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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시어 국립공원 이곳에 비할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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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로간패스 정상 주차장에서 밤을 지새려고 했는데 순찰하던 레인저가 왔으며 이곳의 차 안에서 머물면 안된다고 하기에 St. Mary 로 내려갔으며 아침에 다시 올라왔다. 주차장에는 여러대 차가 있는데 그들은 깊은 산중으로 하이킹을 떠난 것이다.


사정을 설명하면 안될리 없지만 원래 구질구질하게 사정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간단히 말하고 밤에 절벽길을 내려가는데 시력이 좋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곳곳에 숲속으로 완전히 들어간 곳 주차장에 안전하게 차를 멈출 수 있으나 그리즐리 곰의 습격을 당할까 염려되어 아예 마을로 갔다. 





시즌에는 방문객이 많아서 주차장 문제가 복잡하므로 일찍 St. Mary 를 출발하여 로간패스로 떠났다. 9년 전 이곳에 멈추어 상념에 잠기던 그 장소이며 9월에 리치축구단 단장이던 옛친구 성광현씨가 뉴욕에서 사진작가 일행과 함께 오면 동쪽을 출발하여 서쪽으로 가면서 Logan Pass 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는 여기이므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하고 만약에 지나쳤으면 다시 찾아서 와야 할 곳이다. 


(서쪽에서 오던 동쪽에서 가던 호수가 끝나는 지점이니 어렵지 않게 찾을수 있으며 불에 타서 죽은 고목이 두 그루 서있는 곳이고 위 사진과 풍경이 맞는 곳이니 참고하면 된다.) 






불타지 않으면 자손을 번식시키기 어려운 특성이 있는 나무라서 록키산맥에는 자연발화에 의해 불이 나는 것이 정상이다. 






정상에서 잠시 멈추고 서쪽으로 고갯길을 내려갔는데 그곳에 작은 주차장이 있어 그곳에 멈추고 숲속으로 하이킹을 떠나려는 이유다.







바위산을 깎아서 만든 벼랑길이며 이곳 글래시어 팍은 전체 차도가 역 40 마일에 불과하지만 원체 산세가 험해서 다른 곳에 찻길을 만들지 않은 것 뿐이며 전체를 보려면 헬리콥터를 이용하는 방법 뿐이지만 트랙킹 코스가 거미줄처럼 곳곳을 연결했으므로 걸어서 다녀야 한다.


미국의 다른 국립공원과 이곳이 확연히 다른 것은 북녘의 추운 지역이며 바위산으로 이뤄진 곳이라 나무숲이 많지 않아서 어느 코스로 하이킹을 하든지 시야를 가리지 않으니 전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강력한 장점이 있는 곳이다. 이곳 벼랑길에서는 목숨을 부지하려면 만용이나 객기를 부리지 말고 늘 겸손하게 다녀야 하며 반드시 곰의 눈을 향해서 뿌리는 사정거리가 긴 최류탄 스프레이를 지참해야 한다.







지금 이곳에는 네 다섯 곳에 산불이 발생하여 국립공원 전체가 연기가 자욱하며 안내센터에 문의하니 이번 뿐 아니라 이곳에는 연중 화재가 멈추는 날이 없다고 하였다. 처음에는 희뿌연 안개 혹은 일기현상으로 파랗게 보이는가 했는데 화재로 연기가 가득한 것이라는 설명이고 방문객들은 은은하게 연기 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난 후각이 마비되어 전혀 몰랐다. 






메인코스 절벽의 하이킹 코스이며 로간 패스 정상에서 출발하는 왕복 20 마일 길이며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행장을 꾸려서 다른 곳으로 연속 이어진 길을 다니며 며칠씩 야영 할 수 있고 정확한 지도는 안내센터에서 무료 배포한다.






하여간 이곳은 말로 설명이 될  간단한 곳이 아니며 직접 와서 겪어보고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데 이런 아름답고 기괴한 여행지가 미국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되는 곳이지만 이곳은 그랜드 캐년 과 콜로라도 록키산맥 등에 비해 덜 알려졌다. 


