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잘못인가?

일상 속으로

by 제임스

언론에 보도된 그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분노했다.

40억이 넘는 로또에 당첨된 아들이 홀어머니와의 만남을 거절하고,

심지어 집에 들어오려는 여동생을 주거침입죄로 신고했다는

소식은 충격 그 자체였다.

시청 앞에서 '패륜아들'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노모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각박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면서,

나는 처음의 판단이 얼마나 성급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 아들은 로또에 당첨되기 전,

이혼 후 혼자 두 자녀를 키우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차가운 거절만 돌아왔다고 한다.

돈이 없을 때는 외면하던 가족들이 갑자기 40억이라는 거금이 생기자 달려온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아들의 냉정함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가족들의 이기심이 문제일까?


어쩌면 우리는 모두 이 사건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어려울 때는 모른 척하다가 좋을 때만 나타나는 친척들,

성공하면 갑자기 관심을 보이는 지인들.

이런 경험이 없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 아들이 느꼈을 배신감과 분노를 우리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일까.


하지만 아무리 서운하고 원망스러웠어도,

늙은 어머니가 시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을까.


법적으로는 아들이 옳을지 모르지만,

정서적으로는 어머니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돈과 가족, 배신과 용서, 정의와 정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1심 재판에서 여동생들은 집행유예를, 매제는 실형을 받았다.

법원의 판결은 명확했지만, 도덕적 판단은 여전히 복잡하다.


결국 이 사건에는 명확한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는 것 같다.

모두가 상처받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가해자가 되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족의 의미와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되돌아보는 것이 아닐까.

진짜 잘못은 어쩌면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에서만 상대방을 판단하려는 우리 모두의 마음에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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