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이야기
술집에서 시작된 내기가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칼 부쉬비는 20대 시절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자신이 남미 최남단에서
영국 집까지 걸어갈 수 있다고 장담했다.
친구들은 당연히 믿지 않았다.
그런데 이 남자는 정말로 1998년 11월 1일,
칠레 푼타아레나스에서 걷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지금, 그는 아직도 걷고 있다.
원래 계획은 8년이었다.
하지만 칼 부쉬비의 '골리앗 원정대'는 예상보다 훨씬 더 거대한 도전이 되었다.
그는 58,000킬로미터의 여정을 완전히 도보로만 완주하려 한다.
비행기도, 배도, 심지어 자전거도 타지 않는다.
오직 두 발로만!
가장 터무니없는 순간은 2006년 베링 해협을 건널 때였다.
일반인이라면 비행기를 탈 곳을 이 남자는 얼음판 위를 뛰어다니며 건넜다.
그는 프랑스 모험가 디미트리 키퍼와 함께 14일 동안
150마일의 얼음 지대를 가로질러 알래스카에서 시베리아로 도보로 횡단했다.
역사상 최초였다.
그런데 러시아 땅을 밟자마자 국경 수비대에게 체포되었다.
적법한 입국 지점을 통과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때부터 진짜 모험이 시작되었다.
칼은 러시아 관료주의라는 베링 해협보다 더 무서운 장벽과 싸워야 했다.
비자는 90일마다 갱신해야 했고, 2013년에는 아예 5년 입국 금지를 당했다.
그러자 이 집념의 사나이는 무엇을 했을까?
로스앤젤레스에서 워싱턴 D.C.의 러시아 대사관까지 4,800킬로미터를 걸어가 항의했다.
2014년, 그의 끈질김이 결국 승리했다.
금지령이 풀렸다.
하지만 문제는 계속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스폰서를 잃었다.
몽골 사막을 건너다 동료들과 갈등이 생겼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이란 비자를 받지 못했다.
그리고 팬데믹이 터졌다.
총 27년 중 실제로 걷는 데 쓴 시간은 약 13년.
나머지는 비자, 자금난, 외교 문제로 멕시코나 다른 곳에서 발이 묶여 있었다.
가장 황당한 해결책은 카스피해를 헤엄쳐 건너기로 한 것이었다.
이란을 통과할 수 없게 되자 그는 동료 앤절라 맥스웰과 함께
288킬로미터의 카스피해를 수영으로 횡단했다.
'골리앗 원정대'는 이름처럼 정말 거인과의 싸움 같은 여정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부쉬비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험난한 자연이 아니라 사람들이었다.
그는 페루에서 손목을 직접 꿰맸고, 다리엔 갭의 마약 밀수업자들 사이를 지나갔고,
수없이 많은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그는 만난 사람들의 99.99퍼센트가 친절하고
관대하며 지지해 주었다고 강조한다.
25개국을 지나며 낯선 이들이 제공한 식사, 숙소, 의료 지원이 그를 살렸다.
2025년 현재 부쉬비는 불가리아를 지나 유럽을 가로지르고 있다.
그의 고향 영국까지는 이제 약 1,000마일도 남지 않았으며,
2026년 9월 완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가 도착하면 역사상 최초로 끊어지지 않은 발자국만으로
지구를 한 바퀴 돈 사람이 된다.
스마트폰도, SNS도 없던 1998년에 시작한 여정이
이제 틱톡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팔로워들은 그에게 자기 도시를 지나가달라고 부탁하고,
책을 쓰라고 권하고, 응원 메시지를 보낸다.
56세가 된 칼 부쉬비는 인생의 절반을 집으로 가는 길 위에서 보냈다.
술집 내기로 시작한 도전이 27년간의 서사시가 되었다.
그의 발자국은 사막, 정글, 얼음 바다, 국경을 넘어 이어져 있다.
그리고 그 발자국은 단순한 물리적 거리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한 인간이 목표를 향해 얼마나 멀리 걸어갈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좌절을 견딜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선의를 만날 수 있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칼 부쉬비가 마침내 영국 헐의 집 문을 두드릴 때,
그 문 뒤에는 지난 27년간의 지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