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의 함정

일상 속으로

by 제임스

친한 동창 녀석 와이프에게서 전화가 왔다.

친구가 바람난 것 같다고...

역시 동호회 모임이 시작이었다.

예전에 나 역시 할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포기를 했다.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준비가 안돼 있어서다.

우리는 때로 인생의 무게에 지쳐 새로운 탈출구를 찾는다.

그럴 때 마주하는 것이 바로 동호회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함정이다.


테니스나 배드민턴 코트에서 땀방울이 반짝일 때,

상대팀을 이기기 위한 하나의 목표로 뭉친 사람들은

어느새 서로의 눈빛을 읽게 된다.

하이파이브하며 부딪치는 손바닥의 접촉이,

처음엔 운동의 열정으로만 느껴지다가도 점차 다른 감정으로 변모한다.



사진 동호회에서 렌즈는 처음엔 풍경을 담는다.

그러나 렌즈가 포착하는 것은 결국 서로의 시선이 된다.

자연을 찍으러 갔던 여정이 점점 상대방을 담아내는 여정으로 바뀌어간다.

지방으로의 원정은 당일치기로 돌아오기

어려운 마음을 만드는 데 딱 좋은 조건이 된다.



자전거 동호회에서는 속도가 빚어내는

아드레날린과 엔돌핀이 위험한 감정의 온상을 제공한다.

높은 심박수는 마치 사랑에 빠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몸에 딱 붙는 쫄쫄이 복장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에 은밀한 긴장감을 더한다.



골프장에서는 "나이스 샷" 한마디가 위험한 인연의 시작이 된다.

4시간에 걸친 라운딩은 서로를 알아가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리고 한 골프장 뒤풀이는 라운드보다 더 깊은 정감의 공간이 된다.



가장 위험한 것은 등산이다.

정상에선 희열과 성취감이,

뒤풀이에서는 막걸리 한 잔이 감정의 방아쇠를 당긴다.

"서로의 정상까지 찍어버리는"

그 은유는 결국 불륜으로 가는 길을 예고한다.



이 모든 활동이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곳에서 피어나는 관계가 가정이라는

가장 소중한 것들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불륜은 개인적인 실수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가족 전체를 무너뜨리는 지진과 같아서,

한 번의 흔들림으로 인생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


우리는 때로 평범한 일상에 지쳐 새로운 자극을 갈망한다.

하지만 그 자극이 가져올 파괴력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진정한 행복은 새로운 감정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깊이 있게 쌓아가는 데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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