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IMF는 오는가?

주절주절

by 제임스

요즘 영하의 추위보다 더 시린 소식이

경제 뉴스 전면을 도배하고 있다.

2025년 12월, 환율이 무려 1,484원까지 치솟았다.

정부의 긴급 개입으로 잠시 숨을 고르고는 있지만,

시장의 공포는 이미 1997년의 그 혹독했던 겨울을 소환하고 있다.

사람들은 나지막이 묻는다.



"정말 제2의 IMF가 오는 것일까?"


이 질문 앞에서 나는 97년의 기억을 떠올린다.

아무도 예상을 못했고, 정부도 문제가 없다고 발표를 했다.

그러나 그들은 늘 그렇듯이 자신들은 미리 자산을 피난시켰고,

국민들은 금 모으기 운동을 하며 희생하였다.

나 역시 결혼 패물들과 아이들 돌반지까지 갖다 받쳤다.

위정자들은 애국심과 국민의 자발적 희생으로 포장해

외환 위기로 인한 희생과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넘겼다.


당시 나는 거센 풍파 속에서도 운 좋게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 뒤에는 늘 짙은 그림자가 따라붙었다.

성실하게 삶을 일궈오던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구조조정의 가혹한

희생양이 되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때보다 더 복잡하고 치명적이다.

2024년 11월,

미국이 한국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했다

사실은 거대한 폭풍의 전조다.

대미 무역 흑자, 경상수지 흑자 등 미국 재무부가 내건 세 가지 기준 중

한국은 이미 두 가지 조건에 걸려 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환율 조작국'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순간,

미국은 한국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고 IMF를 통해 우리를 감시하게 된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자니 환율조작국이 될까 걱정이고,

개입을 안 하자니 지금처럼 물가는 오르고 경제가 불안해지고...



이는 단순한 국제 정세의 문제가 아니다.

당장 우리가 먹는 김밥과 짜장면 가격이 폭등하고,

아이 유학비로 연간 1,000만 원이 더 필요해지는 절박한 현실의 문제다.


환율 상승은 도미노와 같다.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제조 원가가 상승하고,

이는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실질 소득은 줄어드는데 물가는 치솟으니 소비가 위축되고,

결국 기업은 수익 악화를 견디지 못해 다시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빼 들게 된다.


실제로 환율이 1,400원대 초반인 지금도 생활 물가는 이미 5% 가까이 뛰었다.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는 순간,

우리 삶에는 세 가지 재앙이 닥칠 것이다.

외환위기까지는 안 가더라도 대한민국의 경제 인프라는 무너질 것이고,

이런 조짐만으로도 사람들은 트라우마가 발생하면서

외환위기 때처럼 자산시장의 매도런(RUN)이 일어날 것이다.



매월 생활비 폭탄,

중소기업부터 시작되는 일자리 상실,

그리고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인한 금리 폭등과 대출 이자의 습격이다.

은행 융자를 끼고 영끌했던 사람들은 지옥문이 열리는 순간이다.

문제는 위기가 사전 경고 없이 조용하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현재의 환율 급등과 국채 금리 상승, 부동산 시장 불안정,

그리고 기업들의 부도 증가를 전조 증상으로 읽고 대비해야 한다.


국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낙관은 97년의 교훈으로 족하다.

환율은 국가적 문제라 개인이 막을 순 없지만,

그 파고를 넘을 구명보트는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지금 당장 가계부를 펴고,

환율 10% 상승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최소 6개월치의 비상금을 확보하고,

금리 인상에 대비해 변동 금리 대출을 고정 금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월급 외에 제2, 제3의 소득원을 고민하고,

리스크가 큰 자산보다는 현금 비중을 높여

금융 자산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드시 자산의 일부를 달러나 금 같은 안전 자산으로 분산하는 혜안도 필요하다.


환율 1,500원 시대는 공상과학 소설이 아니라 문 앞에 닥친 현실이다.

97년의 비극을 목격했던 한 사람으로서 단언컨대,

준비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위기의 정점에서 천당과 지옥만큼이나 극명하게 갈릴 것이다.

다시 한번 신발 끈을 조여 매야 할 시간이다.

97년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나약한 피해자가 아닌 철저한 대비로 이 겨울을 버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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