콜로라도 록키산맥은 덴버 시티, 콜로라도 스프링스, 솔트레이크 시티, 알버키키 등 대도시가 있고 주변에 70 번 76번 25번 80번 등 동서남북 요충지로서 접근성이 좋고 기후가 온화해서 방문객이 많은 것이고, 그랜트 캐년은 LA, 샌디에이고, 라스베거스, 샌프란시스코, 휘닉스 등 인구밀집 지역과 고속도로 요충지 잇점이 있지만 글래시어 이곳은 근처에 대도시가 전혀 없고 북녘의 험준한 외진 곳이며 눈폭풍 때문에 연중 5월부터 10월까지 올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이다.


미 대륙에서 태평양 연안 시에라 네바다 산맥, 중부의 록키산맥, 대서양 연안의 애팔라치안 산맥의 절경 중에서 가장 뛰어난 곳이며 백미 중에 백미이고 미지의 대륙에 숨겨진 보석과 같은 곳이다.









예전에 이런 길을 만든 사람들의 발상이 놀라운 곳이며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요새미티 국립공원을 비롯해 모든 곳이 놀랍긴 하지만 이곳은 북녘의 추운 지역이고 온통 바위절벽으로 이뤄진 곳이라 다른 곳과는 비교할 수 없는 노력과 희생이 따른 곳인 것을 기억해야 한다.



글래시어 국립공원은 면적 2'532 평방 km 이며 서울시 면적 605 제곱 km 에 비교하면 4배의 큰 면적을 가졌다. 캐나다 국경과 맞닿아 있으며 하이킹 트레일은 1'120 km 에 이르는 방대한 지형이지만 자동차 도로는 험준한 지형으로 인해 그리 발달하지 못했으며 이 도로는 1910 년 공사가 시작되어 1932년에 완성되었다. 








무너져서 쏟아질 듯한 절벽들.....






이곳은 높아야 3'000 미터지만 체감으로는 4'000 미터도 더 되어 보이는 곳으로 해발 지형이 낮은 곳에 위치해서 산봉오리는 그만큼 높은 곳이다.






위를 올려다 보면 아찔한 곳이 끊이지 않는다.








9년 전에는 돌을 쌓아서 만든 허술한 난간의 부서진 곳이 많았고 그때에 비하면 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으며 난간을 튼튼하게 만들어서 운전 중 마음이 놓였으며 아스팔트도 새로 하였고 길도 조금 넓어진 곳이 있어서 안전했다. 지금도 끊임없이 도로 보수를 하지만 원체 절벽에 만든 길이라 확충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웨스트 글래시어에서 오는 고전적 관광버스가 수시로 오르내리는데 이것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고 하얀색 셔틀버스는 무료다. 






두대가 간신히 지나는 절벽이 많고 튀어나온 바위에 차가 부딛혀 찌그러지고 바위도 흠집이 난 곳이 곳곳에 있어서 운전에 매우 조심해야 하는데 특히 차고가 높은 차일수록....






예전에 비해 갓길이 많아졌고 난간이 있어서 안전해졌는데 9년 전에는 난간이 없는 곳이 많아서 살벌한 분위기였다.






글래시어의 중요 부분의 지도이며 안내센터가 중심이고 급커브 주차장 까지 이어지는 길이 절대 경관이다. 

급커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파란 선을 따라 하이킹을 떠나기로 했다. 









이틀 식량이 될 말린 소고기와 물병 네개를 넣고 큰 대검은 배낭에 넣고 허리에는 중간 크기 대검을 차고 급커브 주차장에서 길을 떠났는데 입구에 곰과 싸울 때 뿌릴 최류탄 스프레이를 지참하라는 경고문이 있는데 내게는 없으며 문제는 지나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서 안으로 얼마 들어 가다가 후퇴하기로 했다.


