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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내려와 앉은 angels landing

첫날 아킬레스건이 늘어나고 하지 않던 하이킹을 계속 하였더니 더 늘어나서 통증이 심하였으나 가는데 까지 가기로 했다. 글을 쓰는 것은 당일 아니면 늦으면 하루 후에 올리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몸이 고달프고 인터넷 연결이 안되는 지역도 있어서 계속 늦어진 글을 쓰고는 있으나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생생한 여행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유타주에서 마지막으로 도착한 국립공원 (자이언 캐년)에 도착하여 안내센터에 잠시 들린 후 셔틀버스를 타고 오늘의 목적지 (angels landing) "천사가 내려 않는 곳" 으로 향했다. 

작년에는 겉으로 보고 지나기를 하였고 두달 반 전에는 강 계곡 하이킹을 하였으며 지금은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앉는 곳을 가기로 했다.  






이곳은 계곡이 협소하여 주차장을 만들 공간이 별로 없어서 모든 방문객은 무료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버스는 뒤에 트레일러 승객 칸을 매달고 다니므로 한번에 두 대의 버스가 움직이는 것과 같다. 






버스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1920년대 생산된 승용차 몇대가 시위하듯 들어오고 있었으며 이 정도는 대륙을 달리는 신발맨이나 못말려맨에 비하면 명함을 내밀기 어려운 여행자라 하겠다. 






천사가 내려와 앉는 곳 까지 가기 전에 증명사진을 확실히 하기로 했는데 (소피아 홍)은 세계 곳곳을 다녔지만 이상하게도 유타주에 오는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훌러싱 바닥에서 놀면서 유타 주와 아리조나 주 그랜드 캐년을 다녀 온 여인들에게 보이지 않게 기 죽어 살고, (말빨)이 죽는다는 말을 하기에 이번에 그들이 다니지 못한 기기묘묘한 곳을 모두 다녀 그들 가운데 우뚝 선 인물이 되게 할테니 염려말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과거 줄리아드 음대에 다니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의 말이 학교도 중요하지만 어느 거장에게 사사를 받았는지 음악계에서는 그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당시 한시간에 200 달러 ~ 400 달러 수강비를 내고 한시간 과정에서 30분 정도 교습을 받았다는데 음악 전공자들의 애환이 보통이 아니라 들었다.


여행지 답사도 음악계와 크게 다를 것 없어서 "어중이 떠중이 망둥이 어설픈 띨띨이 땡초 초보자에 본인도 제대로 모르면서 아는체 우라지게 하는 안다박사 모른다 맨" 을 따라서 영양가 없이 다닌 것과, 대륙의 49개 주를 다니고 또 다니는 탐사여행가 제임스 주와 더불어 여행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이번에 확실히 보여주어 훌러싱 바닥에서 다시는 기죽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갖가지 여행 증명사진이 이번 여행에는 많이 오르게 된 이유이며 자유의 남자 여행기록에 인물사진이 이렇게 많이 오르기는 처음이다. ㅋ


뉴욕 뉴저지에 나의 블러그 독자가 많아서 텍사스로 오기 전에는 나도 모르게 식당서 밥값을 지불하고 가는 이도 있었고 별도로 초대받아 여행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으며 여행강의를 해달라고 모임에 초대를 받아도 시간 맞추기 어려워 거절한 것이 부지기수였다. 그러니 이번에 제대로 된 학습여행을 하여 지천에 널린 적들에게 웬수를 갚을 기회로 알고 명소를 세세히 답사하여 앞으로는 절대 기죽지 말아야 한다.






바위절벽으로 막힌 곳을 향하여 걸음을 옮겼으며....






그림자가 짙어진 저곳 계곡을 넘어서 능선을 오르는 것이 오늘의 과제다. 






전운주와 여윤계 아닌 비비안 리, 그리고 소피아 로렌, 제임스 주, 이렇게 셋이서 왕복 7'8 km 먼길을 떠났다. 






블러그에 증명사진을 공개해서 훌러싱 웬수들에게 소문이 나서 다시는 소피아를 구박하지 못하도록 쐐기박기에 돌입하여 곳곳에서 불러 세우던 시간...








지나온 길이 멀리 보이지만 아직 이정도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이곳은 절벽의 중턱에 불과한 곳이며 이렇게 엄청난 절벽을 오르고 또 올라야 오늘의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데...






사방의 절벽은 언제라도 무너질 기세로 갈라져 있어서 심장이 덜렁거리는 곳을 꾸준히 올랐다. 






까마득한 절벽 끝에 서보라며 시범을 보여주어도 결국은 엉금엉금 이정도로 최선을 다한 소피아 홍...






롱다리 이사벨은 현기증이 나고 다리가 후들거려서 아예 난간에 접근하지 못하였으나 중장거리 선수처럼 지구력이 좋고 속도가 엄청 빠른 여인이다. 






1단계 험난한 절벽은 올랐으므로 잠시 한숨을 돌리는 시간...






비를 피할 수 있는 동굴도 있고...






