일  수밖에 없는지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는다. 하늘을 보지 않느니 수성이나 금성이 내행성이라는 지식을 사용해보지 않는 것이다. 지구의 안쪽에 위치한 수성과 금성은 항상 태양과 같은 방향에 자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성과 금성은 태양이 지고 난 서쪽하늘에서 보이거나 동쪽 하늘에서 태양이 뜨기 전에 잠시 보이게 되는 것이다. 태양으로부터 수성과 금성 그리고 지구가 거의 등간격으로 위치하기에 수성과 금성의 최대이각을 계산해 낼 수도 있다. 금성의 이심률이 거의 0에 가까워서 금성의 최대이각은 항상 일정하지만 수성의 이심률이 커 타원 나사선 형태로 회전하기에 최대이각의 변화가 심하다.




첫 번째 사진에서 금성과 목성이 선명히 보이지만 목성 바로 위에 있는 화성이 잘 보이지 않는다. 금성과 목성의 위치를 토대로 화성이 존재할 만한 곳을 유심히 쳐다봐야 보이는데 희미하게 보였던 것이 화성인지는 아직도 의문이 생긴다. 어쩔 수 없이 내일  또다시 바라볼 것이다. 아직 다들 잠들어있는 시각, 금성과 목성과의 만남은 언제나 설레다. 거기에 그믐달까지 덧붙인다면야 무엇을 더 바라랴. 한동안 넋 놓고 바라보며 새로운 하루를 시작했다. 내일도 그러할 것이다.



밤하늘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올해 들어서 달의 위상 변화로 날짜의 흐름을 체크하려고 노력 중이다. 달을 보며 오늘이 음력 3일인지 4일인지 음력 12일인지 13일인지 그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려고 한다. 우리의 선조들은 당연히 달의 그 미세한 변화를 인지하고 있었으리라. 하늘을 바라보지 않으니 달의 하루하루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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