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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 제일 몬타나 주 글래시어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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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맥을 오르기 전 St. Mary 마을 입구 주유소에서 연료를 가득 채우고 아이스 박스에 얼음을 채웠다. 산간오지여서 연료비는 1'5 배 정도 비싸고 얼음은 두 배의 가격이었다. 


아이스 박스에 있는 것이라고는 도라지 무침과 무말랭이 단무지 김치 한병이 전부인데 매일 얼음을 채우느라 음식 가격보다 얼음으로 지출되는 돈이 더 많지만 이런 것 구할 수 잆는 곳이고 시어서 버리면 안되므로 매일 5 달러 얼음을 소모하고 있다.   





안내소 들어가는 입구 한적한 길가에 있는 입간판이 마음에 들었다. 






St. Mary 마을 모텔.....






가까이 보이는 듯 해도 뽀족한 바위산 까지 약 30 km  먼 곳이며 호수를 지나고 절벽을 지나야 도달할 수 있으며 공주가 갇혀있는 마녀의 성과 같은 곳이다.

 







9 년만에 왔더니 언젠가 산불이 나서 호숫가 부터 산중턱에 퍼져있는 방대한 지역의 나무가 모조리 불에 타서 생명을 잃었다. 다리가 있어야 도망치던 피하던 할텐데 나무는 뿌리가 땅에 박혀 있으니 선채로 뜨거운 불에~ 에효...







그래도 하나님의 섭리는 참으로 오묘하셔서 삼나무 씨는 불에 타야 새싹을 내릴 수 있는 절묘한 구조를 가졌다. 일반 솔방울은 불에 타면 재로 변하는 것으로 끝이지만 록키산맥에 자라는 나무 솔방울은 땅에 떨어져도 싹이 돋지 않으며 몇년이고 그 자리에 있다가 산불이 나면 껍데기가 불에 타고 이어서 안에 있는 씨앗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싹이 터서 새 생명이 탄생하는 것이다.


곳곳에는 이제 갖 몇년생에 불과한 잔솔이 무수히 자라고 있었으며 어린시절에 부르던 나의 애창곡 

(옛동산에 올라)를 오랜만에 부르던 시간이었다.


" 내 놀던 옛동산에 오늘 와 다시 서니 산천 의구란 말 옛시인의 호사로고... 아 아 아아아 아아~ 아아 아아아~  예 섰던 그 큰 소나무 버혀지고 없구려~ "


" 지팽이 도루짚고 산기슭 돌아서니 어느 해 풍우엔지 사태져 무너지고~ 아 아~ 아아아 아 아~ 아아 아아아~  그 흙에 새 솔이 나서 키를 재려 하는구려~ "


떠나가는 배, 그리움, 성불사의 밤, 고향으로 가는 길, 그네, 그집앞, 가고파, 동심초, 산노을 등 애잔한 애창가곡이 많고 많았는데 이제는 기억이 가물거릴 때가 많다.








Going, Going, Gone "흐르고 흘러서 사라진다는 뜻"인 듯하다. 즉 빙하가 아래로 흘러서 바위산 절벽 아래로 사라져 자취를 감춘다는 그런 뜻으로 해석하면 되려나....

꿈보다 해몽이 좋으면 된다. 





무료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먼산 빙하는 언제라도 쏟아질 기세로 있고...






오른편 호수가 끝에 있는 St. Mary 에서 호수 끝까지 오면 안내소와 주차장이 고개마루에 있으며 지도는 다음편에 자세히...






예전에는 별로 없던 갓길 간이 주차장이 곳곳에 만들어졌고 난간은 없지만 큰 바위로 난간을 대신하여 예전보다 편리해졌다.











모퉁이를 돌아서.......






절벽에서 가늘게 떨어지는 폭포 물줄기를 떠서 마시려고 컵을 들고 길가의 비탈로 갔다. 





미끄러운 곳에서 위태로운 자세로 물을 떴는데 그만 미끄려져 황당한 사건이 생겼고 운이 조금만 더 나빴으면 길 아래를 통과하는 하수구로 미끄려져 길 아래로 지나서 계곡으로 떨어질뻔 했다. 

