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그 이상한 밤의 손님

일상 속으로

by 제임스

잠은 하루의 마침표다.

눈을 감으면 세상은 사라지고, 의식은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으로 흘러간다.

나는 꿈을 자주 꾸는 편이 아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꿈을 꾼다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한번 꿈을 꾸면,

그것은 좀처럼 잊히지 않는 강렬한 흔적을 남긴다.

마치 하얀 천에 떨어진 붉은 잉크 한 방울처럼.



그리고 그 꿈들 중 가장 자주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니, 다름 아닌 대통령이다.

중학교 시절부터였던 것 같다.

처음엔 막연하게 '어린 시절 꿈이 대통령이었으니,

그 미련이 남아 있나 보다'하고 웃어넘겼다.

하지만 꿈의 내용은 그런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는 꿈속에서 대통령을 살해하고 있었다.

한 두번이 아니었다.

역대 대통령 중 내 꿈속에서 살아남은 이가 없다.

깨어난 뒤에는 언제나 이불 속에서 혼자 당황하곤 했다.



'내가 왜 이런 꿈을 꾸는 거지? 나는 정상인가?'


불안한 마음에 꿈풀이를 검색해봤다.

놀랍게도 인터넷은 한결같이 이것이 길몽 중의 길몽이라 했다.

로또을 사라고도 했다.

반신반의하면서도 몇 번이나 복권을 샀다.

결과는 돈만 날렸다.

꿈과 현실 사이, 그 간극은 냉정했다.



그렇다면 꿈이란 대체 무엇인가?

학자들은 꿈을 수면 중 뇌가 만들어내는 일련의 감각·감정·심상·사고라고 정의한다.

프로이트꿈을 억압된 욕망이 위장된 형태로 분출되는 것이라 보았고,

무의식이 자아에게 보내는 상징적 메시지라 했다.


현대 신경과학은 조금 더 건조하다.

렘(REM) 수면 중 뇌의 기억 처리와 감정 정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뇌 활동의 부산물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꿈속에서 대통령을 향해 총을 겨누는 것도,

낮 동안 뉴스를 보며 쌓인 답답함이나 무력감이 꿈의 언어로 번역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해몽은 맞는 것일까.

인간은 예로부터 꿈에 의미를 부여해왔다.

이집트 파라오도, 조선의 왕들도 꿈을 중요한 징조로 삼았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꿈의 예지 능력이 증명된 적은 없다.

다만 '자기실현적 예언'처럼, 꿈을 믿는 사람이 그 믿음 덕분에

더 적극적으로 행동한 결과가 현실이 되는 경우는 있다.



실제로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이 자주 꾸었다고 말하는 꿈이 있다.

첫째는 돼지 꿈이다.

돼지, 특히 황금 돼지나 돼지가 집으로 들어오는 꿈은 재물운의 상징으로 가장 유명하다.

둘째는 조상이나 돌아가신 부모님이 나타나 무언가를 건네주거나 웃어주는 꿈이다.

셋째는 맑은 물이나 폭포, 혹은 용이 하늘로 솟구치는 꿈이다.

당첨자들은 하나같이 "평소와 다른, 선명하고 생생한 꿈이었다"고 말한다.

물론 꿈을 꾸고도 로또를 사지 않은 수백만 명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결국 꿈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거울인지도 모른다.

재물을 바라는 사람은 돼지를 보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난다.

나는 꿈속에서 무언가를 향해 분노를 쏟아낸다.

그것이 진짜 대통령에 대한 감정인지,

내 삶 어딘가에서 억눌린 무력감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오늘 밤에도 그 꿈을 꾼다면, 복권은 사지 않을 것이다.


그 돈으로 차라리 맛있는 것을 먹겠다.

그 편이 훨씬 확실한 길몽이니까...


여러분은 어떤 꿈을 꾸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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