잘난척 하고 혼자 산중으로 들어가 공격성이 강한 회색곰을 만나면 죽거나 살거나 줄 중 하나인데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섰으며 칼을 들고 싸울 정도면 이미 목숨은 잃은 것으로 생각하고 곰을 죽이는 길 뿐이 없지만 곰도 싸우기로 작정하면 둘 다 살아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대검 두개를 뽑아들고 단둘이 맞붙으면 절대 나 혼자 죽지 않지만 다치거나 죽으면 소용 없는 짓이라서 다른 곳으로 가기로 했다.






물러나서 다시 고갯길을 올라 안내센터 주차장서 출발하는 절벽길 루트로 갔으며 이곳은 사람의 통행이 많아서 안전한 곳이며 경고문에는 그리즐리 회색곰 영역이므로 최류탄 스프레이를 지참하라는 것이다. 







난간도 없는 이 길에 들어섰는데 차는 저 아래서 다니고 사람은 절벽으로 가야하는 아름답지 못한 길이었다. 






벼랑에 줄을 걸어놓았으며 벽에 바짝 붙어서 걸었다. 






줄을 잡지 않고 가는 사람도 있지만 끝까지 잡고 지나던 시간이며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바로 황천으로...






절벽을 지나면 꽃길이 있어 안전한 곳이 나오지만 메뉴가 수시로 바뀌어 결코 안전하지 않은 길이었다. 






절벽을 벗어나니 굴러도 걸릴 나무가 많고 수직으로 떨어지지 않을 곳이라 안심이 된 시간...






2마일 가량 들어가다가 원위치로 되돌아 가다가 레인저를 만났으며 그와 둘이 삼십분 가량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륙을 다니는 여행자 인 것을 알고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 되었는데 각지 국립공원 이야기 중에 그랜캐년이 주제로 올랐으며 둘이 똑같이 그곳은 정말 별볼일 없는 곳이라고 말해서 웃음이 났다.


하이킹으로 여덟 아홉시간 걸어서 계곡 아래 강바닥까지 간다면 모르지만 육안으로 살피는 여행이라면 그랜드 캐년은 실상 등수에 들지 못할 곳이지만 원체 광대한 면적에 대도시가 주변에 많아서 관광객이 많은 것 뿐이다. 이 친구는 국립공원 많은 곳을 알고 있었으며 유타 주 캐년 랜드를 아냐고 물으니 계곡으로 된 것 절경 중에 가장 좋아하는 장소라고 한다. 


(캐년 랜드는 한눈에 태고의 역사와 변천사를 볼 수 있어서 그랜드 캐년과 캐년 랜드 둘 중 한 곳을 가야 한다면 캐년 랜드를 가야 하는 곳이며 프로 여행자가 선호하는 국립공원이고 그랜드 캐년은 이름만 듣고 찾아오는 아마추어가 많은 곳으로 보면 된다.)


여인은 애기를 배낭에 넣고 나의 뒤에서 오다가 앞질러 가더니 길이 험해서 위험하다며 되돌아 와서 레인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녀의 허리 앞에 매달린 것이 최류탄 스프레이다. 모기약처럼 분사되는 것이 아니라 물총의 물줄기처럼 나가는 것이며 사정거리는 약 7 미터이고 7초간 발사할 수 있는 양이어서 여러번 나누어 곰의 눈에 뿌릴 수 있지만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여럿이 함께 다녀야 한다. 



이곳 글래시어 국립공원 방문객 중 남자는 허리에 대검을 찬 사람이 많고 남녀 모두 허리에 개스통을 차고 다니는 것이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풍경이며 그만큼 이곳 글래시어 공원은 회색곰이 많은 위험한 지역이기도 하다. 콜로라도 록키산맥은 원체 관광객이 많이 몰려오는 곳이고 ATV 차량이 요란한 소음에 온 산맥을 휘젓고 다녀서 산짐승은 아예 인적이 없는 깊은 곳으로 피해서 살지만 이곳은 ATV 가 다닐 길도 없고 걸어서 다니는 곳이라 소음도 없어 야생동물이 주변에 널렸다.