한참을 걸어서 다시 2차 절벽길을 오르는 구간에 도착했다. 






오른발 아킬레스건이 너무 아파서 소피아와 이사벨에게 다녀오라 하고 바위에서 쉬기로 했다. 






꽤 큰 바위였는데 흰 얼굴의 여자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일행이 천사가 내로온 곳까지 갔으며 곧 내려올 시간이 되었다고 했다. 이들은 폴란드에서 여행을 온 두 커플이라서 뉴욕시 폴란드 이민자 타운 "그린 포인트" 이야기를 해주니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한인이 지금의 훌러싱에 모여 살듯이 각 인종별로 모여서 사는 곳이 있으며 내가 처음 미국에 온 때에 그린 포인트 맥귀니스 블러바드에 새로 지은 아파트에 살았어서 정이 깊은 타운이다. 


두달의 일정으로 미국에 왔으며 곳곳을 둘러보고 폴란드로 돌아간다는 여행자였다. 나의 미국생활 첫 친구가 폴란드 계 였으며 회사 동료들 상당수가 폴란드 이민자여서 특히 정이 많은 민족이다. 

그때의 회사 친구 "레스젝" 의 56세 장모님이 86년도 미국을 6개월간 방문했는데 장모님이 외로우시니 폴란드로 돌아갈 때까지 나와 연인으로 잘 지내라는 부탁에 황당했던 적이 있었고 부인도 엄마가 외로울테니 연인사이로 잘 지내달라는 말에 완전 기절한 때가 있었다.


폴란드에 아버지가 있지만 엄마가 없는 동안 혼자 지내지 않는게 뻔하므로 엄마가 수절하듯 지낼 필요가 없다던 친구 부부의 말은 지극히 개방적인 폴란드 사람의 보편적 사고방식이며 유럽인이 

가장 선호하는 여성이 폴란드 여성이다. 같은 유럽에서도 평균적 인물이 가장 잘생겼으며 남녀 모두 인물과 균형미가 뛰어난 민족이다. 언젠가 이런 특이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별도의 글을 쓸 생각이지만 그때가 언제일지 알 수 없다. 



그들의 여행에 행운이 있기를 기원하고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고 그들은 절벽 아래로 내려가고 나는 위로 올라갔다. 








2차 난코스를 만났으며 지그재그로 아찔한 절벽길을 올라야 한다. 






위에서 바라보면 이렇게 생긴 곳...






정상 가까운 곳에 모래밭이 있고 간이 화장실이 있다. 






이제 3단계로 접어들어 막판의 스퍼트를 하려는데 두 천사가 그새 내려오고 있어서 물었더니 쇠사슬을 잡고 올라야 하는 막판 루트에 너무 많은 여자들이 붙어서 진척이 없고 그들이 서로 뒤엉켜 있어 포기하고 내려오는 길이라 한다. 






눈앞에 있는 정상을 살피니 쇠사슬은 한줄로 이어져 있고 길도 하나인데 오르고 내리는 사람이 하나씩 피하고 오르는 일이 반복되어 이밤이 지새도록 오르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으므로 다음을 기약하였다. 별로 아쉬울 것도 없는 것이 어차피 대륙의 명승지를 돌고 돌아야 하는 팔자를 타고 났으므로 내년에 다시 오면 될 일이다. 


소피아와 이사벨과 더불어 이야기 나누기를 다음에 오면 남들이 오르기 전 아침 일찍 출발해서 고지를 점령하고 후퇴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했다. 


옛날 한국에서 암벽등반을 하던 시절에는 경력이 짧아서 공격조는 해보지 못하고 늘 가운데서 "사다바리" 위치에서 밧줄에 의지해 절벽을 올랐는데 저런 거친 바위는 이런 때에 루트가 아닌 곳으로 빠르게 오를 수 있지만 일행이 있으니 혼자서 오를 일이 아니었다.


"서양의 천사와 한국의 천사가 크게 다른점이 있는데 한국의 천사는 주로 계곡의 맑은 물가로 내려와 목욕을 하여 숲속에서 옅보는 나뭇꾼의 눈을 즐겁게 하는데 비하여, 서양의 천사는 물이 없는 산 정상에 내려 앉아 몸을 씻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앞으로는 제발 계곡의 물가로 내려와 옷을 벗고 부위별로 깨끗이 씻는 천사가 되길 바라고 "천사가 내려 앉은 곳"을 방문객들이 힘들이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오르기 힘든 절벽이 아닌 "천사가 목욕한 계곡" 으로 불릴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이다.  






내려가는 일은 오르는 것의 십분의 일 정도 뿐이고...






아쉬움을 뒤로한고 이제는 놀면서 원점으로 돌아가며 기념사진을 만들던 시간들...






그새 익숙해져 간뎅이가 부어 오르고 절벽에 점차 가까이 가는 여인들...






기럭지 짧다고 불평말고 사진을 찍을 때눈 잽싸게 앞에 서야 하는데 왜 자꾸 뒤에 서는지...






