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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 Mar 06. 2019

나의 산사순례답사기 - 영주 부석사

첫 번째 산사순례지로 경북 영주에 있는 영주 부석사로 떠나본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순례편’ 에서 소개하는 첫 번째 산사가 바로 영주에 있는 부석사다.

나도 이곳을 내 산사순례의 첫 순례지로 정했다.  



내가 왜 산사순례를 시작했는지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 글을 참고 바란다. 



아내와 함께 토요일 오후 2시 정도에 영주 부석사를 향해 길을 나섰다.  

서울에서 2시간 30분 정도 운전을 하면 닿을 수 있는 곳이다.  

고속도로에서 내려 국도 길을 가다보면 풍기 라는 지역을 지나치게 된다.  

풍기는 전국적으로 인삼이 유명하다.

인삼이 유명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사과도 꽤나 유명한가보다.

사과를 판매하는 곳이 도로 곳곳에 있었다.

방문한다면 지역의 명물인 인삼과 사과를 맛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예전 소백산 등산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하산길에 들렸던 곳도 그러고보니 풍기 였다.  

이곳에는 풍기 온천 이라는 곳도 있어서 온천욕을 즐기기에도 좋다.  

노천탕이 있어, 바깥의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온천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재미다.  

소백산 - 풍기온천 - 영주소수서원 등 부석사 주변에는 들를만한 곳이 많다.

풍기를 지나 부석사로 가다보면,  

들를만한 곳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소수서원이다.  

한 번 정도는 들어본 적이 있으리라.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이다.


소수서원 전경 - 출처 : 한국 미의 재발견 - 궁궐 · 유교건축, 2004. 11. 30., 이상해]


"소수서원(紹修書院)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이다. 소수서원은 1541년(중종 36) 7월에 풍기군수로 부임한 주세붕(周世鵬)이 1542년(중종 37) 8월에 이곳 출신의 성리학자인 안향(安珦)을 배향(配享)하는 사당을 설립하기 위해 공사를 시작하였다. 이듬해인 1543년 8월 11일에 완공하여 안향의 영정을 봉안하고, 사당 동쪽에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을 같은 해에 설립한 데서 비롯되었다. "


이번 순례길에는 시간이 다소 촉박하여 부석사로 가는 길에 곁눈으로만 소수서원과 선비촌을 볼 수 밖에 없었다. 다음에는 시간을 좀 더 내어 이곳까지 둘러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수서원을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20여분을 더 달려 부석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을 관리하시는 분께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그러며 주차비는 3,000원 이라며 상냥하게 말씀하신다.

차량을 가지고 방문하는 경우 미리 현금을 준비해두는게 좋다.  


주차장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매표소가 나온다.  

입장료는 어른 한 명 기준으로 1,200 원이다. 이곳도 현금을 준비해두는게 좋다.  


매표소를 지나 2~3분 걸으면 ‘태백산부석사(太白山浮石寺)’ 라고 적힌 일주문을 만날 수 있다.

참고로, 보통 일주문의 현판에는 사찰이 있는 곳의 산이름과 사찰의 이름을 함께 적어둔다.

일주문을 경계로 세간과 출세간으로 나뉘어진다. 일주문을 일주문이라 이름 지은 이유는 일심(一心)을 상징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의미다.  


일주문부터 천왕문까지 직선의 거리가 쭉 펼쳐진다. 약간의 오르막이 있으나, 걷기에 힘들진 않다. 길 양옆으로 은행나무가 있는데, 때문에 늦가을에 오면 그 경치가 일품이라고 한다. 겨울인 바람에 그 노란빛의 은행잎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 나름대로의 운치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태백산부석사' 라고 적힌 부석사의 일주문


일주문에서 천왕문까지 쭉 뻗은 길.


천왕문을 향해 가는 길 왼쪽 편에는 큰 돌 기둥 두 개가 서 있는데, 정식 명칭은 ‘당간지주’라고 부른다. 절에 법회나 기도 등의 행사가 있을 대 절의 입구에 ‘당' 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데 이 깃발을 달아두는 깃대를 당간이라 하며, 당간을 양쪽에서 지탱해주는 두 돌기둥을 당간지주라 한다. 높이만 하더라도 428cm 로, 크기가 작지 않다. 보물 255호로, 통일신라시대 9세기 전후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보물 255호 당간지주


4대천왕이 지키고 서 있는 천왕문을 지나, 회전문을 넘어가면 두 개의 탑이 자리 잡고 있는 잘 꾸며진 정원 같은 곳을 만나게 된다. 부석사를 설명해주시는 해설사님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 있다. 흘러들어오는 이야기를 나도 몇 마디 주워들어본다.


