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란 무엇인가

명언따라 살아보기

by 제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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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철학자 키케로(BC106~BC43년)는 말했다.


"용기있는 자로 살아라.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용기 있는 가슴으로 불행에 맞서라."



과거 시험에 번번이 낙방한 선비는 절망 끝에

옥황상제를 찾아가 따졌다.


"왜 나만 실패하는가?"


옥황상제는 운명의 신과 정의의 신의 술 대결을 명했고,

결과는 운명의 신이 7잔, 정의의 신이 3잔을 마셨다.

세상은 정의만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불합리라는 이치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 고사가 전하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은 냉정한 인생의 방정식이다.

세상은 실력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운'이란 무엇인가?



움직임 속에 숨은 불확실성


'운(運)'자는 '움직일 착(辵)'과 '군사 군(軍)'이 합쳐진 글자이다.

삼국지 장수 부첨이 제갈량의 군법으로

지각 참수된 비극은 그 상징적 사례이다.


옛날의 행군에서 예측 불가의 맹수나 전염병은

실력으로 막을 수 없는 '운'의 영역이었다.

'운전', '운송', '운행'처럼 이동 관련 단어에 '운'이 숨은 까닭이다.


운은 통제 불가능한 움직임의 에너지이자

결과를 좌우하는 미지의 변수이다.


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의 '성공=재능+운' 방정식은

이를 수치화한 듯하다.

비슷한 실력자도 만나는 사람,

잡히는 기회에 운명이 갈린다.


운: 통제할 수 없는 결과나 상황, 긍정·부정으로 모두 나타난다.

우연: 인과 관계 없이 뜻하지 않게 일어난 사건, 설명이 불가한 사건이나 우연의 일치

운명: 마치 미리 정해진 것처럼 여겨지는 삶의 흐름, 필연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존재적 의미. 사랑, 인생, 죽음, 신앙 등





운과 실력의 경계를 가르려는 인간


고대인은 주사위로 운을 점쳤고,

갈릴레오는 도박꾼 메디치의 의뢰로 주사위 확률을 계산하며 운의 법칙을 탐구했다.

그러나 의문은 남았다.


"포커는 운인가 실력인가?"


2008년 미국 법정은 1심에서 "실력이 중요하다"고 판결했으나

2심은 "결과가 우연에 기대면 도박"이라 뒤집었다.


라플라스는 **'모든 것을 계산하는 악마'로 운을 제거하려 했으나,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미시 세계의 예측 불가능성을 증명했다.

니콜라스 레셔 교수의 정의가 명쾌하다.


"운은 우연히 발생해 특정인에게 이득/손해를 주며,

중요성과 발생 확률로 가치가 결정된다."



운명 앞에 선 인간의 세 가지 태도


운에 대한 태도는 세 갈래이다.

중세 어릿광대나 희생양 의식처럼 운을 피하거나,

스토아 학파처럼 운명에 반항하여

"내면의 이성으로 행동하라"고 주장하거나,

오이디푸스 비극처럼 운명을 부정하며 예정론에 빠지거나.


그러나 칸트는 이를 넘어선 답을 제시한다.


"오직 선한 의지뿐이다."


결과나 운명이 아닌 도덕적 동기와 진실된 마음가짐이

진정한 가치라는 것이다.


2013년 미국 뺑소니 사건에서 운전자 신시아는 고의가 없었으나

'선한 의지'(신고 및 책임감) 부재로 중형을 받았다.

통제 불가능한 운보다 통제 가능한 의지의 순수함이 중요하다는 판결이다.



동양의 지혜: 천인합일(天人合一)


주역(周易)은 운과 실력을 이분법으로 보지 않는다.

음양이 조화된 64괘는 세상의 끊임없는 변화(易)를 상징한다.


"수뢰둔(水雷屯) 괘는 막힘 속에 생명이 숨어 있고,

천풍구(天風姤) 괘는 작은 균열이 재앙을 부른다"는

교훈처럼 길흉(吉凶)은 교차한다.


주역 64괘 중 길한 괘가 흉한 괘보다 많다.

'오십에 읽는 주역'의 저자 강기진은

"역경이 없으면 진정한 성장이 없다"고 말한다.

쇠를 달구고 두들기는 '끊임없는' 과정처럼,

사람도 시련을 겪어야 뜻을 이룬다.

"가장 어두울 때 씨앗이 자라고, 가장 밝을 때 그림자가 생긴다"는

가르침이 운명과의 화해를 종용한다.


운은 움직이는 세상이 주는 미시적 불확실성이다.
우리는 라플라스의 악마도 주사위의 확률도 아닌,
'지금 여기'서 선한 의지를 다지는 존재이다.


쇠가 불에 달구어져 단단해지듯,
역경의 운마저 내면의 기회로 삼을 때
비로소 운칠기삼을 넘어선 인생의 군자가 된다.



** 라플라스의 악마는 '현재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그것을 통해 미래를 유추하는 존재'이다.

만약 이 누군가가 전 우주의 모든 원자들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있다면

고전 역학의 법칙들로 그 원자들의 그 어떤 과거나 미래의 물리 값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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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kK4Pn0LNCSo?si=8PnuLdSvtPBozG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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