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의 끝판왕

재미난 이야기

by 제임스

혼란

어느 가을날,

중국의 서한역 파출소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숨을 헐떡이는 두 명의 젊은 여성이 뛰어들어왔다.


"저희 경찰인데요, 지금 도둑을 쫓는 중이에요. 도와주세요!"


파출소 안의 경찰들이 고개를 들었다.

사복 차림의 여성들은 무전기를 꺼내 상부에 지원을 요청했지만,

무전기에서는 정적만 흘러나왔다.


"경찰 고유 번호가 어떻게 되시죠?" 경찰 한 명이 물었다.

"경찰 고유 번호요?" 여성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파출소장이 다가왔다. "경찰 신분증 좀 볼 수 있을까요?"

"신분증은... 안 가지고 나왔어요. 저희 서한역 파출소 소속이에요!"

소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밖에 나가서 간판 좀 보고 오세요."



여성들이 밖으로 나가 간판을 확인하고 돌아왔을 때,

그들의 얼굴은 당황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간판에는 분명 '서한역 파출소'라고 적혀 있었다.

"저기... 여기가 서한역 파출소 맞는데요?"

"맞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우리 파출소 소속이라면,

제가 여러분을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전 여러분을 처음 봅니다."


상황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두 여성은 자신들의 상관인 조수진 파출소장에게 전화를 걸어보라고 했지만,

열 통이 넘게 전화해도 받지 않았다.


"동료들을 불러서 증명하겠어요!"


잠시 후, 파출소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11명의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자신들이 진짜 경찰이라고 우겼고,

서로를 향해 수갑을 꺼내 들었다.

진짜와 가짜가 뒤섞인 혼란 속에서,

누가 진짜 경찰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진실

경찰이 11명의 젊은이들을 따로 불러 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들 모두 자신들이 진짜 경찰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었다.


"저는 반년 동안 임무를 수행했어요. 제가 잡은 도둑만 열 명이 넘어요.

잃어버린 물건도 찾아주고, 강아지도 찾아줬다고요. 그런데 저보고 경찰 사칭이라니요?"


한 젊은이가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수진 소장님이 우리를 직접 뽑았어요. 1년만 잘하면 정식 경찰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날 밤, 조수진의 아들 샤오왕으로부터 신고 전화가 왔다.

어머니와 며칠째 연락이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이 상황을 설명하자,

샤오왕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어머니의 경찰 신분증 사진을 보여주었다.


"제 어머니가 절 속였다는 말씀이신가요?"


경찰은 샤오왕이 알려준 파출소 위치로 출동했다.

작은 건물 1층에 '서한역 파출소'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사무실 안에는 경찰복, 근무증, 수갑, 파출소 도장까지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인근 주민들은 오히려 경찰들에게 항의했다.


"저 파출소가 생긴 후로 동네가 얼마나 좋아졌는데요! 왜 조사하러 오신 거예요?"


장청허와 조수진


창업자

산시성 위난역에서 발견된 조수진은 경찰서로 연행되는 내내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 역시 자신이 가짜 경찰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장창허... 그 사람이 저를 파출소장으로 임명했어요.

우리는 1년 가까이 연인 관계였습니다."


경찰은 장창허의 웨딩 업체로 향했다.

46세의 장창허는 심한 노안 때문에 60대 노인처럼 보였다.

창고에는 가짜 경찰복과 장비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조사실에 조수진이 들어서자,

그녀는 장창허를 향해 달려가 머리를 세게 때렸다.


"다 거짓말이었어? 지금까지 날 속인 거야?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장창허는 고개를 숙인 채 침묵했다. 긴 정적이 흐른 후, 그가 입을 열었다.


고백

"저는 산시성의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죠."


장창허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는 기차역 짐꾼으로 일하다가 공장 경비원이 되었다.

도박과 술에 빠져 친구들에게 빚을 지게 되었고,

공장 물건을 빼돌리다 걸려 해고당했다.


중년이 된 그는 다시 짐꾼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업소에서 일하는 조수진을 만났다.


"어머, 당신 경찰이었어요? 진짜 멋있다!"



조수진이 장창허의 낡은 공장 경비복을 보고 한 말이었다.

그 순간, 장창허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봐주는 것 같았다.

이 때부터 거짓말이 시작 되었다.


"나는 사복 경찰대 대장이야. 다들 날 장소장이라고 불러.

내 말 한마디면 다들 꼼짝 못 해."


긔의 허풍이 점점 더 커졌다.


"앞으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날 찾아와. 뭐, 같이 살아도 좋고."


조수진은 그날부터 장창허의 집에서 밥을 해주고 빨래를 해주며 함께 살았다.

3주 후, 그녀가 말했다.


"저한테도 일자리 하나만 부탁해요."


장창허는 순간 당황했지만, 입에서 튀어나온 말을 멈출 수 없었다.


"파출소에 자리 하나 마련해 줄게."


시작

말은 했지만, 장창허는 후회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거짓말이었다고 하면 조수진이 가만있지 않을 것 같았다.


"신입 경찰은 경찰복 같은 비용이 들어가서 보증금으로 3천 위안을 내야 해."


