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 따라 살아보기
1637년,
르네 데카르트는 그의 저서 《성찰》에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선언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했다.
‘Cogito, ergo sum’이라는 이 명제는
철학사의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이정표였다.
그가 제시한 ‘생각하는 능력’은 인간의 독특한 존재 양식을 정의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자아를 인식하고,
세상과 소통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게 된다.
37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세상은 데카르트의 시대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한' 세상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그리고 그 모든 기술적 진보는 우리가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우리는 어려운 계산을 스마트폰에 맡기고,
길 찾기는 GPS에 의존하며,
심지어는 기계가 감정을 이해하고 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의 사고는 기술에 의해 보조받고,
때로는 대체되기까지 한다.
더 이상 우리가 매일같이 복잡한 문제들을 풀기 위해
머리를 싸매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세상이 과연 인간 본래의 ‘생각하는 능력’을
진정으로 증진시키는 것일까?
기술의 발달은 분명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르게 습득할 수 있고,
세계 어디서나 다른 사람과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우리는 이러한 디지털 기기들에게
"기억 아웃소싱"을 맡기게 되면서 정작 우리는 디지털 치매를 겪거나
깊은 통찰과 분석이 필요한 업무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스마트한’ 기술은 점점 더 많은 결정을 자동화하고,
그로 인해 인간의 사고 능력은
점차 퇴화하고 있지 않나 하는 걱정이 든다.
소셜 미디어에서 수많은 정보가 넘쳐나지만,
그 정보들 속에서 진정한 사고를 요하는
깊은 논의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우리는 자주 감정에 휘둘리며,
즉흥적인 반응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더 이상 한 가지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는 대신,
우리는 단편적인 정보들에 빠르게 반응하고,
그 속에서 편리함과 속도만을 추구한다.
그 과정에서 인간 고유의 사고와 성찰은
점차 그 자리를 내주고 있는 듯하다.
또한, 우리는 너무 많은 선택지 앞에 서게 된다.
선택의 자유는 인간을 더 지혜롭게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스럽게 하고,
결국은 자동화된 선택에 의존하게 만든다.
스마트폰의 추천 시스템이나
인공지능은 우리가 스스로 고민하지 않아도 되도록 해주지만,
그 대신 우리가 무심코 따르는 ‘자동화된 사고’에 의해
점점 더 통제당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일까?
기술이 우리의 사고를 대신하고 있지만,
그것이 인간의 자아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여전히 우리가 ‘생각한다’는 사실은
우리의 존재를 정의하는 근본적인 요소다.
스마트한 기술이 우리의 많은 일을 대신할 수 있어도,
인간 고유의 깊은 사고와 성찰은 기술이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다.
우리가 생각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단지 기계와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될 뿐이다.
데카르트가 말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는 단순히 인간 존재의 조건을 넘어서,
우리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를 묻는 철학적 물음이다.
그러나 데카르트의 유산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그의 철학은 우리에게 한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스마트 기기의 빛이 온 세상을 비추는 이 시대,
우리 내면의 불꽃은 과연 꺼져 버린 것인가?
그 답은 우리 각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
스마트 기기의 편리함 속에서도,
그 빛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가꿔야 한다.
외부의 목소리보다 내면의 질문에 귀 기울이는 연습,
쉽게 얻은 답보다 근본적인 의심을 잃지 않는 태도-
이것이야말로 데카르트가 우리에게 건네는
시대를 초월한 횃불이다.
스마트한 빛이 사방을 비추지만,
생각의 어둠 속에서만 진정한 깨달음의 별은 빛난다.
데카르트가 외쳤던 "나는 생각한다"는 선언은
이제 우리 시대에 더욱 간절한 절규로 다가온다.
알고리즘의 안락한 굴레를 거부하고 의심의 칼끝을
스스로에게 겨누는 그 용기야말로,
무의미한 존재가 아닌 진정한 사유의 존재로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데카르트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다만 우리가 그 불꽃을 이어 붙일 용의가 있는가의 문제다.
생각하는 존재로서의 인간 존엄성은 아직 우리 손에 달렸다.
우리가 그 생각의 촛불을 스스로의 의지로 다시 밝힐 때만이,
이 스마트한 암흑의 시대를 비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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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vZn4cxvaFCo?si=3cfNoV2pDGjONkD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