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한국의 정치 현실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인도네시아 시민들이 정부의 온라인 검열을 피해
한글로 자국어를 음차하여 항의 의사를 표현하는 모습은
그들의 절박함을 보여준다.
국회의원들의 천문학적 수당(일반 국민의 월급의 10배) 인상과
특혜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최소 7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한 상황은 참으로 안타깝다.
그런데 이 모습을 보며 과연 우리는 인도네시아를
비판할 자격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누리는 혜택도 인도네시아보다 결코 적지 않다.
연봉과 각종 수당, 지원금 등 그리고 보좌진 운영비용을
합하면 10억원 가까이를 쓴다.
국회의원의 연봉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심지어 500억대 횡령 혐의로 구속된 의원조차 수감 중에도
매달 수당을 받아갔다는 사실은 경악스럽다.
현행법(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구속을 이유로 수당 지급을
중단하는 조항이 없다는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여기에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까지 더해지면,
국회의원이라는 직업은 마치 현대판 귀족이다.
이 모든 비용은 결국 국민의 세금에서 나온다.
물론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의원들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주어져야 마땅하다.
하지만 문제는 제대로 일하지 않는 의원들도 동일한 혜택을 누린다는 점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부 의원들이 마치 자신이 뛰어나고 훌륭해서
이런 특혜를 받는다고 착각하는 듯한 모습이다.
이는 완전한 오산이다.
이러한 혜택은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주어지는 것이지,
개인의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니다.
한국 정치가 최후진국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선진국의 경제 규모와 문화적 위상에도 불구하고,
정치 영역만큼은 여전히 후진적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과도한 특혜, 국정감사의 쇼적 운영,
무의미한 정쟁과 발목 잡기는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을 키울 뿐이다.
인도네시아 시민들이 한글로 저항 의지를 표현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그들의 간절함과 용기를 보며,
우리도 더 이상 방관자로 남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과연 당신들이 받는 혜택만큼 국민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본인과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 국민을 위해서 그 특혜를 사용하고 있는가?
한국 정치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이제는 변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주어지는 모든 혜택이 오롯이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하며,
정치인들은 그 무게와 책임을 깊이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