바위가 맞닿아 터널처럼 보이는 바위...






시멘트로 포장한 길이 망가져 이곳 높은 곳까지 밥캣과 시멘트 믹서를 옮겨왔으며 살펴보니 플라스틱 바켓에 담아 손으로 들고 운반하는 작업방식이었다. 오늘은 작업자가 없는 날이지만 그들은 수일내로 이곳까지 올라와 힘겨운 작업을 오래도록 해야 한다. 







숨이 차오르던 시간은 지났고 이제는 여유롭게 떠들면서 절벽을 내려가는 시간...






야호 ~!!!






먼저 내려가서 모퉁이에 서면 셔터를 누른다고...






대륙 여행에서...






여행에서는 말이지 남는 것은 증명사진의 추억 뿐이라...






먼 곳에 셔틀버스가 천천히 가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계곡에 도착하여 아쉬움을 달래던 시간이며 지금은 물의 온도가 낮아서 내년에 다시 와야 한다. 소피아에게 궁금한 것은 사진을 찍을 때는 언니가 앞에 서야하는데 늘 뒤에 서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들도 맛보기로 계곡 입구에서 멀리 떨어진 물가에서 머물뿐...






오늘은 갈 수 없는 곳을 뒤로하고 차를 세워둔 곳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오늘의 일정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며 갈곳이 더 있다.






할머니 운전자 버스를 타고... (자이언 캐년 셔틀버스 운전자는 거의 할머니 운전자다.)






자이언 캐년의 서쪽문으로 나가는데 차량이 정체되어 한적한 동쪽문으로 밤길을 달렸으며 Kanab 에 도착해서 작년 6월에 갔던 웨스턴 스타일 식당에 들어갔다. 명배우 존웨인 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64 온스 스테이크를 주문하였는데 이곳은 존웨인 스테이크가 가장 비싸고 영화 "세인" 의 주인공 아란 나드 아저씨가 두번째 비싼 가격의 스테이크에 이름을 올렸다.


벽에는 식당서 증명사진을 찍어 보관하는 벽판이 있는데 그곳에 우리는 (존웨인 클럽 멤버)로 사진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상한 것은 배가 고플텐데도 음식은 조금만 먹는 습관이 거의 모든 여성에게 있다. 몇년 전 이들 자매와 성씨가 같은 걸후랜 준혜는 날씬하고 늘씬하게 잘빠진 몸매지만 살이 찔까 염려하여 며칠동안 아이다호주 감자를 쪄서 먹다가 내게 핀잔을 들은 적이 있었다. 






식당 입구에는 새끼 너구리가 포커하는 테이블이 변함없이 놓여 있었다. 






이렇게 오늘의 임무는 끝이 났으며 내일은 먼길을 떠나야 하므로 숙소에 가기로 했으며 홍씨 자매의 숙소는 호텔이고 나의 숙소는 편안하고 호젓한 나의 여행밴이다. 브라이스 캐년에서는 섭씨 영하 23도에서 추위에 떨었으나 자이언 캐년에 도착하여 영상의 날씨로 변해서 다행이었다. 


보기에는 귀여운 네마리 너구리지만 이 아이들은 사냥꾼에게 체포되어 산중에서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자라지도 못하고 더우기 자손의 번식은 꿈도 꾸지 못한 상태로 이곳에 박제로 남아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 


자주 하는 나의 혼자 생각에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한주소금처럼 살지만 말고 숨이 붙어 있을 때 오만 곳으로 여행을 다녔으면 한다. 이유는 쩐이 제아무리 많아도 저승으로 갈 때 갖고 갈 수 없는 것이므로 아끼지 말고 숨이 붙어 있을 때 자신을 위해 쓰라는 것이 나의 권고다. 자녀에게 물려주고 사후에 홀로 남을 남을 부인을 위해서 더 벌어야 한다는 것은 강아지 부모님이 짖어대는 소리일 뿐이다. 


쓰지 않을 재산이면 남들이 잘 쓰도록 벌지나 말것이지 천하에 불상놈이네 죽일놈이네 소리를 들으며 힘들여 벌어서 싸짊어지고 가지 못하면서 왜 생고생을 그렇게 하시는지...


더 웃기는 것은, 남아있는 마누라가 땅속에 묻힌 그대를 생각하며 수절하며 산다는 공상은 일찌감치 벗어나야 한다. 아껴봐야 결국 훗날에 마누라 샛서방만 좋은 일 시킬 것인데 미리 미리 열심히 쓰고 살다가 죽어야 하고 체온이 따듯할 때 주머니를 열어서 남들에게 베푸는 삶이 마땅하다고 보여진다. 


내 주변에 오래전부터 이런 남정네가 수없이 널부러져 떠났으며 그들 부인은 거짓으로 잠시 슬피울며 숨결을 고른 후 남편이 묻힌 산소에 잔디가 자라기도 전에 샛서방을 만나서 그대가 벌어놓은 재물로 알콩달콩 사는 일들이 많아서다.


오늘이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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