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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코치 Oct 31. 2020

배우 추자현은 왜 중국으로 갔을까?

《이데일리》 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편집자주 | ‘발가벗은 힘(Naked Strength)’은 회사를 떠나 야생에서도 홀로서기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발가벗은 힘을 키워야 언제든 퇴사하고 싶을 때 퇴사할 수 있고, 야생에서 자신 있게 생존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필자는 자신이 누렸던 대기업, 임원, 억대 연봉 등의 타이틀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40대 중반에 퇴사해 전문가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야생에 소프트랜딩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데일리는 필자가 ‘발가벗은 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신만의 Plan B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발가벗은 힘(Naked Strength)


-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 -



(49) 배우 추자현은 왜 중국으로 갔을까?


내가 하고픈 일에 대해 충분한 역량과 의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그렇다고 반드시 성공할까?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배우 추자현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그녀는 중국에서 회당 출연료가 1억 원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며 ‘퀸자현’으로 불리고 있으며, 최근 한국 드라마에서도 ‘역시 추자현’이라는 찬사를 얻고 있다.



사실 그녀는 수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1996년에 데뷔해 드라마 ‘카이스트’, ‘명랑소녀 성공기’ 등으로 얼굴을 알렸고, 2006년 영화 ‘사생결단’으로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배우 인생을 기대했지만, 2008년 ‘미인도’를 비롯하여 2010년까지 세 편의 영화에 출연하고도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발상을 전환해 중국 본토에 진출한 이후 톱배우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녀는 2004년 중국 본토 드라마 ‘대기영웅전’ 오디션에 신인의 자세로 도전해 ‘수영광’ 역을 따내며 중국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에는 중국 드라마 ‘초류향전기’와 ‘양애화작진주우’에 출연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에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한 후 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2011년 ‘회가적 유혹’에 출연해 ‘대장금’의 시청률을 뛰어넘는 대성공을 거두며 톱배우 반열에 올라섰다.


인생 역전을 이룬 그녀는 중국 진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연기를 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내가 꾸준히 돈을 벌 수 있게끔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이 지속적으로 들어오질 않았다. 먹고살기가 막막했다.”


추자현은 자신의 역량을 한국이 아닌 중국에서 펼쳐냄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누리고 있다. 그녀의 사례를 경영 전략, 비즈니스 전략 관점에서 이야기해보겠다.


강릉 경포대에 가면 수제 햄버거 가게가 있다. 나는 이곳을 보고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전략적 개념을 제대로 활용해 성공했기 때문이다. 갈 때마다 줄이 길게 늘어서 있고, 매장 안에서는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인기의 이유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햄버거가 맛있다. 맛있으니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둘째, 독점적 환경에 위치해 있다. 경포대 부근에는 횟집이 즐비하다. 한 곳에서 먹고 나온 사람에게 바로 옆집이 호객행위를 할 만큼 정신이 없다. 이런 횟집들 사이에 햄버거 가게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근방에서 유일한 햄버거 가게다. 회에 물렸거나 해산물을 즐기지 않아 다른 음식이 생각나는 사람들, 아이들이 있는 가족 단위의 손님들은 색다른 맛을 찾아 이곳에 들르기 마련이다.



햄버거 가게의 성공 요인을 경영 전략과 비즈니스 전략 관점에서 살펴보자.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갖춰야 할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케이퍼빌리티(Capability: 역량)와 포지셔닝(Positioning: 위치)이다. 맛있는 햄버거를 만드는 ‘역량’도 중요하지만, 좋은 입지 또는 독점적 환경에 위치해야 하는 것이다.


이 햄버거 가게는 특히 포지셔닝 전략을 제대로 활용했다. 만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했다면 아무리 햄버거 맛(역량)이 뛰어나더라도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같은 대기업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실제로 이들 거대 패스트푸드 회사들은 앞다투어 할인이나 행사 등의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비용은 증가하고 이익은 감소한다. 경포대 햄버거 가게는 경쟁자가 적은 지방 도시를 택하면서도 여행객이 많이 찾는 위치에 제대로 위치함으로써 비용은 줄이고 이익을 증가시켰다. 무혈입성(無血入城)의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다.


이는 홈플러스의 전략과도 흡사하다. 홈플러스는 15개 국내외 할인점 브랜드가 40개 점포를 오픈한 춘추전국시대에 가장 뒤늦게 합류한 후발 주자였다. 1호점을 연 1997년 9월 초, 이미 영업 중인 대형마트는 무려 40여 개에 달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이마트가 선도해온 국내 유통 사업에서 2위로 올라섰다. 어떻게 그런 성과를 이뤄낸 것일까?


홈플러스는 이마트 매장이 주로 포지셔닝한 수도권을 피해 영남권에 자리 잡았다. 수도권과 떨어져 경쟁을 피할 수 있고, 수도권에 비해 경쟁 강도가 약하며, 배후인구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포지셔닝 전략을 비교해보면 흥미롭다. 이마트는 최초에 수도권을 점령한 후 차츰 중소도시로 진입한 반면, 홈플러스는 영남 지역에 거점을 확보한 후 점차 수도권으로 진입했다. 배우 추자현 역시 이러한 포지셔닝 전략을 잘 활용했고, 그 결과 보다 파워풀한 ‘발가벗은 힘’을 갖출 수 있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의 최초 매장 분포도 (출처: DBR 154호)



국내 대기업에 취직한 창의적인 인재가 보수적인 기업문화 때문에 인정받지 못하다가 퇴사 후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구글에 재입사해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TV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 포지셔닝을 잘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재빨리 인지하고 새로운 포지셔닝 전략을 구사해 자리를 잡은 경우다.


판화가 이철수의 글 <이쁘기만 한데>는 포지셔닝 전략을 아주 잘 표현하고 있다.


논에서 잡초를 뽑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벼와 한 논에 살게 된 것을 이유로

‘잡’이라 부르기는 미안하다


- 판화가 이철수, <이쁘기만 한데…> -



만일 잡초가 들에 포지셔닝했다면 예쁜 들풀로 사랑 받지 않았을까? 논에 뿌리를 내린 잡초처럼 포지셔닝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일이 꼬이고 삶이 힘들다. 따라서 내가 포지셔닝을 제대로 한 것인지 재빨리 파악할 줄 아는 ‘인지 능력’이 필요하다.



지금 당신은 어떤 환경에 포지셔닝했는가? 당신의 역량을 펼쳐내고 성공을 든든하게 지원해 줄 환경에 포지셔닝했는가? 만일 그렇지 않다고 판단된다면 현재 있는 곳을 과감히 떠나라.





* 위 글은 필자(이재형)가 《이데일리》에 연재한 칼럼, [발가벗은 힘: 이재형의 직장인을 위한 Plan B 전략]의 내용입니다.


이재형 비즈니스임팩트 대표 | 비즈니스 코치 | 세종사이버대 겸임교수

(이메일: ceo@businessimpac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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