3천 위안이면 조수진이 포기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날, 그녀는 여기저기 돈을 빌려 3천 위안을 가지고 나타났다.

그러자 장창허의 머릿속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거 돈이 되겠는데? 파출소를 만들자. 경찰을 시켜주겠다면서 돈을 받는 거야.'


그는 곧장 행동에 들어갔다.

가짜 경찰복과 신분증을 만들고, 허름한 사무실을 빌려 '서한역 파출소' 간판을 달았다.

책상과 컴퓨터를 들여놓으니 제법 그럴싸했다.


"이제 당신은 내 동료야. 당신은 지금부터 영광스러운 경찰이야."



조수진은 꿈만 같았다.

그녀는 경찰복으로 갈아입고 사진을 찍어 고향 사람들에게 자랑했다.

그런 그녀에게 장창허는 한술 더 떠서,


"고향에 가서 일할 사람들을 데려와."


조수진은 제일 먼저 아들 샤오왕을 생각했다.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던 샤오왕은 어머니의 말에

바로 일을 그만두고 보증금 3천 위안을 가지고 왔다.


"당신과 아들이니까 3천 위안으로 해주는 거야. 원래는 5만 위안은 받아야 해."


모자는 장창허가 은인처럼 느껴졌다.


확장

샤오왕이 경찰이 되었다는 소문이 고향 마을에 퍼지자,

사람들이 줄지어 찾아왔다.

대부분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었다.

5만 위안은 큰돈이었지만,

조수진의 아들이 실제로 경찰로 일하는 것을 본 그들은 돈을 내기 시작했다.

'설마 아들에게 사기를 치겠어?'


장창허는 가짜 경찰복과 장비를 준비했다.

드디어 첫 출근 날, 그는 젊은이들 앞에서 말했다.


"월급은 2,800위안인데, 숙식비 1천 위안이 포함된 거니까

실제로는 1,800위안을 받게 될 거야."


몇몇이 불만을 표했다. 너무 적은 금액이었다.

눈치를 챈 장창허는 그들을 달랬다.


"도둑이나 사기꾼을 잡아올 때마다 한 명당 50위안의 성과금이 붙어.

그리고 1년이 지나 정식 경찰이 되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지."


젊은이들이 환호했다.

그리고 그들에겐 다음과 같은 절대 규칙이 하달 되었다.


"우리는 사복 경찰이다. 반드시 사복을 입고 다녀야 한다."


성과

20대의 건장한 젊은이들은 부지런히 서한역 일대를 순찰했다.

도둑과 사기꾼을 잡아들이고, 부부 싸움부터 층간 소음,

음주 후 소란까지 사소한 일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서한역 일대의 치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주민들은 고맙다며 과일과 음료수를 가져왔고,

때로는 현금을 건네는 이들도 있었다.


"우리 아들도 경찰서에서 일하게 해주실 수 있나요?"


간혹 이런 요청이 들어왔지만, 장창허는 절대 서안 사람들은 받지 않았다.

대도시 사람들은 속이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잡아온 도둑과 사기꾼들은 장창허는 조용한 곳으로 데려가 벌금을 받고 풀어주었다.

범죄자들이 경찰서에 신고할 리도 없었다.

자칫하면 진짜 잡혀갈 테니까.


반년 만에 장창허는 300만 위안이란 거금을 벌어들였다.

그는 그 돈으로 웨딩 업체를 차리고 두 가지 일을 한 번에 할 수 없었기에는

조수진과 경찰 동료들을 불러 또 거짓말을 했다.


"내가 국장으로 승진했어. 이제부터는 조수진 소장이 파출소를 이끌게 될 거야."


탄로

조수진은 장창허가 웨딩업체를 차려서 바쁘다는 사실을 모른체,

파출소에 얼굴도 비추지 않자 다른 여자가 생겨서 그런줄로 알고는

그의 뒤를 몰래 쫓아다녔다.

그래서 그녀는 파출소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고,

새로 들어온 신입들에게 관할 구역을 벗어나면 안 된다는 교육을 하지 못했다.


그날, 두 명의 신입 여경이 도둑을 쫓다가 관할 구역을 벗어났다.

그리고 진짜 서한역 파출소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래서 모든 것이 밝혀졌다.


탄원

재판에서 장창허는 7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조수진은 중간에설 받은 돈이 좀 있는 것으로 밝혀져 눈치챘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나머지 11명은 피해자로 인정되어 기소되지 않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지역 주민들이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다.

비록 가짜 파출소였지만,

그들이 반년 넘게 지역을 위해 헌신했다는 내용이었다.

나쁜 사람들을 신속하게 잡아주었고, 서한역 전체 치안이 좋아졌다는 것이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가짜 경찰은 나쁜 놈을 잡고, 진짜 경찰은 좋은 놈을 잡는다더라."


어느 가을날 저녁, 출소를 앞둔 장창허는 독방에서 생각했다.


'나는 무엇이었을까. 사기꾼이었을까, 아니면...'


창 밖으로 석양이 지고 있었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가난한 농촌 출신,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남자.

짐꾼과 경비원으로 살아온 평범한 사람.

하지만 그 평범한 사람이 만든 가짜 파출소는,

어쩌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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