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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QA는 여전히 과소평가될까

제품을 지키는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용히 잊혀지는 역할

by 제임스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서 개발자는 명확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존재입니다. 기능이 구현되고, 화면이 구성되며, 사용자는 그 결과를 직접 경험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자의 기여는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조직 내에서도 중요한 인력으로 인정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QA라는 역할, 즉 품질보증 활동은 같은 프로젝트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습니다. 특히 이를 수행하는 QA 엔지니어는 프로젝트의 핵심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인력으로 간주되거나, 정규직이라 해도 조직 내에서 전략적 중요도로 평가받지 못하는 일이 잦습니다.


이러한 인식의 차이는 단순히 역할에 대한 이해 부족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실제로 개발자는 기능이 정상적으로 실행되면 그것으로 업무가 끝났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QA 엔지니어는 단지 기능이 작동하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획 의도에 부합하는지, 사용자 흐름에 맞는지, UX 관점에서 문제가 없는지까지 고려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자면, 개발자가 기능을 완료했다고 하여 확인해본 결과, 기획에서 요구한 기대치와 완전히 다른 흐름으로 구현된 사례를 다수 보았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는 “기능이 실행되니 끝났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이처럼 결과물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분명히 존재하며, 그 부분을 점검하고 지켜내는 것이 바로 QA의 역할이고, 그것을 수행하는 사람이 QA 엔지니어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QA와 QA 엔지니어는 과소평가되는 걸까요?



QA는 왜 과소평가되는가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QA가 수행되는 ‘타이밍’과 그 ‘가시성’에 있습니다. 개발은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중심에서 이루어지며, 구현된 결과물이 사용자에게 직접 전달됩니다. 이로 인해 개발자의 기여는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조직의 성과로도 연결됩니다.


반면 QA는 대체로 프로젝트 후반에 집중되며, 개발 일정에 따라 QA 일정이 밀리는 일도 흔합니다. 특히 테스트는 개발 완료 후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둘러 수행되거나, 문제를 발견해도 “이미 끝났으니 수정은 어렵다”는 말로 마무리되는 일도 있습니다.


또한 QA가 아무리 철저하게 수행되더라도 모든 오류를 사전에 제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QA가 있었는데도 문제가 발생했느냐”는 인식이 생기기도 합니다. 반대로 문제가 없으면 QA의 기여는 조용히 잊혀지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는 QA의 중요성을 희미하게 만들고, QA 엔지니어의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게 만듭니다. 결국 QA 엔지니어는 ‘대체 가능하다’는 인식 속에서 과소평가되거나, 외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한 역할로 여겨지는 현실에 놓이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QA와 QA 엔지니어의 역할을 단순히 ‘테스트’ 수준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QA는 단순한 검수가 아니라, 기획 의도와 사용성, 위험 요소까지 포함한 전체 품질을 확보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 QA 활동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QA 엔지니어는, 단순히 오류를 찾아내는 사람을 넘어, 품질을 설계하고 사용자 관점에서 제품을 해석하는 사람입니다.


QA 엔지니어는 개발자의 결과물을 단순히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능이 왜 만들어졌고, 어떻게 사용될 것이며, 사용자가 겪을 불편은 없는지를 모두 고려합니다. 다시 말해 QA는 개발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전체의 신뢰도를 ‘보증’하는 전략적 활동이며, QA 엔지니어는 그 활동의 중심에 있는 주체입니다.



개발과 QA는 함께 가야 한다


개발자가 없다면 제품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QA가 없다면 제품은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QA는 개발 이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제대로 동작하고 사용자에게 신뢰를 주도록 만드는 핵심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QA 활동을 실제로 수행하는 QA 엔지니어는 단순히 테스트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용자 경험의 마지막 문을 지키고,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며, 브랜드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QA와 QA 엔지니어가 과소평가되는 현실은, 우리가 품질에 대해 얼마나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제는 QA의 존재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되어야 합니다. 개발자와 QA 엔지니어가 서로 존중받으며, 품질 중심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이야말로, 진정한 사용자 중심의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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