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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준 Feb 06. 2023

I see you / 공감과 변신의 리더십

상황적 리더십 (Situational Leadership)

  변하지 않는 리더십은 살아남지 못한다. 리더의 공감과 변신은 생존이다.


  "좋은 말을 들으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까?" 공자의 제자 자로가 물었다. "부형이 계시는데 어찌 듣자마자 바로 행하겠느냐?" 공자가 대답했다. "스승님, 들으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까?" 다른 제자 염유도 공자에게 물었다. 이번에 공자는 "듣자마자 바로 실행하라."라고 답한다.


  아마도 책이나 강연 등에서 이미 여러 번 듣고 보았을 내용이다. 무엇 때문에 공자는 같은 질문에 다른 답을 해야 했을까? 먼저 질문한 자로는 남을 이기려 하는 성향이 강하여 물러서게 견제한 것이고, 나중에 물었던 제자 염유는 겸손하고 소극적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한 것이다.


  조직이나 그룹의 현장에 있는 리더도 위와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구성원의 역량이나 경험, 개인의 성숙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리더는 구성원 개인의 상태와 수준, 맥락에 맞는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뭐, 여기까지는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다. 그럼 직장에서의 리더는 각 플레이어(팔로워)에게 전달하는 지시, 피드백, 일상 대화 등의 리더십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폴 허쉬 & 브랜챠드의 '상황적 리더십(Situational Leadership)'을 소개하고 싶다. 상황적 리더십은 플레이어(팔로워)의 성숙도에 따라 리더십의 유형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리더십을 '지시(S1), 코칭(S2), 지원/관계(S3), 위임(S4)'의 4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지시형 리더십은 과업 중심으로 지시적이며 지원/관계적 행동은 낮다. 일종의 'One way 마이크로 매니징'이다. 코칭형 리더십은 지시와 지원/관계적 행동이 모두 높다. 지시적 행동이 높지만 충분한 설명과 지원을 통해 플레이어(팔로워)를 납득시키고 이끈다. 지원적 리더십은 지시적 행동을 최소화하고 관계/지원적 노력을 높이는 유형으로 구성원과 업무 방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하거나 의사결정에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한다. 마지막으로 위임적 리더십은 지시, 지원/관계적 행동이 모두 낮은 리더십으로 구성원에게 과업을 위임하고 맡긴다.


출처 : 켄 블랜차드 코리아, http://www.kenblanchard.co.kr/product-sl.html


  상황적 리더십은 플레이어(팔로워)를 성숙도(역량과 의욕의 관점)에 따라 낮은 역량/높은 의욕(D1), 보통 이하의 역량/낮은 의욕(D2), 보통 이상의 역량/일관성 없는 의욕(D3), 높은 역량/높은 의욕(D4) 4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각 단계별로 적합한 리더십을 발휘하면 효과적인데 위의 그림을 참고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즉, 구성원의 성숙도 단계에 따라 'D1-지시형, D2-코칭형, D3-지원/관계적, D4-위임적 리더십'을 매칭하여 구성원과 공감하고 변신하는 리더는 좋은 결과를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




  필자는 기업에서 HR을 담당하고 있는데 최근 팀장급 리더들과 함께 10주간의 리더십 세션/그룹코칭을 함께하고 있다. 2주 차 세션에서 상황적 리더십 이론을 소개하고 가장 많이 활용하는 리더십을 찾기 위해 리더십 진단을 진행하였다.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의 리더들이 '지시, 코칭, 지원/관계, 위임'의 리더십을 골고루 활용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리더가 선택하는 리더십에 영향을 주는 몇 가지 요소를 발견하였다.


  1. 팀의 환경 : 미션부여 시기, 과업 난이도, 리더 선임 시점(기존/신임)

  2. 인적 구성 : 플레이어(팔로워)의 인적 구성(주니어/시니어), 경험, 조직 합류 시점(기존/신규)

  3. 인식 오류 : 리더가 인식하는 본인의 리더십 형태와 실제 행동과의 차이(ex. 인식-코칭/실제-지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도전적인 상황이거나 과업의 난이도, 목표 달성에 대한 리더의 부담, 조직과 업을 잘 알고 익숙한 기존 리더인지 또는 신규 부임한 리더인지 등 팀의 환경이 리더가 사용하고 있는 리더십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플레이어(팔로워)의 인적구성 및 경험, 조직에 합류한 시점에 따라 리더가 활용하는 리더십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일부 리더에게서 본인이 인식하고 있는 리더십 형태와 실제 행동이 상이한 경우가 있었는데, 코칭형 리더십이라고 진단하였으나 대화를 나눠보니 코칭보다는 지시형 리더십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상황적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성숙도 단계와 그에 대응하는 리더십 매칭이 필수적이다. 팀의 환경, 인적 구성, 인식 오류, 이러한 요소들이 구성원 성숙도를 분석하고 리더십 형태를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으므로 잘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시간이 지나면 팀의 환경도 변하고 조직의 인적 구성, 구성원의 업무 경험도 달라진다. 신임 리더도 시간이 지나면서 현황을 더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상황적 리더십을 잘 활용하고 효과를 지속시키기 위해서 리더는 구성원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살펴야 한다. 구성원은 항상 성장하고 변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소통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조직개편, 인력 전/출입 등 인적 구성에 변동이 있을 때마다 모든 구성원을 대상으로 어떤 리더십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나도 틀릴 수 있다.', '내가 먼저 변해야 한다.'는 마인드 컨트롤이 있다면 상황적 리더십은 효과적으로 지속되고 작동할 것이다.


  어렵지 않은 리더십 이론이다. 핵심은 '상황에 따라 리더십을 다르게 펴라'는 것 아닌가. 상황은 항상 변하고 있으니 리더가 구성원과 공감하며 리더십도 거기에 맞춰 변신하면 된다. 모든 리더십의 기본은 리더의 현실 인식과 공감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하는데 글을 정리하다 보니 상황적 리더십도 그런 것 같다. 리더들과 면담을 통해 느끼는 것이 있다. 생각보다 많은 리더들이 "난 구성원들과 밥을 많이 먹어. 그렇기 때문에 항시 소통한다고 생각해."라고 이야기하는데, 인식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구성원의 니즈를 살피고 나와 나의 리더십을 객관화하려는 노력을 하면 좋겠다. 


  갑자기 탕수육 같지만, '부먹'인가. '찍먹'인가. 리더는 둘 다 좋아해야 한다. 단지 상황에 맞게 달라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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