레인저에게 권총을 휴대하고 다녀야 하는 거 아닌가 질문하니 휴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거의 맨몸으로 다닌다는 대답이었다. 그도 허리에 최류탄 스프레이 하나만 차고 있었으며 그의 말에 의하면 총기휴대가 불법인 이곳에서 방문객 중 상당수가 권총을 배낭에 숨겨서 다닌다고 하는데 그만큼 위험한 곳이라는 반증이다.


지난 번 콜로라도 실버톤 마을에서 만나 두랑고 마을에 태워다준 윌슨이란 친구가 있었는데 어제밤 주차장에서 두랑고 마을에서 온 여행자를 만났으며 나바호 인디언 걸후랜과 함께 비행기로 와서 렌트카로 이곳에 왔으며 그는 대검을 차고 더하여 최류 스프레이로 무장을 하고 다녔다. 


매번 곰이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아니고 어쩌다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것인데 만약 곰이 사람을 해치면 주변에 있는 것들을 모조리 찾아서 총살시켜 경종을 울린다. 그러나 지혜가 더 많은 사람도 사형을 당할 줄 알면서도 남을 죽이는 세상이니 곰을 나무랄 것이 못 된다. 






레인저와 헤어지려고 악수를 나누었는데 나의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물어 괜찮다고 했으며 편한 모습을 찎어갔다. 레인저 하면서 여행자와 처음으로 가장 오랜시간 대화 하였다고 했다. 삼십분 가량 이었는데 여행자와 별로 대화가 없이 본분에 충실한 사람이니....


쉬엄 쉬엄 돌아 오다가 여행자들이 모여있어 조용히 다가섰는데 언덕 풀밭에서 큰뿔 산양이 무리지어 풀을 뜯어먹고 읶었다. 체격은 당나귀 만큼이나 컸으며 저녀석에게 받히면 바로 안타로 날아갈 정도로 우악스런 녀석들이다. 








캐나다 록키산맥과 와이오밍 주 빅혼 산맥에 서식하는 산양은 체격이 작은데 얘들은 매우 조심해야 할 대상이다. 내가 캐나다 산양이라면 이곳 글래시어 팍에 거주하는 얘들은 최홍만 정도 될 체격이었다.










안전한 트레일이 많아서 취향에 맞게 다닐 수 있으며 사람의 무리에 같이 섞여서 다니는 곳이 안전한 산행의 방법이다. 






정상 고갯길에 있는 표지이며 해발 2'025 미터에 불과하지만 평지가 낮은 곳이라 수천미터 산에 올라 온 것과 같은데 타인의 사진을 여러팀 찍어주는 사진사 노릇을 했던 날이다. 







서쪽 맥도날드 호수 방향으로 내려오다가 게곳 개울에서 쉬기로 했다. 






아무도 없는 빈자리를 찾아 내려갔는데 오토바이 그룹이 도착하고 그들 중 부인도 내려와 발을 물에 담구었고 남편은 구경만 하고 있었다. 물은 너무 차가웠으며 물이 너무 맑아서 고기가 없었는데 송어가 이런 곳에 살다가는 독수리 발톱에 바로 체포당하기 십상인 곳인데 물을 마셔보니 맛이 괜찮았다. 






서쪽 입구로 내려오면서 숲속을 드나들었다.






인적이 없는 숲속의 개울로 들어갔으며 통나무를 밟고 흔들면서 다니고 놀다가 길을 떠나기로 했다. 


어디든지 곰을 조심하라는 경고문이 있는 곳이어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는 사정거리 안에서 다니던 시간이고 몇 장의 사진에 전체 모습을 담을 수 없고 글로서 표현하기 어려운 곳이며, 미국을 여행할 기회가 있고 전체 국립공원 가운데 한 곳만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유명세를 따라서 별볼일 없는 그랜드 캐년이 아니라 가기 어려운 멀고도 험한 외진 곳에 있지만 반드시 이곳으로 와야 한다는 의견을 전하면서 거대한 록키산맥 전체에서 백미로 꼽는 글래시어 국립공원의 이야기를 마친다.


언제 다시 오게될지 모르지만 다음에는 아예 여러날 숲속에서 지낼 계획으로 올 것이고 등산장비를 갖추어 먼거리 트랙킹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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