오래 살겠다고 허락없이 산신령 몰래 장수하는 신선주를 마시려다 지름길로 갈뻔했던 사연.... 






추억을 만들고 있는 가족들......






태고적의 바위가 무너지고 깎여서 흙으로 변한 계곡에 자라는 나무들.....








무엇보다 길을 더 깨끗하게 다듬고 난간이 되는 돌담이 많아져 안정된 운전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언젠가 사라지겠지만 추억의 영정사진을 하나씩 만들어 놓는 시간........






어안렌즈 (물고기 눈 구조의 렌즈)로 보는 듯한 풍경......






로간패스 정상이며 안내소가 있고 무료 셔틀버스가 쉴사이 없이 다니며 글래시어스 국립공원에는 커다란 RV 트럭과 여행용 트레일러는 도로가 좁고 험준해서 통행이 금지되어 있고 작은 렌트카로 다녀야 하는 곳이다.  






트랙킹 코스가 지천에 널렸으며 하이킹 매니아에게는 최상의 행복을 안겨주는 곳이며 야생동물이 사방에 널려서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곳이며 먹이를 주지 말아야 하고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먼산의 동물을 찾으려고 주차장 한편의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았으며 산 중턱 산양이 다닐만한 곳을 모조리 살피는데 오늘따라 녀석들이 보이지 않았다. 






찾는 산짐승은 보이지 않고 끼마득히 먼 산등성이 하이킹 코스를 걷는 사람만 렌즈에 들어왔다. 






얼마 후 노인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더니 앞산 중턱을 가리키며 산양이 있다고 알려주었고 손으로 가리키는 노인의 손끝을 따라 고성능 망원경으로 열심히 훎어도 보이지 않았는데 근처에 있던 스패니쉬 부부가 와서 자세히 설명해 주어 바로 찾았다,






렌즈가 발달하여 숨을 곳이 없다.






삼각대에 고정시킨 카메라를 조절하여 흔들림이 없이 Big Horn 큰뿔 산양을 살펴보는데 주변 사람들이 궁금해 했으며 여럿이 교대로 살펴보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사슴은 흔하게 보이는 곳이고 가까운 근처에서 살펴봐도 녀석들은 관심없이 풀을 뜯어 먹는다.






10 미터 거리에서 봐야하고 가까이 가면 뿔에 받혀서 위험해 질 수 있다는 경고문이며 빅혼 산양은 

황소와 말보다 조금 작지만 당나귀 크기라서 받히거나 밟히면 바로 염라대왕을 알현하러 떠나야 한다.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은 그것을 찾아간 사람의 것이고 하늘아래 넓게 퍼진 그 모습은 감상하는 사람의 것이다.


옛 선조께서 금강산 유람을 하기 위해 하인을 데리고 혹은 홀로 장도에 오르다가 객사한 이도 많았고 산적과 맹수에 잡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 많았다. 금강산 보다 훨씬 더 깊고 험준한 글래시어스 국립공원을 찾는 이는 오며한 모습에 환성을 지르지 않는 이 없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기이한 바위산 이며 절경 중에 절경이고 아무리 언변과 표현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곳이며 넋이 나간 듯 하루 온종일 멍하게 바라보는 방문객들이 곳곳에 보이는 곳이다. 아무리 많은 곳을 다닌 여행가라도 이곳을 오지 않고서는 미 대륙의 진수를 보았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지구 역사의 변천사를 읊어대며 그랜드 캐년이 어쩌고 저쩌고, 콜로라도 록키산맥이 어쩌고 주절거려도 다 부질없는 소리이며 미대륙의 48개 주를 다니면서 각 곳의 명승절경을 샅샅이 훑고 다니는 대륙의 탐사여행가 나의 견해는 이곳에 견줄 수 있는 곳이 미 대륙에는 없다고 단언한다.


아찔한 절벽, 미친 사람들이 만든 듯한 벼랑길 등 내일 한편의 글래시어스 국립공원 이야기를 더 올리고 어디로 갈지 앞길을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정처없는 유랑길을 떠나야 한다.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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