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이기는 자

일상 속으로

by 제임스


뉴스에서 95세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은퇴를 무기 삼아 무위도식하는 나는

과연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명성을 얻거나, 많은 부를 쌓았는가?

아니면 세상에 의미 있는 흔적을 새겼나?

그 어떤 것도 아니면서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는

자기 위로로 하루하루를 흘려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고 스스로 위로한다고 마음이 편해졌을까?

내 모습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내가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처음 만난 것은 초등학교 시절 TV 명화극장에서였다.

한쪽 입술에 시가를 물고,

빠른 동작으로 권총를 뽑아 악당들을 처치하는

그의 모습은 어린 내게 절대적인 카리스마로 다가왔다.

말수는 적지만 행동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서부의 영웅.

그때만 해도 그가 훗날 내 인생의 거울이 될 줄은 몰랐다.



1930년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이스트우드는 193cm의 장신에

무뚝뚝한 매력으로 1960년대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서부극의 무법자에서 '더티 해리'로 대중을 사로잡는 스타가 되기까지,

그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수영 강사로 청년 시절을 보냈던 그가 할리우드의 전설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도전과 인내가 필요했을까.



그러나 그의 진정한 위대함은 나이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했다.

환갑을 넘어서도 그는 계속해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용서받지 못한 자'와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모두 70대 이후의 일이었다.

91세가 되던 2021년에는 '크라이 마초'에서 감독과 주연을 또 해냈다.

지금도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 새로운 작품을 준비한다.

그의 유명한 말처럼 "은퇴는 없습니다".



반면 60대 초반의 나는 무얼 하고 있는가?

"이제 충분히 일했다", "좀 쉬어도 되지 않나"라며

스스로를 달래고 있다.

물론 젊은 시절 치열하게 살아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지금의 무위도식을 정당화해 주는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95세에도 창조의 기쁨을 누리고 있을 때,

나는 소파에 누워 TV 리모컨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스트우드의 삶은 단순한 장수 스타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열정과 집념이 시간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다.

우리는 너무 쉽게 나이를 핑계로 꿈을 접고, 열정을 접는다.

"이제는 너무 늦었어"라는 말로 자신의 무기력을 합리화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은퇴작으로 알려진 법정 영화 Juror #2 촬영장에서


95세의 한 노인이 카메라 앞에서,

영화판에서 여전히 창조의 기쁨을 누리고 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의 인생은 우리에게 묻는다.

진정으로 늙는 것은 육체의 노쇠가 아니라 마음의 열정이 꺼질 때가 아닌지.


이스트우드는 여전히 전설을 써 내려간다.

조용히, 그러나 결코 멈추지 않으며.

그의 발자취는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진정한 한계는 우리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오늘도 나는 그를 생각하며 조금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황야의 무법자 ost 오케스트라 버전

https://youtu.be/enuOArEfq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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