부석사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해설사 님과 함께 부석사를 둘러보는 것도 도 좋겠다.



2단 기둥으로 되어 있는 범종루를 지나쳐 올라가보면,

또 하나의 넓은 마당을 만나게 되고 범종루 안에는 건물 이름에서 암시하는 바와 같은 범종이 떡 하니...

"없다."

 

이게 무슨 말인가? 범종루라 하면 응당 범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부석사 범종루에는 범종 대신 목어와 법고 만이 누각을 지키고 있다.

예전의 사료를 살펴보면, 원래부터 부석사에 범종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 한다. 1800년대까지만 해도 있었다고 전해지나 1800년대 후반들어 부석사의 사세가 기울어지며 공납을 납부할 재원이 없어 하나 둘씩 사찰에 있는 물건들을 처리하다보니 범종도 그 때 정리된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범종 뿐만 아니라 이 때, 많은 전각과 보물들이 사라졌다고 하니 현재의 부석사는 예전 모습그대로 만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범종이 없는 범종루. 목어와 법고가 원래 이곳의 주인인양 제법 누각과 잘 어울린다.


범종루를 지나 안양루를 하나 더 오르면, 드디어 부석사를 유명하게 만든 주역인 배흘림 기둥의 무량수전을 만나게 된다.  


책 제목으로도 유명한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바로 그 무량수전이다.

우리나라에서 연대를 측정할 수 있는 목조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라 한다.  

무량수전은 유명세에 비해 화려하지 않고 소박하게 스스로 멋내지 않으면서도 품위가 있는 건물이었다.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서서 소백산 너머로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의 측면 모습. 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화가 없다.


무량수전은 극락세계를 관장하는 아미타불을 모신 곳을 말한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아미타불에게 삼배로 인사를 드려본다.

삼배를 하는 가운데, 건물의 창문 사이로 한 줄기 햇빛이 고요한 공간을 비춘다.

어두운 우주에 내비치는 단 하나의 빛과 같다.  


무량수전 건물 옆에는 이 사찰을 부석사라 칭하게 된 이유인 부석이 있다.

부석을 한글로 보면 이게 어떤 의미인가 잘 이해가 안되나 해석한 영어를 보면 이해가 된다.

Rock floating in the air. 즉 땅 위에 떠 있는 돌을 의미한다.  


일반 대중에게 유명한 원효 대사의 친구이자 원효 대사가 해골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어 당나라 유학을 포기했을 때, 그 때에 원효와 헤어져 당나라 유학을 다녀온 분이 의상대사다. 그 분이 창건한 사찰이 바로 이곳 부석사다.  


그럼 왜 부석사라 부르게 되었는가?  

그 설명은 무량수전 옆 안내문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무량수전을 나와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소백산을 정원 삼아 바라본다. 소백산 너머로 석양이 진다. 절경이다. 이 고즈넉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면 무한한 마음의 평안이 나에게 다가오는 듯 하다. 몇 분을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넋놓고 그 풍경에 젖어들어본다. 시간이 멈춰 이 순간을 영원히 즐겼으면 좋겠다.  


유홍준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절경을 제대로 즐기려면 석양이 질 즈음 이곳을 방문하는게 좋다.  


석양 빛이 내려앉는 무량수전 앞 마당
소백산 너머로 지는 석양을 아무 말 없이 그저 바라보자.
석양 빛과 유난히 잘 어울리는 부석사 무량수전


     

서울에서 출발하기 전 사실 많은 고민을 했다.  

'이미 오후 2시고, 영주까지 가면 거의 오후 5시가 되는데 1~2시간만 보다가 다시 3시간 거리를 돌아오는게 과연 옳은 선택인건가?’  


무량수전에서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며,  

오기전 했던 고민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는지를 뼈저리 깨닫게 되었다.  


오지 않았다면

오늘 느낀 이 고요함과 평안함 그리고 소백산 너머로 지는 그 멋진 석양을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금 이곳을 찾고 싶다.  

가을에 단풍과 은행이 제멋을 더할 때, 소백산과 부석사를 다시 찾아야겠다.

다시 찾을 부석사를 뒤로하고, 이번 순례기는 여기서 마친다.


믿기 어렵겠지만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을 그리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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