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를 개발의 마지막 순서로 두는 팀에게 필요한 질문
“일단 개발 먼저 하고, 테스트는 마지막에 하자.”
“지금은 기획이랑 디자인 정리하느라 정신없으니까, QA 엔지니어는 나중에 불러도 되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를 프로젝트에서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프로젝트일수록 일정 막바지에 수많은 버그와 예기치 못한 이슈가 몰려오곤 합니다. ‘QA 엔지니어를 나중에 불렀기 때문’이라는 진단은 늘 늦게 도착합니다. 문제는 이미 커져 있고, 품질은 후순위가 되어버립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그런 구조적인 문제의 본질을 함께 짚어보고자 합니다.
먼저 이 글에서 말하는 QA는 '품질 보증(Quality Assurance)'이라는 개념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QA 엔지니어는 이 QA를 실제로 실행하고 주도하는 실무자, 즉 품질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테스트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사람들입니다.
많은 팀이 QA를 제품의 마무리를 위한 단계로만 인식합니다. 개발이 끝난 뒤 버그를 찾고 기능을 검수하는 최종 점검 프로세스로만 이해하지요. 하지만 QA는 단순히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서, 애초에 문제를 만들지 않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QA 엔지니어는 단순한 ‘체크리스트 관리자’, '테스트케이스 관리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제품 기획의 맥락을 기술적으로 해석하고, 요구사항이 누락되거나 모호한 부분을 찾아내며, 그 과정에서 설계의 품질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역할은 개발이 완료된 후에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함께 설계되고 논의되어야 할 일입니다.
QA 엔지니어가 프로젝트 후반에 등장할 경우, 그들이 처음 마주하는 일은 ‘검토’가 아니라 ‘수습’입니다. 이미 설계가 마무리되고 개발이 진행된 상황에서 발견한 문제는, 수정 자체도 어렵지만, 팀의 일정과 리소스를 크게 흔들 수밖에 없습니다.
기획 단계에서 QA 엔지니어가 관여하지 않으면 자주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능 요구사항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예외 상황에 대한 정의가 없는 경우, 개발자들은 각자 해석을 하게 됩니다. 이런 해석의 차이는 결국 ‘결함’이라는 이름으로 QA 단계에서 드러나게 됩니다.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초래합니다.
✔ 릴리스 직전의 무리한 야근
✔ 기능 롤백 및 일정 지연
✔ Hotfix 반복
✔ 사용자 불만 및 평판 저하
✔ “왜 이제 말하느냐”는 오해와 책임 전가
이러한 상황은 QA 엔지니어가 무능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시점이 너무 늦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팀은 품질을 사후 검수 대상이 아니라, 사전 설계 요소로 인식합니다.
그래서 QA 엔지니어는 기획 회의에 함께하고, 초기 요구사항 정의서와 와이어프레임 리뷰에 참여하며, 테스트 전략과 품질 기준을 함께 수립합니다. 이때 QA는 ‘단순히 테스트를 언제, 어떻게 할 것인가’만 논의하지 않습니다. 사용자의 여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어떤 기준을 기준 삼아 제품의 완성도를 정의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나눕니다.
이러한 참여 구조는 단순한 테스트 플랜 작성을 넘어서,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의 관점을 기술적으로 해석하고 조율하는 역할까지 포함합니다. 즉, QA 엔지니어는 ‘문제를 늦게 발견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사람’입니다.
QA 엔지니어가 프로젝트 초반에 존재하는 팀과, 후반에만 등장하는 팀은 일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 전자는 품질을 리스크로 보지 않고, ‘책임감 있는 설계’의 일부로 이해합니다.
- 후자는 품질을 늘 일정 뒤에 오는 변수로 다루며, 반복적으로 같은 문제에 부딪힙니다.
QA의 타이밍은 단순히 실무적인 문제를 넘어서, 조직이 얼마나 주도적으로 품질을 관리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협업에 신뢰 기반을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QA 엔지니어를 언제 부르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팀이 ‘품질’을 조직 전략의 어디에 놓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철학의 문제입니다.
QA는 개발의 끝이 아니라, 설계의 시작이어야 합니다.
QA 엔지니어는 버그를 찾아내는 사람 이전에, 문제의 출발점을 묻는 사람입니다.
기획 초반에 QA 엔지니어가 참여했는지, 테스트는 어떤 전략과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품질’을 어떤 위치에 두고 있는지. 이 모든 것이 모여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됩니다.
"당신의 팀은 QA를 언제 부르고 있나요?"
그 타이밍이 바로, 여러분 팀의 성숙도이자 신뢰의 척도일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