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어제는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문화강국, 정말 대단한 성취다.
그러나 콘텐츠 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은 2.6%에서 3.7% 수준이다.
결국 이것만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보장받을 수 없다.
지금은 전쟁도 로봇이 하고 의사도 AI가 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그 과학기술을 만들어낼 사람들이 하나둘 한국을 등지고 있다.
마치 배에서 쥐들이 빠져나가듯,
우리나라의 이공계 인재들이 조용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떠나고 있다.
서울대 이공계 석·박사 과정의 75%가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통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미래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적색경보다.
매년 1만 명의 이공계 석·박사 인력이 해외로 떠나고,
미국에 취업한 한국인 과학기술계 인재만 14만 4천 명에 달한다.
이들은 단순히 개인의 성공을 위해 떠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연구 환경과 미래에 대한 절망감 때문에 등을 돌린 것이다.
가장 아이러니한 것은 우리가 스스로 만든 함정에 빠져있다는 점이다.
의대 입시 광풍은 최고의 수학 인재들을 의료계로 빨아들였고,
정작 수학과 석박통합과정은 29명 모집에 17명만 선발하는 처지에 놓였다.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인 수리과학 분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근시안적 사고에 빠져있는지를 보여준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서울대 교수들이 베트남까지 날아가 인재를 영입해야 하는 현실이다.
한때 아시아 최고 수준을 자랑하던 한국의 대학이 이제는 동남아시아 학생들에게
등록금과 생활비를 전액 지원하며 간청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는 단순한 국제화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중국이 외국 청년 과학기술 인재를 위한 특별 비자인 'K비자'를 발급하며
글로벌 인재 유치에 나서는 동안,
우리는 기존 인재들조차 지켜내지 못하고 있다.
4대 과기원의 박사 후 연구원 5명 중 1명이 외국인이라는 것은
우리 연구 생태계의 공동화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은 허상에 가깝다.
하드웨어는 늘릴 수 있어도 그것을 채울 사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서울에 있는 최고의 대학도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데,
지방의 대학들을 연구중심대학으로 키운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인재 부족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과학기술 인재를 어떻게 대우하고,
그들의 미래를 어떻게 보장하느냐의 문제다.
석·박사 과정을 마쳐도 안정적인 취업 경로가 보장되지 않고,
연구자로서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면,
누가 그 길을 선택하겠는가?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인재 이탈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 동력이 서서히 고갈되어 가는 과정이다.
전쟁도 과학기술이 하고 의사도 AI가 하는 세상에서,
정작 그 과학기술을 개발할 사람이 없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머지않아 과학기술 강국에서 과학기술 식민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지금 당장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제발! 정치하시는 분들 패거리 싸움정치만 하지 말고 나라의 미래를 위해
일을 했으면 좋겠다.
제발! 이제는 국민들도 깨어나서 지역, 패거리 정치에 휘말리는 투표하지 말고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투표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